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이라는 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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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이라는 나라는..

행복한천사 10 2081
이제 여행에서 돌아온지 딱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아직도 마음은 카오산 로드의 어딘가를 걷고 있는 것 같네요,
2주 간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너무 많은것을 얻고 돌아온것 같습니다.
태국이라는 나라는..
처음에는 태국에 큰 관심이 있던게 아니었어요.
여행을 좋아하고, 사람 만나는게 좋고,
그래서 마음 맞는 친구와 어딘가로 떠날 계획중에,
모든 분들이 아실 On the road 라는 책을 읽고 카오산 로드가 꿈이 되어 버렸죠,
아무런 계획도 없이 방콕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비행기를 타면서 부터 태국과 점점 사랑에 빠져 버렸어요,
타이항공을 이용했는데 두손을 모으고 인사하는 승무원들하며,
비행기 안에서 기다리며 나오는 노래까지 점점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드디어 태국의 땅을 밟았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을 지키시는 아저씨(?)와 눈이 마주쳤는데 고개를 까딱하며 미소를 지으시네요, 저두 덩달아 인사했는데 마음이 너무 즐거워 졌습니다.
카오산으로 향하는 공항버스를 타고 가는 내내 창밖의 푸르름에 마음이 들떠 있었습니다.

여행중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여행에서 잠시 스쳐간 모든 인연들까지 기억에 남습니다.
투어를 하고 돌아오는 미니밴 안에서 창밖을 보는데 아빠들이 애들의 하교길에 오토바이를 타고 마중을 나와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좋아서 물끄럼히 바라보고 있는데 아이의 아빠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역시나 웃으면서 인사해 주시네요.
하루는 여행 중 너무 지쳤는지 몸이 안좋은 날이 있었습니다.
숙소에서 쉴까 고민하다가 시간이 아까워 택시를 타고 어딘가로 가고 있었습니다.
역시나 이쁜 여자아이가 아빠의 오토바이를 타고 있네요, 창 밖으로 아이에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그 아이 살짝 웃더니 수줍은 듯 아빠의 등 뒤에 고개를 푹 묻더군요, 그 모습을 보니 아팠던 게 모두 사라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래서 내가 지금 여기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아침 일찍 실롬으로 가기 위해서 택시를 탔는데 너무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택시 기사님이 갑자기 차를 세우시더니 오렌지 쥬스를 사러 가시더군요,
미터기를 켜고 가는 중이었기 때문에 살짝 황당했습니다.
그때 기사님이 오렌지 쥬스를 사서 차로 돌아오시더니 친구와 저에게 오렌지 쥬스 한병씩을 건네주셨습니다.
영어를 전혀 못하시는지 그냥 먹으라는 행동을 하셨죠,
너무 감사했습니다. 10바트라도 더 받기 위해서 흥정하고 또 흥정하는 태국에서 저에게는 너무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전 얼마나 복이 많아서 이렇게 좋은 분들을 만난 걸까요?^^
여행중 만난 소중한 인연들을 모두 말하려면 밤을 꼬박 새워도 모자랄것 같습니다.

다시 일상이 시작되었지만 아직 제 마음은 제자리를 찾지 못했네요,
태국을 여행하며 받은 미소는 아직도 잊지 못하겠습니다.
전 겨울을 좋아하지만, 지금은 태국의 찌는 듯한 더위가 그립고,
질리도록 먹고 다시는 먹지 않겠다던 해산물들도 그립고,
처음먹고 반했던 망고스틴도 그립고,
매일 걸었던 카오산의 거리가 그립습니다.
심지어 태국의 지옥같은 교통체증 마저 그리워 집니다. 
태국이라는 나라를 선택한 건 저에게 정말 큰 행운이었습니다.
언젠가는 커다란 배낭을 매고 카오산 로드를 걷고 있는 제 모습을 다시 찾고 싶습니다. 

여행생각에 잠못이뤄 끄적끄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행 준비중이신 분들. 여행중이신 분들. 저처럼 태국을 그리워 하고 계신 분들. 모두들 행복한 추억들 많이 만드세요^^
 
10 Comments
카와이깡 2009.03.05 13:12  
동감 ^^*
님의 심정 십분 이해 합니다.
1개월이 지나도 여전히 헤엄치고 있는데여 뭘 ^^*
강남친구 2009.03.05 13:47  
감미로운  음악을 듣는것처럼  태국의 즐거운 여행을 참 잘 묘사하셨네요^^
행복한 천사라는  닉네임처럼  잠시나마  행복한 추억에 젖게  만드는군요..
마음은  태국의 어느 거리를  행복하게 다니고  있답니다 ^&^
시리어드 2009.03.05 15:25  
저도 기차안의 순수한 소년소녀들의 모습에서 그만 넋을 놓고 말았지요.. 공부에 찌들어 혹은 세상사에 물들어 더이상 어리지만은 않아보이든 우리네 소년소녀들과는 너무나 다르더군요..저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겨우 두개가지고 있던 구아바까지 하나 먹으라고 주는 그 모습에 감동해서 꼭 다시 나중에라도 찾을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그곳 태국을요..! 그때까지 변하지 않길 기원하면서..
sinjiya 2009.03.05 18:10  
저 역쉬도 태국의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고 느꼈습니다..

일부 관광객 상대로 장사하는분들 중에 않좋은분들이 몇몇 있을뿐이죠...

많은 일반 태국인은  아주 순진 하다고 느꼈습니다 ....
알롱달랭 2009.03.07 21:55  
ㅋㅋㅋ  작년7월이니 벌써 10개월지났는데도,,,

아직도 여행사진을 보면서

 "마음의 여행중"이랍니다,,ㅋ
野花 2009.03.08 17:11  
괜시리 친근감이 드는 그 심정 이해가 가네요.
저도 다녀온지 한달 되었는데 16일 다시 출국합니다
이번에는 치앙마이로....
진하 2009.03.12 01:14  
80년대후반태국은...더욱더정감이갔었죠..한국오면다시태국이그리워져서 다시가야할정도로......그눈빛들..지금은많이도퇴세되어가지만.
ddil빡 2009.03.13 19:31  
저도 며칠 전에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쉽사리 잊혀지지가 않네요. 아무 생각없이 떠난 태국 여행이었는데 방콕을 이리도 가슴에 품어 안고 올 줄은 정말 몰랐어요. 여행지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에 값진 경험들... 일상복귀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꼭 제 마음을 글로 표현한 것 같아요^ ^
파워손 2009.03.15 22:56  
저도 마음으로 매일 여행가방을 쌉니다 , 그나마 태사랑이있어서 마음의 위안을,,,,,
예로 2009.03.25 14:57  
욕심을 버리는 방법...낙오,도태의 공포들로 부터 해방되는 방법을 배우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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