논란의 소지가 있는 집값 이야기

홈 > 커뮤니티 > 그냥암꺼나
그냥암꺼나
- 예의를 지켜주세요 / 여행관련 질문은 묻고답하기에 / 연애·태국인출입국관련 글 금지

- 국내외 정치사회(이슈,문제)등과 관련된 글은 정치/사회 게시판에 

그냥암꺼나2

논란의 소지가 있는 집값 이야기

sarnia 7 831

=================================================

 

99118D3359F644AD0718CF

 

 

서울 집값은 비싼 편일까?

홍콩, 뉴욕, 런던은 물론이고, 인구가 서울의 4 분의 1 정도인 밴쿠버와 비교해도 비싸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소득대비 주택가격(PIR)을 기준으로 하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지만, 절대가격 기준으로는 그저 그런 가격일 뿐이다.

맨해튼이나 런던의 나이츠브릿지, 홍콩에는 1 백 억 원 단위로 거래되는 공공주택들이 널려있다.  
럭셔리한 맨션이 그런게 아니라 침실 서너 개에 거실과 주방이 한 개 씩 있는 평범한 아파트 가격이 그렇다. 
도시 전체가 그런 건 아니다. 특화된 지역이 그렇다.
예를들어 뉴욕에서 특화된 지역이란 맨해튼 전체를 의미하는데, 이 지역 '아파트먼트타입-콘도(한국에서 말하는 아파트) 중간값은 약 40 억 원 이다.   
홍콩과 런던의 집값은 뉴욕보다 더 비싸기로 일찌감치 정평이 나있다. 
이처럼 특화된 지역이란 여행자들이 매력을 느끼는 올드타운과 대체로 일치한다. 
이 도시들은 중장기 체류자를 포함한 외부 여행자가 각각 일년에 3 천 만 명에서 6 천 만 명 씩 몰려드는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들이다.

서울이 앞으로 뉴욕이나 런던, 또는 홍콩에 버금갈 정도로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인 국제도시로 접근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또 여행자들이 현지 부동산의 특화된 가격상승 현상을 이끌어내는 직접 요인은 아니겠지만,
만일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서울의 어느 지역이 부상하는 핫타운 신데렐라가 될까 하는 궁금함이 일어났다.  

모르긴 몰라도 강남은 아닐 것이다. 
강남은 홍콩의 신계나 뉴욕 허드슨 강 건너 뉴저시 처럼 현지인들이 쾌적하고 안전하게 거주하기 좋은 곳이지, 외국인들이 매력을 느끼는 지역은 전혀 아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짝퉁타운에 불과하다.  
지금까지의 강남불패기록은 한국 국내 상류층의 거주기호에 따라 이불 속에서 이루어진 부동산 신화였을 뿐, 국제도시화된 서울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동네가 신데렐라처럼 등장할 공산이 크다. 잭팟을 터뜨릴 신데렐라의 두 가지 필수조건은 유동인구와 역사의 잔재다. 

9973743359F91B1D2C462D

서초중앙로-이런 무미건조한 길에서 무슨 '스타일'을 찾을 수 있을까? 

 

9948C93359F91BAF342749

가끔 구경거리가 가까이에 있기는 하다 



현재도 서울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곳은 강남의 비즈니스 타운이 아니라 중구 명동이다.
차들이 쌩쌩 달리는 대로변이 아니라 보행자들이 몰리고 작은 상점들이 밀집한 골목 비슷한 지역이 땅값이 비싸다.
명동과 충무로가 교차하는 코너들이 바로 그 금싸라기 땅들일 것이다.  

해질무렵이 되면 강남역 주변이나 신논현역 네거리 교보타워 부근에도 명동 충무로와 다름없이 사람들이 몰려들긴 한다.
그런데 강남대로나 테헤란로를 걷는 인파는 명동이나 충무로, 인사동, 홍대부근 거리를 걷는 인파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한 가지 있다. 
강남 번화가를 '걷는' 보행자들이 명동, 충무로, 인사동, 홍대부근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보다 대체로 보행속도가 빠르다는 점이다. 

강남번화가를 걷는 사람들이 약속이든 showup 이든  각자의 비교적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거리에 출몰했다면,
명동, 충무로, 인사동, 홍대부근 거리를 걷는 사람들 중에는 무엇인가를 구경하러 나왔거나 그저 그 거리를 걷고 싶어 배회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외국인이건 내국인이건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 몰려든 방문자 비율도 명동이 강남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무엇을 구경하러 나왔거나 그저 그 거리를 걷고 싶어 배회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지역의 땅값이 오른다는 사실은 앞에 열거한 국제도시들이 증명해 주었고, 서울의 일부 지역 스스로가 일부 증명해 보이고 있는 중이다. 

지엽적으로 드러나는 현상도 비슷하다. 
맨해튼 소호 지역의 가난한 예술가들이 사람들을 몰려들게 하는 바람잡이 역할을 해 놓고 자기들 스스로는 치솟은 월세를 못내는 바람에 주변 공장지역으로 쫓겨났듯이, 홍대부근의 예술가들도 그 지역의 비싼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1984 년에 수재가 난 적이 있는 망원동 어딘가로 자리를 옮겨가고 있는 현상이 그것이다. 

지금까지 땅값 집값 이야기를 단 한 마디로 한 적이 없는 내가 뜬금없이 잡설 비슷한 소리를 늘어놓게 된 경위는 다음과 같다.      
 

 

99FCFD3359F64B340BEFF7

 

 

홍콩섬 동쪽 변두리에 가면 1960 년대에 지은 오래된 아파트단지가 있다.

마치 1970 년대 서대문 어디 산동네에 있었던 금화아파트를 백 채 쯤 위로 올리고 옆으로 이어놓은 듯한 이 흉흉한 몰골의 아파트는 영화 트랜스포머의 촬영지로 선정되어 영화에 등장하면서부터 일약 유명해 졌다. 

 

이 아파트 단지 한복판에서 대학생인듯한 웬 한국 청년 하나를 만났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만난 게 아니라, 갑자기 내게 다가오더니 "저, 한국분 이시죠?" 하면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길래 찍어 줬다.

 

근데 이 사람이 자기도 나를 찍어주겠다면서 한사코 나를 창고지붕 같은 구조물 위로 밀어 올렸다.

그 창고지붕은 여행자들이 이 아파트를 배경으로 통과의례처럼 기념사진을 찍고 가는 장소 같았다.   

 

온 세상이 다 알다시피 나는 사진빨이 잘 안 받는 편이어서 내 모습이 담긴 사진 찍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고,

더구나 이런데 올리는 거 질색팔색하는 성격이지만 (seriously??),

사진 찍어준 사람 성의도 있고 하니 우선 금화아파트 방문 기념사진 부터 올려보겠다.    

 

 

9902943359F64AFB093FB8

9945303359F644E506246C 

9974463359F645100468EE

 

99E3293359F671BB1658CE

 

 

돌아오는 길에 이 아파트 값이 얼마일까 하는 뚱딴지 같은 궁금함이 생겼다.

부동산 사무실에 들러보았다. 홍콩도 한국처럼 동네에 부동산 사무실이 많았다.

옛날 한국 길거리에는 교회가 제일 많았고 그 다음으로 많은 것이 약국이었는데, 요즘은 교회들이 망했는지 별로 보이지 않는 대신 부동산 사무실들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한 것 같다. 부동산 사무실을 옛날에는 복덕방이라고 불렀다. 

 

어쨌든 이 아파트 근처에 있는 복덕방에서 알아보니, 열 평이 조금 넘는 아파트가 홍콩달러로 4 ~ 500 만 달러 쯤 하는 것 같았다.

한국식으로 환산하면 평당 5 천 만 원이 훨씬 넘는다는 계산이 나왔다. 

혹시 저 금화아파트가 아니고 옆에 있는 신축 아파트 가격인가 싶어 재차 확인했지만, 부동산업자는 '올드 아파트먼트'라는 말을 강조했다. 

거짓말을 하나 의심해서 Yick Cheong Building Information and Deal Data 라는 사이트에 들어가서 직접 매물 가격을 확인해 보았다. 

층과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부동산 업자의 말과 별 차이가 없었다. 

안에는 안 들어가봐서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겠다. 

1960 년대에 지은 열 평 짜리 아파트라면 아무리 리노베이션을 광나게 했다한들 보나마나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분야에는 생래적으로 무관심한 나는 저 50 년된 금화아파트가 왜 그렇게 비싼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사실 저 아파트는 홍콩의 다른 아파트들에 비해서는 저렴한 편인데도 몇 년 전에 누군가를 방문했을 때 그 가격을 듣고 깜짝 놀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라는 곳보다 더 낡고 더 비쌌다.   

 

광화문에 가면 내가 자주 가는 큰 서점이 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는 문구가 같은 장소에 10 년 째 걸려있는 그 서점 안 책매장을 둘러보다가 우연히 어느 건축가가 쓴 책을 발견했다.

건축에 관한 책은 커녕 글 한 줄 조차 읽은 기억이 없는 내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불쑥 그 책을 샀다.

책도 모르고 작가도 모르지만 출판사(을유문화사)가 마음에 들어 샀는지도 모르겠다. 

 

건축을 공부한 사람이 아니면 그다지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 아니었는데,

그 책을 다 읽고나서 며칠이 지난 후, 어느 거리의 은행나무 밑을 걸어가다가 갑자기 진동하는 똥냄새에 정신이 혼미해졌는데, 갑자기 팍 하고 떠오르는 영감이 있었다.

내가 홍콩에 다녀오지 않았더라면, 설령 은행나무 가로수 아래 진동하는 그 이상한 냄새에 정신이 혼미해졌다라도 그런 영감이 떠 오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도시의 건축물과 그 집합이 어떤 특정한 동네의 역사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부가가치를 경제논리로만 측정하거나 예측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고,

그런 동네의 부동산 가격의 터무니없음을 평준화된 공익적 사고로만 재단하기도 쉽지 않은 문제라는 느낌이 들었다.

 

어쨌든 그런 깨달음을 바탕으로 한 잡설 비숫한 이야기니까 그저 진3 분의2  농3 분의1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겠다.

 

그렇다고 은행나무 밑에서의 나의 깨달음이 '앞으로 서울 어디 어디 일부 지역의 땅값은 한국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파상공세에도 아랑곳없이 줄기차게 더 오를 것같다' 는 예감 같은 것은 결코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시기 바란다.     

 

 

 

99FC693359F6451307AE61

 

99A55B3359F6451709E364

 

9914C03359F6451B3D2B8A

 

99E6D63359F64B7713344E 

99BE493359F64B7B14266E 

990D473359F64BA711C5DB

 

99FC683359F64BF10BCAF8

 

9955EA3359F64C0D161892

 

 

7 Comments
참새하루 2017.11.01 15:32  
서울찍고 홍콩을 다녀오셨군요
제가 아는 sarnia님의 나이와 
가끔씩 슬쩍 던지는 사진에 등장하는 훈남 청년 이미지는 당체
매치가 안돼서 ...늘 몇번이고 확대해서 다시 보게 됩니다 ^^

홍콩과 서울의 집값 비교가 재미있네요
특히 똥냄새 나는 은행나무 밑에서의 깨달음

어딜 콕 찍어 줄테니 무조건 사라
쪽집게 도사의 부동산 투자자문 빠빵
할줄 알았는데 실망이 ㅎㅎㅎ

홍콩 날씨는 더웠나 봅니다
반팔티셔츠 하나 입으셨네요
지금쯤 에드먼튼은 겨울이 시작 되었을것 같습니다

할로윈 특집으로
귀신 사진 하나 올려주실것 같아서 기다렸는데요 ^^
곰돌이 2017.11.01 15:55  
아...  sarnia 님...

님의 그 예지력으로 

값이 올라갈 서울지역을 찍어 주실지 알고...  열심히 읽었는데...^^;;
sarnia 2017.11.01 21:31  
^^ ~~ 제가 부동산 전문가도 아닌데 그런 걸 알 수가 있나요..
하긴 부동산 전망에 관해 올바른 예측을 하는 전문가란 있을 수 없다는 게 전후 70 년에 걸쳐 역증명된 사실이기도 하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대정부는 공익적 사고를 바탕으로 교과서적인 정책을 수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임기 동안 한 두 번 씩은 규제 시도를 하곤 합니다.
단기적인 효과가 나타나기는 하므로 가끔은 규제가 성공했다는 착시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니까요. (그 시도를 가장 이념적으로 시작한 정부는 놀랍게도 노태우 정부였습니다. 그때 토지공개념이란 말이 나왔을 겁니다)
부동산이란 풍차와 같아서 규제를 하겠다며 덤벼드는 정부 자체가 돈키호테처럼 보이기 십상인데, 이번에는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한 번 볼까요 ^^

전 진짜 잘 모르겠는데,,
가끔 꿈에 강북 사대문 안 어디 어디와 서쪽 기찻길이 많이 교차하는 언저리에 화려한 거리들이 어럼풋이 보이기도 하는군요.
더 이상은 말 안하렵니다. 천기누설로 화를 당할 수도 있으니~~
Pole™ 2017.11.01 23:13  
북촌,서촌과 연남동요?
우리나라도 잠실 시그니엘에 100억 짜리 레지던스가 나왔고 청담동 엘루이호텔 자리에 200억짜리 빌라가 분양되었다고 하는군요
sarnia 2017.11.02 00:20  
ㅎ 놀랍네요.
그 중 한 동네는 통일이 되거나 남북관계가 개선된 후 대륙으로 진출하는 육로의 출발기지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
kairtech 2017.11.02 10:02  
유튜브영상의 여성은 물론 프랑스여자겠죠
개인적으로 프랑스여성은 다분히 동양적인것같은 느낌을 받곤합니다
체구나  검은머리
반면에 프랑스남성은  개인적으론 가장 어글리한듯 느껴지는건
저 하나만의 문제겠죠 ㅎ ㅎ
옛날 카이탁 공항에 어프로치할때 보이던 아파트 옥상의 널린빨래들이 날개에 걸릴거같은
아찔함에 창가에서 열심히보던 기억이....
홍콩 !!
어릴때  좋은일있으면  친구들이  홍콩갔다왔냐고 묻던때가 있었죠
마카오는 신사의 대명사 이였고
즐거운 여행 하시고  예쁜사진 많이 올려주세요
태국화장품판매 2017.11.04 19:09  
방콕외곽지역 넓은 이층주택 가격이 이억 미만인 사실도 꽤나 놀랍지요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