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인 - 순진하고 미소가득 또는 돈만 밝히는 사기꾼들?
태국인,
순진하고 미소가득 또는 돈만 밝히는 사기꾼들?
태사랑이니 태국을 좋아하고 태국여행에 관심이 많은 분들임에도 불구하고,
태국인을 바라보는 각도도 적지 아니 차이가 있는 거 같네요.
다른 게시판에서도 지금 태국인이 이렇다, 저렇다는 말도 있을 뿐더러,
이 번 태국여행중에 만난 분들마져도 태국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천양지차임을 알 수 있더군요.
과연
태국인은 순진하고 잘 웃는 게 진짜 모습일까,
아니면 속으로 돈만 밝히면서 관광객 속여먹기를 밥 먹듯이 하는 사기꾼들에 볼과한 것일까?
어떤 이는
여행 첫발자국부터 택시부터 정상가격의 몇 배씩 담뿍 뒤집어 쓰기 시작해서 줄줄이 끝까정 당하기만 하고 나서는 - 무조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게 되고 말고는, 태국인 하면 거의 광분분터 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다른 이는
정말로 태국사람들은 처음 보는 이방인에게조차 친절로 일관한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해 환경이 그래서인지 몰라도 진짜로 맑고 맑은 사람들이라는 등.
그렇다면,
똑같이 태국이란 나라를 여행하고 나서는
그렇게 극단적으로 시이소의 양 끝에 앉아 있는 겉만큼이나
천양지차가 생기는 건 무엇때문일까요?
태국사람들은
그럼 순진 그 자체, 아니면 사기꾼들? 둘 다?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은 태국이란 나라를 짧게는 며칠부터 좀 길게는 몇 달 정도 여행하는 게 보통이겠지요. 몇 해 또는 수 십 년 동안 살면서 생활해서 뼈저리게 느낀 것도 아니요, 그냥 스쳐지나가는 여행끝에 얻은 잠정적인 결론이 아닐까요?
태국을 여행한다 해도
정말로 보통 학교를 나와 (꼭 일류 대학교를 삼류나 지방 구석의 대학이나 고등학교를 나왔더라도) 일반적인 일거리를 하면서 표 안 나게 살아가는 태국사람들을 마음 열고 만날 기회가 얼마나 될까요?
기껏 만난다는 사람들이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 종업원, 식당주인이나 그 관계자들, 여행사를 비롯해 버스나 택시 운전수들을 제외하고 나면 다른 가능성은 얼마나 열려 있나요? 아, 그러고 보니, 밤문화나 음주가무를 통한 아주 특별한 섹스서비스를 통한 매개의 채널도 없는 건 아니군요.
말할 것도 없이
현지 친구들도 있을 것이며, 다른 좋은 기회로 마음까지 여는 멋진 친구들도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각자 태국사람들이 순진하고 착하다거나 사기꾼들일뿐이라고 말할 때 - 과연 전체 태국인들가운데 자기가 경험한 부류가 어떤 사람들이었고, 그들이 정말로 태국인들을 대변하는 개성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절대로
순진하고 착하다거나 사기꾼들이라고 소리 높여 외치는 것이 잘못이라고 말하려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두 가지는 모두 맞는 말이 틀림 없지만 - 그냥 전체 태국인들 가운데 아주 극소수 또는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죠. 속된 말로 - 코끼리 코만 만져 보고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다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저는 다행스럽게도
커다란 사기꾼 만나 휘청할 정도로 여행에 지장을 주게 되는 악연이 없었던 반면에, 그 때 그 때마다 어리둥절하고 어떻게 해야 하나 마음 졸이는 순간마다 참 멋진 현지인들을 만나 나들이에 커다란 도움을 받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랍니다. 그렇다고, 태국인들이 순진하고 착하더고 말하진 않는답니다.
다만
어쩌면 제가 운이 좋아 대목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행운을 누린 게 아닐까, 태국이라고 작게는 삼러나 툭툭의 값을 매 배씩 뻥튀기 해서 속여 먹으려들거나, 어디 유명 관광지가 닫혀 오늘 볼 수 없다는 고정 메뉴를 늘어 놓는 어줍잖은 사기꾼들을 한 두 번 경험한 것도 아니니까요. 물론 그럴 듯한 말에 넘어가 주는 길동무덕에 어떤 보석가계에도 들려보지 않은 건 아니랍니다.
태국사람들,
순진하고 착하기만한 것도 아니고, 사기꾼들만 가득한 건 절대 아니라는. 저같이 어쩌다 좋은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났거나, 반대로 아주 나쁜 사람들을 만나 나쁜 기억만 채우게 되는 재수 없는 경우가 아닐까 하는.
이런 저런 이유로
움직일 때마다 택시나 툭툭 대신에 시내버스만 타도 - 표 사서 버스 타고, 내릴 곳 알아내는 데서만도 정말로 응큼한, 아니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는 자그마한 친절이 오가는 기회는 엄청 많아지더군요.
일일투어 대신에 일반버스로 움직이 보고, 택시 타는 대신에 시내버스를 타 보고, 외국인 관광객이 북적이는 식당이나 선물가게 대신에 현지인들이 많지 외국인은 별로 없는 현지업소를 찾아 다니다 보면 - 편한 여행에서는 맛 보기 힘든 현지인 속으로 숨겨진 1 인치 다가간 맛을 느끼는 기회가 찾아 온다는.
태국여행과 태국사람들,
왕궁과 셀 수도 없는 '왓'들이 아니라 역사와 풍속, 그리고 태국사람들을 태하면 - 한국에도 착한 사람과 사기꾼이 모두 있듯이, 사람 사는 거 비슷한 게 이치가 아닐까 하는 느낌이랍니다.
태국사람들,
착하고 순진하기만 한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사기꾼들만 가득찬 나라도 절대 아니겠지요. 여행중에 어떤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될 지는 알 수 없는 확률의 문제로 그치고 말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관광이란 분야에 종사하는 '돈'을 매개로하지 않는다면 볼 일 없는 경우가 대부분임을 전제로 하고 나면 - 그렇게 칭찬일색이거나 광분할 일들은 별로 없을 거 같아요.
사람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요?
2006 년 가을에 걸싼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