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방랑자 - 기억의 습작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내가 서있는 곳이 이異역域인지 아닌지 그곳에 내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무관심하게 지나는 차들까지도 낯선곳, 혹은
기시감과 객창감을 넘나드는 모호함을 느낍니다.
더이상 타이는 낯선곳이 아니지요....
아니 아직도 낯선곳입니다...
그나저나....타이변두리 뚜벅이 주제에....집에는 언제가나...
뭔가...많이 지나가는데 다리 좀 올려바바...
3등완행열차,
30밧짜리 차표를 들고 머리안감은 홍익회 푸차이의 10밧짜리 커피물고
야자수 넘어로 붉게 물드는 낙조를 멍하니 바라봤었다.
프롭텝곶에서도...도이인타논에서도 그런광경은 기억나질 않는다.
...커피물고 멍하니 보느라고 사진은 못찍었다...
이렇게 멧돼지 가까이 본사람 안계실거시다...
사실 멧돼지인줄알고 '먼저본놈이 임자'라는 도굴꾼스타일의 획일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저녁거리 및 비상식량하려고 덤벼들었었다...
말레이 정글에서는 앞이 안보여 길 잃어버렸지만...
여긴 반대편 능선의 마을이 빤히 보임에도 넘어갈수가 없어...
이리긁히고 저리 찟어지고... 해넘어가게 생겼는데...
배는 고픈판에 만난 [조난자를 위한 휴머니스트 멧돼지]라 여겼다.
조선팔도에서는 길 잃어버린적이 없다.
조선의 읍소재지는 다 가봤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외국만 가면 정글에서 길을 곧잘 잃어버린다.
타이같은 정글초보코스에서도 종종 그러한 일이 발생한다...
그리하여...혹가다가 혼자들어갔다가 동네애들 손에 이끌려 나올때도 있었다.
뻗힌 망신살에, 지나가는 멍멍이들에게 화풀이 할뿐이다...
도시로 간다...
포맨이 싫어하는 스타일이
얌체같이 생긴거랑....말많은거.....이 두가지인데...
저 싸우는 이 두가지를 겸비한 인재같다.
우이씨...멀리서 봤을땐 그럴듯했는데....
에이...필름만 버렸다...
-사실 제일 싫어하는건 정체성이 모호하신 분들이다.
포맨은 아직 그분들까지 감싸안을 포용성이 준비안됐다...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납치라도 당해 눈가리개하고 떨어진다해도 단번에 알아볼...
돈무앙의 야릇하고 매캐한 공기도...
밤이고 낮이고 산을 태우는 화전마을의 코를 쏘는 연기도...
천천히 가라고 연발해도 들은척도 않고, 오토바이주제에 덤프트럭에게
빨리가라고 조막만한 클랙슨을 울려대는 정신나간 모또꾼도....
차도없어 다저녁 국도변에서 태워달라고 손흔들어도....
같이 웃으며 손 흔들어주면서 지나가던 황당한 모또싸이 처자도...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항상 떠날땐 웃으며 가지만...... 올땐 대책없어 외롭게 엄지를 세우는 포맨...
.............
근데 얘들이 이 싸인을 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