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의 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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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의 설산.

수양버드냇가 1 348
히말라야의 설산.

히말라야의 설산. 그 깊은 자락에,
바람이 몰고 온 구름 때문에 메이리쉘산이 가려져
보이지 않는데도 아들을 데리고 온 아비는 산을 보고,
겸허하게 아주 멀리 떨어져 있지만, 경건한
마음으로 절을 한다. 두 어 시간 째 사진기를 들고서
설산이 고개를 내밀면 셔터를 누르겠다는 내가 부끄러워진다.

눈에 보이는 것은 무엇이고, 마음에 보이는 것은 무엇이더냐,

시간이 지난 어느날, 뜨거운 골방에 누워
불쑥 불쑥 찾아오는 여행의 아려한 기억의 한 자락에
또 내 마음이 낚여 멍하니 생각하노니.

낯선 거리를 걸을 때,
시인은 시를 보고,
소설가는 이야기를 듣고,
사진가는 풍경을 담고,
장사꾼은 비단을 본다.

순례자는 경건한 신을 볼 것이며
나는, 나는 여인의 나체를 훔치듯
오직 눈에 드는 것만 볼 뿐이네.

뒤돌아서 생각하노니,
내 발걸음은 너무 빨랐고-
내 입은 말을 잃었고-
내 마음은 자만스러웠다.

그리고 내 눈은 너무 어두웠네.


오늘 정월대보름이죠. 문득 메이리설산의 달밤이 떠올랐습니다.
1 Comments
부하라 2010.07.03 13:41  
히말라야의 설산도 보시고 메이리 설산까지 보셨으면 여행의 급수가 꽤 되는 고수이십니다. 
히말라야 산록보다  메리설산이 더 어렵지 않을까요?  곤륜상의 당고라 산구 봉화산구도 쉽지 않았는데  여행을 많이하면 노후에 추억거리가 많아서 좋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네요.  왜 내가 거기를 놓쳤지?  놓친곳을 찾아 다시 봇집을 꾸립니다. 그래서 인도의 레를 다녀왔어요. 삭막하고 허무가 깔린곳 인도의 시발점이자 지구의 꼭지 같은곳  다시가보려합니다.  다른길로 ......스리나가르를 거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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