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 태국 남부 해변가 체류하면서 이것저것
말레이시아에서 태국으로 돌아온 뒤 남부 해변가들만 돌며 체류했습니다.
대부분 외국인 단기관광객들이 가지 않는 곳 해변 앞이나 해변 근처 방갈로에서 지냈죠. 유명관광지는 비수기라도 물가가 상당하지만 한국으로 치면 읍이나 면 소재지 정도 시골 7ㅡ11 앞 간이 노점들에게서 음식 포장하고 현지 시장에서 열대과일 등등 산 뒤 방에서 에어컨 틀고 식사하면 하루 방값 600밧 식대 간식 음료 400밧 정도로 지낼 수 있더군요. 치킨 안주에 맥주 대신 콜라나 물 먹으면 좀 더 아낄려나 모르겠습니다만. 전 혼자 다닙니다. 하지만 주전부리 좀 하고 먹는 양도 많으니 어차피 2인1실 자는 거 2인이 여행하고 노점식사에 음료수 정도만 먹으면 2인도 천밧에 하루 지낼 수 있는 거죠. 차 기름값은 별도지만요. 휘발유 95 1리터에 거의 한국돈 1500원꼴이라 100km 이동하면 기름값만 만원은 나갑니다. 그리고 그런 곳에서도 진짜로 풍경 좋은 곳은 국립공원이고 반나절 구경하러 가면 입장료는 외국인이니 태국인의 5배 10배 내고 들어가야 합니다.
한국은 해변 어딜가나 인가가 있고 상업시설들이 보이지만 태국은 춤폰부터 말레이시아 국경인 나라티왓까지 해변 중에 한 10킬로를 가도 열대 야자수 해변만 보이고 인가 없는 풍경이 쭉 이어지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남한의 5배가 넘는 면적에 인구는 7천만인데 그중 절반 이상이 방콕과 촌부리 라용쪽에 몰려있다보니 멀리 떨어진 지방은 한적하니까요. 그런 외진? 해변에 딱봐도 외국인이 돌아다니면 관심은 받죠. 방콕파타야푸켓에선 발로 채이게 굴러다니는 흔한 외국인 중에 하나지만 티비 말고는 외국인 평생 처음 본 태국인들 앞에선 신기한 아저씨니까요. 전부 이뿐이뿐 이라면서 일본인이라 말해서 문제지만.
해변가다 보니 밤에는 습도도 여전히 높고 끈적합니다. 11월부터 1월까지 태국 중북부지방은 에어컨 없이 밤에 숙면 할 수 있지만 남부는 1년 내내 열대야죠. 대신 낮은 방콕보단 낫습니다. 낮 최고 온도 30 ㅡ 31도고 항상 흐립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데 스콜 한번 오면 26도까지도 떨어지고 몇시간은 28도 이내로 온도 괜찮죠. 습도가 높아 쾌적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돌아다닐만 합니다. 이런 날씨가 7,8월엔 남부에서 이어지지만 9,10월엔 중북부로 올라와 방콕 물난리가 10월 초중순에 생기는 거고요.
5월에 지옥같은 40도 방콕 낮더위에 구워지다가 핫야이 통해 말레이시아로 도피했지만 외국인 여행자 상대 인프라가 태국보다 떨어지길래 다시 태국으로 돌아왔고 방콕으로 돌아가는 게 싫어서 몇번이나 지내서 친숙했던 푸켓 크라비에서 일주일씩 지냈지만 외국인상대 닳고닳은 현지인과 비교적 비싼 물가에 질려 남부 시골 해변만 돌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나쁜 선택은 아닌 거 같습니다. 우기에 접어들었다 해도 여전히 방콕은 낮에 35도까지도 올라가는데 어차피 밤에 에어컨 틀고 잘 거면 7,8월까지는 낮에 그나마 돌아다닐만 한 남부해변가가 체류하기 좋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