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로 가는 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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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로 가는 태국.

구엔 1 717

늘 태국의 매력, 사실은 동남아의 매력이지만, 하면 떠올리는 말이 토니휠러가 그의 책에 쓴 말, '동남아시아의 놀랄만한 다양성',을 떠올리게 됩니다. 산 좋아하는 사람에게 매홍손 인근 지역은 경탄을 금치 못하고, 바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태국은 적당한 만족을 주는 곳입니다.

태국을 여행지로 선택했던 이유는, 저의 경우, 남들이 가니까 였습니다. 한때 즐겨 찾던 하이텔의 여행동호회, 들국화 노래제목이었지요, 에서 동남아, 특히 태국여행은 배낭여행의 종착점과 같이, 정말로 가야 할 곳이라는 이야기들이 늘 올려졌습니다. 카오산로드의 매력같은 것이요. 그러다가 강문근님의 가이드 북, 내용은 여행일기,을 읽어보고, Lonely Planet Thailand 2nd edition을 홍대앞 신발끈에서 사고 나서, 여행을 준비했습니다. 남들처럼 편도 비행기표 끊어서, 김포공항에서 밤 비행기 타고 갔었지요.

십여년이 훨씬 지났지만, 태국이란 여행지는 마음설레는 곳입니다. 그런데, 조금 많이 바뀐 부분이 있어서 가슴아프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더군요. 올 여름에 십년이 조금 지나 다시 찾은 푸켓에서, 변해버린,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태국의 모습이 안타깝더군요. 물론 첫날 숙소에서 만난 선라이즈 사장님으로부터 이곳이 많이 상업화 되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글쎄 상업화가 무얼 뜻할까 하는 생각을 먼저 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카론비치를 돌아다니다 보니, 그 의미를 쉽게 알겠더군요.

1992년에 벌어진 쿠데타때문에, 태국의 이미지는 90년대 초반 쿠데타의 나라라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가이드 북에서 태국은 서양인들에게 '미소의 나라'로 알려져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었습니다. 상업화라는 것은, 바로 태국인들이 갖고 있던 본래의 자랑, 바로 미소를 잃어버린 것을 의미하는 듯 했습니다.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할때 떠듬거리는 태국어로 이야기 하면, 환하게 웃으면서 좋아해 주던 모습이 일반적이었는데요, 적어도 제 기억속에는, 이제는 외국인이 흔해서 그런지, 떠듬거리는 태국어로 주문하면, 영어로 하라고 근엄한(?) 표정으로 요구하더군요. 그리고 주방 근처로 가서 태국인들끼리 제 떠듬거리는 태국어 액센트를 흉내내더군요. 카타비치의 어느 식당에서요.

그리고, 푸켓의 식당에서 특히 관광객이 많이 가는 해변가의 식당에서 안내하는 태국인들에게서는 미소를 찾기 힘들어졌습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이런 부분이 상업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태국의 미소를 찾아, 해변에서 멀리 떨어진, 카타비치에서 푸켓타운 갈때 넘어가는 고개 근처에 위치한 이싼지방 음식 전문점을 일본 가이드 북을 보고 찾아갔습니다.

외국인은 거의 없었고, 물론 종업원들 역시 영어를 잘 못하였지요. 떠듬거리는 태국어를 좋아해 주더군요. 물론 음식맛도 좋았고, 가격도 저렴했고요. 나중에 기억을 찾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베트남과 라오스의 국경이었던 라오바오에서 만난 여행자와 나눈 대화가 생각납니다. 그 커플은 라오스가 더이상 'spoiled'되기 전에 보고 싶어서 왔다고 합니다. 개발과 현대화는 분명 좋은 일이지만, 내가 좋아하던 태국의 모습이 이제는 점차 엷어져 가는 구나 하는 생각에서는 약간 씁슬하기도 합니다.

다음에 여행을 가면, 이제는 해변가 말고, 산악지방을 가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다른 분의 글쓰신 것에 의하면, 파이 역시 서서히 상업화되어가려는 모습이 보여서 가슴아픕니다. 어릴적 모습이 그대로 남은 고즈넉한 풍경을 좋아했는데요. 산업화를 거치면서 우리가 잃어버렸던 가장 소중한 한 가지, 여유가 태국에서도 서서히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1 Comments
포맨 2006.12.11 20:37  
  그들도 언제까지 흑백사진처럼 살수는 없습니다.
그게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마는지
우리에게 주어진 권한은 없습니다.
말씀하신것처럼 아쉬움보다는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할것 같습니다.

'텐밧'을 외치는 아이들보다 '씹밧'을 외치는 아이들이
사는 곳으로...그보다 나를보면 숨는 아이들이 사는곳이 더 좋겠지요.
중요한건 내가 가건말건 드언이되고 삐가흐르면 그들은 씹밧이되고...텐밧이 된다는 점일겁니다...
이건...짯으로 가도,킵으로 가도....마찬가지 같습니다.

그저....우리에게 시간이 정지한 곳은 우리마음속에 있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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