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낭풀기 3-3 켈거타
은행에 가면 보통 사람들은 자기가 할일을 한다. 돈을 찾거나 통장을 개설하거나 모 하여튼 은행에 가면 자기가 할일만 하면 된다. 새로운 생활공간 은행.공공쉽터.바자회장.새가 울고 들짐승들이 뛰어노는 그런 곳이 아닌란말이다.
아침 9시40분.한무리의 까마귀떼가 맞이해주는 새아침.돈을 환전하고 최대한 빠른 몸동작과 절도있는 마음으로 티켓을 사고 이 나라를 떠날것이다.
공기가 사람을 죽일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밤새 악몽.난 밤새 카레통안에 들어있는 감자였다. 크게 썰린 감자.어여 날 먹어줘.그리고 이 악몽에서 깨게 해줘.아침해가 비스듬하게 날 찔러 깨울때도 카레향은 온 도시를 감싸고 있다.아침새벽부터 죽창 끊여대는 이도시는 카레색이다.대기중 카레의 향유량은 어느정도일까.머리가 아프다.
먹는것.자는것만 해결되면 왠만한 여행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사지 멀쩡한니 어딜가든 어떻게 살든 어떤 방식으로 먹든 자든 말그대로 어떻게든 생활이 가능하니깐.게스트하우스 주인이 이런말을 한다. 몇해전 일본인 관광객은 그 카레 냄새때문에 호흡곤란증상하고 모래더라 어쨋든 정신적 약간의 심각한 오류로 인해 일본으로 후송됐단다.후송.전쟁터?
아침을 걸주욱한 따뜻한 우유한잔으로 떼우고 그렇게 은행앞에서 서 있었다.
앞엔 지구인으로 짐작되는 2명과 내 뒤로 바짝 머리가 참 아름다웠던 중년의 서양아주머니가 서 있었다.은행문이 열리고 참 왜정때같은 가구가 눈에 확 들오는 은행인테이어와 그에 걸맞게 셋팅된 인도인들을 볼수 있었다. 왜정때의 면사무소에 들어온듯한 느낌.참 바꾸는걸 좋아라 하지 않는 켈거타인들.
코카콜라가 평양시내에 들어왔을때도 부탄의 오지 산간마을에 코카콜라간판이 세워질때도 이 도시에서 코카콜라를 먹지 않았다.고집불통 쇠고집쟁이들.
환전이 시작된다.창구가 열리고 오늘 환율정보를 인쇄한 종이를 유리창에 붙히고 저 뒤 어딘가에서 외환이 가득담긴 나무상자를 들고와서 열고.첫고객의 신분증을 요청한다.환전은 이미 3번이나 해봤다.공항에서 두번 카오샨에서 한번.여행자수표를 가방에서 100$짜리 하나를 꺼낸다.여권도 다시 펴보고 고개를 든다.아직도 한 사람이 끝나질 않았다.주변을 설렁 둘러본다.카시오 디지털 시계를 쳐다본다. 10시30분.아직도 한사람 환전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돈을 많이 바꾸는가보다.흔한 잡지책하나 볼수가 없다.신문이 돌아다닌다.영문.영문신문 하나 사면 보통 한달동안 단어 찾다가 없어진다.가상한 노력.상상의 나래를 편다.그리고 나래를 접고 다시 시계를 본다.다음 사람.다음사람이 환전을 시작한다.두사람하는데 1시간이상이 소요됐다.
차례가 왔다.11시.갑자기 환전창구를 나무문으로 가린다.잠시 쉼.모야.
성질이 난다.화가난다.기어야 3분도 안걸리는 환전을 하면서 1시간이상을 때우고 내 차례가 오니 모 쉰다고.이 나라 정말 모같아서.짜증이 화가 폭발할려고할때.담당직원이 차와 과자를 들고 나온다.그리곤 자기 자리에 앉아서 신문을 깨작대며 차와 과자를 음미하며 먹는다.눈앞에서.유리창구를 사이에 두고.
아이씨8.참을성없던 20대.폭발할려고 안전핀을 뽑으려던 그 순간. 내어깨를 누가 두드린다. 뒤에 서있던 우와함이 가득햇던 중년 여인.참 아름답다란 말외에는 설명할 길이없다.자긴 영국사람이란다.세상에 나이가 60몇이란다.그리곤 조용히 정말 공기조차 가른다는 생각이 안들 움직임으로 가방에서 과자를 꺼내서 건낸다.그리곤 뭍는다.
'인도 처음이죠?' 상냥한 그녀.말도 참 천천히 해준다.다시 돌아온 HOW ARE YOU? FINE THANKS의 세계.'네' 조신하고도 기품있는 미소를 머금고 그녀가 내 심경을 읽엇는지 한마디를 해준다.
"THIS IS INDIA"
내 환전이 끝난건 다행이도 점심시간전에 끝이났다. 그리고 12시가 되자 은행사람들은 한사람도 빼놓지 않고 다 나가버렸다.내 뒤로 모든 기다리는 사람들도 가방에서 음식물을 꺼내서 먹으면서 모르는 서로들에게 인사를 건냈다.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무슨일을 하는지.반창회장. 어 그래 너 기억난다.정말 오랜만이지.그래 요즘은 어때.그래 전화번호 하나있음 좀 줘봐라.그래 다음에 또보자.반가웠던 행복했던 시간 정말 그리웠던 사람들.
그날 난 은행에서 3시반에 나왔다.
베낭을 풀었다.오랫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