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타야에서(2)....
대부분 과음으로 인해 맛들이 간 허연뇬, 넘들로 인해 어수선하고 정신 사나운 분위기를 물씬 풍겨대는 문 까페를 탈출해서 문 까페 바로 앞에 있는 야외 테이블에 앉아 차분하게 맥주를 마시고 있던 중, 마침 자신들의 하루 일과를 끝낸 밴드멤버들이 야외에 홀로 앉아 있는 나를 목격하고는 무척이나 반갑다는 표정을 보여주어서 자동으로 합석을 하게 됐다.
그랬는데 문 까페를 향해 걸어오는 두 명의 외국인을(백녀 한 명, 까무잡잡한 인도풍의 여자 한 명)발견한 밴드멤버들이 아는 척을 하는가 싶더니 생판 처음 보는 외국인 여성마저 자연스레 테이블에 합석을 하게 되었고 결국 마지막으로 조금 전 문 까페에서 낮이 익은 쬐그마한 프랑스 띠바넘 까지 자리를 함께 하기에 이른다....????
잠시 전만 해도 나 홀로 달랑 앉아 있던 조촐한 야외 테이블이 순식간에 모여든 다국적 인종들로 인해 다시금 북적거리기 시작한다.
하여간에 이놈의 인기는~~^^**
어차피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이렇듯 돌발적이면서 우발적인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이 발생되는 것이겠기에 이왕 함께 자리한 것, 기본적인 수인사는 해야 할 것 같은 동방예의지국에서 출정 온 가상한 낙화유수, 국제관행으로 굳어진 레이디 퍼스트의 매너를 십 분 발휘해 두 명의 외국여성을 상대로 1차적인 신원조회를 시작했는데.......
제법 매력적인 금발녀는 미국에서 여행을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음.....어쩐지 첫 인상이 제법 도도하면서 쌀쌀맞게 생겼다 했더니 전쟁을 무지무지 좋아하는 관계로 툭하면 쌩트집을 잡아서 멀쩡한 남의 나라를 밥 먹듯이 쳐들어가는 부시란 넘팽이가 대통령으로 있다는 오리지널 잡종국가의 에미나이로구만........
미국에서 왔다는 한마디에 정내미가 떨어져서 같은 동양계로 보이는 인도풍의 여자에게로 신원조회가 재차 시작된다.
겉모습만 봐서는 순도 100% 파키스탄 아니면 인도쪽이 분명해보여 기대감에 의한 지레짐작으로 인도사람이냐고 물어보게 되었는데.......
내가 인도사람이냐고 물어보는 순간 갑자기 정색을 하더니 무척이나 기분 나쁘다는 표정을 보이면서 느닷없이 여권까지 턱! 하고 꺼내 보이고는 나를 똑 바로 주시한 채 캐나다라고 말을 하네.....그러더니 한 술 더 떠서 한국에서 영어강사를 했었다나 뭐래나하면서 물어보지도 않은 신상명세까지 까발리고 있다......????
이거야 원.......까무잡잡녀의 조국이 인도나 파키스탄이지 캐나다냐.....품새를 보아하니 아버지, 어머니가 캐나다에 이민 가서 허연넘들에게 눈칫밥을 얻어먹는 와중에 출생했거나 아니면 어릴 적 부모와 함께 이민 가서 얼떨결에 캐나다 국적을 취득한 것 같은데 좌우지간 한국이나 어디나 아시안 들의 허연넘들 국가에 대한 맹목적이면서 대책 없는 환상은 못 말린다.....
그래.....너 잘났다.....캐나다 여권 가진 덕분에 한국에서 무자격 영어강사노릇도 해 보고......
미국인입네 하면서 다소 시건방을 떠는 금발의 허연뇬도 재수가 없었지만 부모덕에 얼떨결에 캐나다국적 취득한 게 뭐 그리 자랑이라고 주제파악 못하고 목에 힘을 주고 있는 순도 100% 파키스탄 아니면 인도계열이 분명해 보이는 까무잡잡한 뇬 까지 주접을 떨고 있는 상황을 맞게 되자 왕짜증이 자동으로 몰려온다.......띠 바........
한마디로 재수 없는 뇬들이다 !
역시 동양인은 동양인 끼리~~
나에게 우호적인 태국인 밴드멤버들과 짧은 태국어로 푸잉 앙끄릿은 왕재수라고 귓속말로 쑥덕거려주니 녀석들도 동의하는 듯, 순간적으로 함께 낄낄거리게 되었는데 영문도 모르는 백녀와 까무잡잡 순도 100% 인도녀는 그저 눈만 멀뚱거리고 있다~~
자고로 대화를 진행함에 있어 무언가 정서적으로 동질감을 느껴야 피곤하지 않은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 !
왕재수녀들을 개무시 하고 밴드멤버들이 한국노래를 듣게 되면 과연 반응이 어떠할 것인 가가 못내 궁금해서 나는 아유타야 호숫가에 이어 두 번째로 mp3를 휴대용 스피커에 연결, 태국인 밴드들에게 들려주게 되었는데 즉각적으로 녀석들의 반응이 신기, 호기심 모드로 상태변환 되면서 제법 눈까지 진지하게 감고는 흘러나오는 한국노래를 차분하게 경청하고 있다.
녀석들의 진지한 경청자세에 힘입어 나 역시나, 음......역시 뮤지션이라서 그런지 뭐가 틀려도 틀리군......하며 제법 흐뭇해하고 있었는데, 미국뇬은 이건 도대체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하는 표정이 역력하다~~우라질 뇬 같으니~~
그랬는데.....어라...???? 순도 100% 까무잡잡 인도녀가 박상민의 무기여 잘 있거라 가 나오는 순간, 느닷없이 반색을 하더니 아는 체를 하네.....????
한국에서 한 동안 영어강사를 했다고 하더니 제법 한국정서에 익숙해 있는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
예상 밖으로 흘러나오는 한국노래에 반색을 하고 특히 서투르긴 했지만 한국어 까지 제법 어눌하게 구사하는 가상하기만 한 순도 100% 인도계 까무잡잡녀는 이로 인해 잠시전의 왕재수 선입견에서 단번에 기특, 대견녀로 순식간에 그 이미지가 뒤바뀌어 버린다~~^^**
결국 뒤 늦게 나의 호감을 산 까무잡잡 인도녀와(자기는 죽어도 캐나다라지~~) 애초부터 우호적이었던 밴드멤버들 그리고 얼떨결에 합류한 난쟁이 똥자루 만 한 프랑스 띠바넘까지 함께 어우러져서 흘러나오는 한국노래를 경청하며 까무잡잡 인도녀와는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가며 그리고 밴드멤버들과는 토막 태국어를 구사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지속되게 되었는데 졸지에 나에게 환대를 받게 된 까무잡잡 순도 100% 인도녀와는 반대로 뻘쭘해 질 수 밖에 없었던 왕재수 미국녀는 이로서 자동으로 왕따가 되고 만다~~^^**
그런데......맥주를 제법 마신 덕분에 영역표시장소로 급히 이동을 해서 볼 일을 보고는 다시금 테이블로 돌아 온 순간........??????
엥...???
프랑스 띠바넘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인데 프랑스 띠바넘이야 있던, 없던, 내 알바 아니지만 문제는 내가 조금 전 주문해서 일행들과 맛있게 먹고 있던 프렌치프라이 까지 함께 자취를 감추어 버린 전혀 의외의 상황이 발생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상황이냐.....프렌치프라이가 그 짧은 시간에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의외의 상황이 발생됨에 따라 나는 밴드멤버에게 프렌치프라이가 어디로 도망갔냐고 탐문수사를 하기에 이르렀는데 밴드멤버 왈 !
난쟁이 똥자루 프랑스 띠바넘이 먹다 남은 프렌치프라이를 모조리 나포해서 숙소로 튀었다네...????
그러더니 부연해서 하는 말이 프랑스 띠바넘은 현재 아유타야에서 몇 달씩이나 죽치면서 죽돌이 노릇을 하고 있는 녀석인데 돈이 없는 불쌍한 넘이래나 뭐래나...?????
그 말이 내 귀에 들려오는 순간, 입에 거품 물고 졸도할 뻔 했다 !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은 당시의 이 상황에 대해 과연 이해를 할 수 있겠는가 !
내가 의도적으로 허연넘을 비하하기 위해 소설을 쓰고 있다는 의심병이 도지는 분은 나중 아유타야를 여행하게 되면 필히 문 까페를 방문해서 밴드멤버에게 태국노래를 멋들어지게 불러재낀 한국인 이야기를 전하고 프렌치프라이 사건에 대한 전말을 꼭 확인하기 바라며 사실로 판명됐을 시에는(당연히 사실이지만) 지금도 난쟁이 똥자루 만 한 150센티미터의 프랑스 띠바넘이 문 까페를 주 활동무대로 죽돌이 노릇을 하고 있을지 모르니만치 혹시라도 그 넘을 목격하게 되면 그날 녀석의 엽기적인 작태가 한국의 여행 사이트에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전해주기 바란다.......
아니 아무리 궁상을 떨어도 그렇지 어떻게 남이 주문한 안주거리를 화장실 간 사이에 나포해서 숙소로 튈수 있는 것인지.......프랑스 망신은 다 시킨 추접, 궁상 맨으로 확실하게 내 기억에 인식된 그야말로 전혀 예상치 못한 기막힌 프렌치프라이 행불사건이었다.......띠 바.......(당시 없어진 프렌치프라이의 가격은 단 돈 50밧!)
* 아유타야 역 앞에서 벌어진 한밤의 난투극.
한밤의 난투극....??? 이건 또 뭔 소리냐...??? 하고 의아해 할 분들이 분명 있겠지만 좌우지간 아유타야에 머물렀던 이틀의 짧은 체류기간에 뭔 사건을 이리도 많이 접하게 됐는지 하여간에 나는 지금껏 홀로 여행을 다니고 있는 입장이지만 워낙에 오만가지 사연과 사건을 많이 접한 관계로 심심할 틈이 별로 없는 특이한 경험의 소유자가 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
아유타야와 비교적 근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롭부리 여행을 마치고 숙박을 위해 다시금 아유타야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당시 시간은 저녁 8시 정도....??
롭부리에서 늦은 점심을 먹은 뒤라 아직 식전이어서 출출하던 참이었는데 역에서 걸어 나오는 나를 발견하고 누군가 반가이 아는 체를 한다.....????
나를 향해 반가이 아는 체를 하는 녀석을 보니 어제 저녁 짜오프롬의 현지인 식당에서 식사를 할 당시 무료함도 죽여줄 겸 옆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던 현지인 연인들과 잠시 대화를 하게 되었었는데 녀석이 그 녀석이네~~^^
그렇지 않아도 혼자 여행을 다니는 관계로 인해 틈만 나면 아무 건이라도 내가 발생을 시키던, 타에 의해 발생이 되던 좌우지간 시간을 죽여줄 수 있는 건을 만들어야만 하는 핸디캡을 안고 있는 나로서야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아유타야에서 나를 먼저 발견하고는 무척이나 반갑다는 표정을 얼굴가득 보여주고 있는 어제의 현지인 커플의 등장이 마치 저승길에 친구 만난 것 같은 상황을 조성해 주는 것이야 당연지사 ~~
어디를 다녀오는 길이냐는 등, 다시 만나 반갑다는 등, 주저리주저리 피차간 반가움으로 인한 이바구 풀기에 경황이 없었는데 이후, 녀석 커플이 앉아 있던 현지인 로컬식당의 테이블에 자동으로 합석을 하게 된다.
나는 합석을 하자마자 마침 갈증이 몰려와서 녀석에게 별 생각 없이 좌판영업을 하는 식당이니 맥주정도는 당연히 팔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맥주가 마시고 싶다고 의향을 전했는데 식당에서 맥주를 판매하지 않는 듯, 녀석은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더니 잠시 후 싱하 맥주 큰 병을 사가지고 내 앞에 등장을 한다.....????
이거야 원~~맥주 값 굳는 방법도 여러 가지네~~뭐 결국 결코 의도했던 상황은 아니었지만 맥주를 공짜로 얻어 마시게 생겼다~~
나는 그간 수많은 태국여행 중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지 않은 외 이렇듯, 생판 처음 보는 태국인에게 어제와 오늘 이틀에 걸쳐 연짱으로 맥주를 공짜로 얻어먹은 기억이 전혀 없었고 아예 기대 자체를 하지 않았었는데 좌우지간 어제, 오늘 순박한 태국 현지의 정서를 한껏 만끽하고 있다!
나에게 맥주를 대접한 녀석의 성의가 고맙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해서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을 환한 표정과 함께 진심에서 들려주니 녀석과 녀석의 여자 친구가 동시에 마이 뺀 라이~~를 외친다~~
언제 한국을 가냐는 등, 언제까지 여행을 하냐는 등, 여행은 어디어디를 다녔냐는 등, 간단한 일상사를 서로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시간이 잠시 흘러간다 싶었는데......
어라......갑자기 선착장 쪽이 소란스러워 진다 싶더니 웬 태국여자가 허겁지겁 뛰어오고 있었는데 잠시 후......화면에서만 보았던 정글도 비스무리한 무시무시한 칼을 휘두르면서 반바지만 입은 반라의 시커머수리한 넘팽이가 그 뒤를 쫒아가고 있다......????
그러더니.....정글도 비스무리한 무시무시한 칼을 휘두르면서 뛰어가던 반라의 태국남자 뒤를 이어 이번에는 대 여섯 명이 무리지어 뒤 따라오고 있네......????
그런데.......그 일당들이 멀리 가지도 않고 바로 우리가 음식을 먹고 있는 좌판식당에서 불과 5미터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멈추더니 죽이네 살리네 악을 쓰면서 서로 간에 주먹다짐과 함께 일명 개싸움이라고나 할까, 푸닥거리를 시작하고 있다.....???
우라질.....하고 많은 자리 놔두고 하필이면 바로 우리 코앞에서 푸닥거리를 하고 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의외의 상황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긴장 될 수 밖에 없었는데 방금 까지도 나와 함께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던 녀석 커플의 얼굴에도 긴장감이 조성되면서 나에게 가만히 있으라는 제스쳐를 보여주고 있으니 더더욱 긴장된 자세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게 된다......
같은 태국인인 녀석까지 긴장된 표정으로 잔뜩 숨죽인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형국이다 보니 이방인인 나로서야 더더욱 긴장될 밖에......이러다 이거 괜히 도매금으로 넘어가서 졸지에 횡재수 당하는 거 아냐......내가 미쳐.....!!!!
하지만 한 편으로는 태국인들이 10여 명 이상이나 모여서 죽이네 살리네 악을 써가며 푸닥거리를 하는 장면이 재미있게도 느껴져서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궁금증과 호기심이 강하게 몰려오고 있다~~^^
과연 무슨 사건이냐.....????
치정 싸움이냐, 감정싸움이냐, 아니면 자존심 싸움..?? 이도저도 아니면 이권 싸움.....????
말할 수 없는 궁금증이 몰려왔지만 녀석은 조바심과 궁금증으로 인해 안달증상이 고조되고 있는 나를 완전 개무시 하며 무조건 입 다물고 가만히 있으라는 무언의 경고만 지속적으로 보내오고 있다......
C-파 ! 궁금해 죽겠네 !!!
태국인들의 집단패싸움을 경험해 보기는 난생 처음인데 한 남자는 벽돌을 들고 있고, 한 남자는 반라의 시커먼 몸에 맨발을 한 상태에서 무시무시하게 보이는 정글도 까지 들고 설쳐대고 있으니 솔직히 말하자면 그 정글도를 들고 있는 무지막지하게 생긴 태국넘팽이와 눈이라도 마주칠까 싶어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는 상태다.
정글도를 들고 있는 반라의 시커먼 사내는 마치 금방이라도 누군가를 내려칠 것 같은 기세였는데 주변에 있는 남, 녀 태국인들이 결사적으로 그 남자를 붙잡고 있는 상태였고, 벽돌을 들고 있는 다소 왜소한 체형의 사내는 벽돌 하나만 달랑 들고 있는 관계로 절대적인 화력열세에 처한 입장에 있으면서도 설마 네놈이 그 칼로 나를 내려치기야 하겠냐....라고 확신한 듯, 가소롭다는 표정을 얼굴 가득 머금고는 약을 바싹 바싹 올리고 있는 형국이다.
한 편, 주변에 몰려 있는 수십 명의 남, 녀 태국인들은 서로 양편으로 나누어진 채, 니가 잘났네, 네가 잘났네 하며 서로 간에 삿대질을 해 대며 시끌시끌하면서도 정신 사나운 말싸움까지 곁들이고 있다.
처음에는 태국여자 하나가 후다닥 뛰어갔고, 그 뒤를 이어 정글도를 든 반라의 무지막지하게 생긴 시커먼 태국인이,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수명의 남, 녀 태국인들만이 뒤 쫒아 가던 상황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싸움에 가세하는 태국인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이제는 수십 명이 웅성거리는 집단 패싸움의 조짐으로 번져가고 있는 중이다.
그것도 하필이면 나와 어제의 젊은 태국인커플이 담소를 즐기던 좌판식당의 바로 코앞에서!
어쨌거나 집단 패싸움이 벌어진 시간이 10분 이상 흘러갔다 싶었는데 어라.....지금까지 얌전히 앉아있으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던 녀석의 여자 친구가 갑자기 일어나더니 살벌하기 그지없는 패싸움 장소로 한걸음에 달려가네......????
이건 또 뭐냐.....?????
의외의 상황으로 인해 녀석을 향해 헤이! 빠이 나이! 하는 소리가 자동으로 터져 나온다.
그런데..... 한 가지 지금도 의문이 아닐 수 없는 것이 녀석은 방금 패싸움장소로 용감무쌍하게 뛰쳐나간 여자가 분명 자신의 애인이라고 나에게 소개 했는데 녀석은 명색이 자신의 애인이라는 가냘픈 여자가 살벌하기 그지없는 싸움터를 향해 달려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으면서도 만류한다거나 보호차원에서 같이 동행한다거나 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는 듯, 앉은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은 채, 긴장되고 겁먹은 표정만 얼굴 가득 머금고는 그저 빤히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다.....
뭐 이런 비겁한 놈이 다 있냐!
하마터면 얼떨결에 내가 대신 따라 나갈 뻔 했다......띠바......
아마도 녀석 여자친구의 아는 사람이 그 싸움에 가세가 돼서 동류의식에 의해 위험천만해 보이는 집단 패싸움장소로 달려 간 것 같았는데 만약 여기가 한국이라면 돌쇠기질이 다분한 우리 한국남성의 경우 자신의 여자 친구가 싸움터에 달려가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 남자가 과연 단 한 명이라도 있겠는가! 아니 설사 모르는 여자라고 해도 그렇지!
어찌되었건 가냘픈 여자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용감무쌍하게 싸움터로 달려가는 그 용기에 순간적으로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짧은 시간 안면이 터졌다고 내 딴에는 걱정 반, 기대감 반의 상태가 되어서 그녀의 다음 행보를 유심히 관찰하게 되었는데 어느새 싸움패들에게 순식간에 휩싸여버린 그녀의 모습은 도통 찾을 수가 없다.
나는 걱정이 돼서 얼굴만 말쑥하게 잘 생긴 내 앞의 녀석에게 띠바야! 여자 친구가 없잖아!
라는 다소 신경질적인 언동까지 하게 되었는데 녀석은 그저 먼 산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그녀가 출동한지 약 5분의 시간이 흘렀다.
그녀가 다행스럽게 무사히 돌아왔는데 용감무쌍하게 싸움터로 달려갈 때와는 달리 어째 영 행색이 말이 아니다......
감정을 절제할 수 없는 수십 명의 패싸움 꾼에 휘말려 제법 험한 꼴을 당하고 왔는지 머리는 풀어헤쳐져 있었고 상의의 단추도 한 개가 떨어져 있다......
에그.....쯧쯧쯧....딱한지고.......그러게 싸움터에는 뭐 얻어먹을게 있다고 뛰쳐 나가냐, 뛰쳐나가긴.......그냥 모르는 척 조신하게 얌전히 앉아 있지........
조금 전만 해도 단정하기 그지없었는데 졸지에 미친뇬 같이 풀어 헤져진 머리카락 하며 엉망이 된 옷차림새를 한 그녀를 보니 연민의 정이 피어오름과 동시, 비겁한 띠바넘의 낮 바닥을 한 대 후려패고 싶은 충동이 순간적으로 발생된다.
패잔병 같이 엉망이 된 차림새를 하고 돌아온 그녀에게 괜찮으냐고 걱정스레 물어보니 말로만 마이뺀 라이.... 라고 할 뿐, 손을 벌벌 떨고 있다......
비겁한 띠바넘에 비해 연약해 보이는 그녀가 오히려 당차 보인다!
녀석의 애인은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것으로 판단한 듯, 전화기를 들고는 어디엔가 급히 전화를 하는데 역시나 조금 전 집단 패싸움 터에서 의외의 충격을 많이 받은 듯, 전화버튼을 누르는 손가락이 여전히 벌벌 떨리고 있다....
내 예상으로는 아마도 경찰서에 전화연락을 취하는 것으로 추정했는데 띠바넘에게 어디에다 전화를 하는 것이냐고 물어보니 역시나 경찰서라고 전해온다......
잠시 후 몸에 꼭 붙는 짙은 밤색의 복장을 한 경찰 두 명이 오토바이에 탄 채 달려왔는데 조금 전만 해도 서로 죽일 듯이 으르릉 거리던 패싸움이 경찰의 출두와 함께 간단히 파장분위기로 간다......???
이렇듯 경찰의 출두로 인해 간단히 파장분위기로 진정되는 것을 집단 패싸움이 벌어진지 거의 30분이 경과하는 시간동안 여자 친구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까지 초래됐는데도 눈 멀쩡히 뜨고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은 띠바넘은 도대체 뭐하는 인간이냐...???
태국에서 처음으로 목격한 무시무시하기 까지 했던 집단 패싸움을 구경한 후의 감회는
첫 째 : 태국인들이 평소에는 얌전한 것 같지만 역시 한 번 발동이 걸리면 막가파식으로 살벌했다는 것!
둘 째 : 아무리 칼을 들고 설쳐대는 겉보기에 무시무시해 보이는 싸움일지라도 일단 경찰이 출두하면 바로 꼬리를 내리고 파장분위기로 즉각적으로 전환된다는 것!
세 째 : 녀석의 여자 친구를 보고 느낀 점이지만 싸움이 벌어졌을 시 쓰잘데 없는 의협심을 발휘해서 괜히 싸움터에 기웃거렸다가는 녀석의 여자 친구 같이 횡재수를 당할 수 있다는 것~~^^**
결론적으로 싸움이 벌어졌으면 무조건 땀루엇!
경찰이 출두하고 난 후, 급박하고 살벌하게만 보였던 집단 패싸움이 파장되자 녀석의 애인은 녀석만 남겨두고 목격자로서의 참고인 진술을 하기 위해 경찰에 연행된 조금 전 그 난장판을 유발시켰던 패싸움꾼들과 함께 경찰서에 출두하게 되었는데 당연히 따라갈 줄 알았던 띠바넘은 끝끝내 자신의 여자 친구 혼자만 경찰서에 보내고 자신은 달랑 남아버린다.....????
그렇다고 녀석이 이방인을 위해 시간을 내준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어서 나는 태국남자들의 정신 상태를 본의 아닌 상황을 목격함으로 인해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재검토 하게 되었는데 녀석은 자신을 아유타야 역 인근에 있는 모 호텔에 근무하고 있는 호텔리어라고 소개하며 내일 다시 만나자고 했지만 나는 녀석이 재수 없어서 다음 날 방콕으로 곧 바로 돌아오고야 말았다......
나는 한국에서도 집단 패싸움은 단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으로 경험한, 그것도 이국인 태국에서 경험하게 된 긴장되고 살벌했던 또한 그에 비례하여 호기심 마저 강하게 깃들었던 당시의 체험은 지금도 무척이나 강하게 내 뇌리에 생생히 남아있게 되었는데 하여간에 오만가지 경험을 다 해본 색다른 아유타야의 추억으로 고이 간직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