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태국인_치앙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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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태국인_치앙마이

미츠 4 634
태사랑을 알게 된 건 오래전이고, 필요할 때마다 들락날락거리며 정보도 쑥쑥 뽑아먹었는데 글을 올려본 적이 없었어요.

여행기같은건 능력이 안되고 , 바보같이 길잃은 이야기 끄적끄적.....
내공이 쌓이면 다음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글도 쓸 수 있게 되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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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묵었던 호텔은 정말 찾기 쉬운 곳에 있었습니다.
선데이 마켓 스트리트 딱 중간쯤되나요...
호텔을 등지고 양팔을 벌리면 왼쪽으로 5분 걸어서 타패게이트, 오른쪽으로 5분 걸어서 왓 프라싱...

근데 호텔앞에 딱 내려주기로 했던 트럭같이 생긴 택시, 기사아저씨가 선데이마켓땜에 복잡하다고 근처에 내리라고 하더니 절루가,절루가 라는 의미인것 같은 손짓만 몇 번 하더니 바람과 함께 사라져버렸습니다.


비는 주룩주룩 쏟아지는데 저는 제가 올드시티내에 어디쯤 있는지도 전혀 모르겠고....
동서남북 사방 분간도 안되고,
빗발은 점점 굵어지고....

순간적으로 패닉상태...
제가 어디쯤 있는지를 전혀 모르는 상태라 정말 순간적으로 패닉상태가 오더군요.
가뜩이나 저한텐 무서운 태국....

주변엔 마켓오픈에 정신없는 현지인들뿐이고...
왼쪽으로 갔다가..오른쪽으로 갔다가..
영어로 이런,저런 태국인 붙잡고 물어봐도 모르겠다고 하고...
주위는 어둑어둑해져가고..

마침 눈에 들어온 시디를 팔 준비를 하고 있던 태국청년에게 너 이 호텔 어딨는지 아니라고 물어보니 no english라고 딱 잘라버리더군요.근데 그 때 그옆에 있던 다른 태국청년이 어디?어디? 하더니 호텔 주소를 적은 메모를 보고 또 다른 친구를 불렀습니다.

세번째 태국청년이 두번째 태국청년과 주소를 열심히 보더니 자기들 셀폰으로 호텔로 전화를 몇 번이나 해서 결국 통화를 하더군요.

세번째 태국청년이 저를 호텔에 데려다주겠다고 비를 졸딱 맞아가면서 다시 길을 나섰는데 타페케이트 앞까지 가도 호텔이 없는거여요.
두번째 청년이 호텔리어와 통화를 했었는데 방향을 잘못 전한거였어요.

타페게이트 앞에서 둘 다 당황해하다가 세번째 태국청년이  옆에 있던 툭툭이 아저씨한테 호텔주소를 보여주고 물어봤더니 툭툭이 아저씨가 자기 이 호텔 어디있는지 안다고, 지금까지 걸어온 반대방향으로 다시 걸어올라가라고 하더군요.

물론 태국청년과 태국어로 대화한거고 저는 대충 때려서 이해했어요.

툭툭이 아저씨가 종이랑 펜 내놔봐.하더니 세로로 긴 줄하나 가로로 짧은 줄 두개 쫙쫙 긋더니 점하나를 똑 찍어주면서 여기야~~하시더군요.

세번째 태국청년은 제 트렁크까지 질질 끌고 비 다맞아가며 다시 호텔 찾아 반대편으로 ......

결국 툭툭이 아저씨의 100% 정확한 약도덕분에 겨우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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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인하고 한 숨 돌리자 자신이 참 바보같았다는 생각이 비로소 들더군요.
순간적으로 당황했더라도 침착하게 주변을 잘 살펴보고 길을 쭉 따라 걸어갔었다면 쉽게 호텔을 찾았을텐데요..

그리고 태국어로 된 호텔약도를 미리 인쇄해서 가지고 갔었어야 했는데 깜박했지요.ㅎ

어떤 경우에도 스스로 상황을 핸들링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는 완벽하게 했었어야 했는데 ......자기 잘못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그리고 너무너무 고마왔던 태국청년.
지금도 너무너무너무 고맙고 또 미안하기도 합니다.

사실 길잃은 여행자를 도와주려고 비 쫄딱 맞아가면 고생했는데 그 당시에는 속으로 겁도 좀 나서 살짝 의심도 했었거든요.

미안했어요....

선데이마켓에 악세사리를 팔려고 나왔다고 했는데 그날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장사 접는다고 했는데...  장사 앞으로 대박나길 빌어요.

전 여행을 가면 꼭 한번씩 길을 잃고 현지인의 도움을 받습니다.

동경에서 길을 잃었을때는 그래도 그렇게 무섭지는 않았는데 이번엔 정말 무서웠거든요. 그래서 저를 도와준 친절한 태국청년을 앞으로도 오랫동안 못잊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작은 친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나에겐 몇분, 혹은 몇십분의 시간이지만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는 그것이 얼마나 큰 의미가 되는지.

일상에서 내가 베풀 수 있는 작은 친절을 이제 귀찮다는 이유로 외면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혼자 여행하시는 분들. 특히 여자분들. 특정국가에 초행길인 분들. 저처럼 여행경험이 많지 않고 소심하신 분들은 특히 지도같은 것은 꼭 잘 준비해서 마음편하고 즐거운 여행 하시길 바랍니다.... 









4 Comments
핫산왕자 2009.07.11 23:41  
요즘 욕먹는 태국인 소식만 접하던중 오랜만에 칭찬받는 태국인소식을 들으니

교민입장에서 쵸~큼 기운이 납니다. ㅋㅋ

태국사람들 나쁜 사람보다 좋은 사람이 훨씬 많아요~

미츠님! 치앙마이 떠나시기전 태국친구와 맥주한잔 하시며 비오는날 도와줘서 고맙다고 하실꺼죠 ㅎㅎ
미츠 2009.07.12 11:13  
벌써 한국 왔어요..ㅠ.ㅠ

그분 꼭 다시 만나서 핫산왕자님 말씀대로 시원한 맥주 사고 싶은데 .
그 날 장사 접고 방콕 들어간다고.
다음에 가면 선데이마켓을 뒤져봐야죠.^^

다시 가고 싶은 태국이여요...
사금파리 2009.07.17 19:27  
여행하다 보면 정말 친절한 사람들 너무 많죠~ 저도 농카이에서 뚝뚝이던가..쌍태우던가 암튼 타고 계획 했던 게스트 하우스에 갔다 너무 비싸서 또 숙소 찾아 삼만리 하는데 무슨 소리가 나서 보니까 저 태워주신 아저씨더라구요...돈 안받을테니 다니 타라면서 멋미게스트 하우스가 좋다면서 내려주고 가셨는데 두고두고 넘 고맙더라구요.
bearpaw 2009.07.18 13:29  
어 여기는 여기는!!!!
타페게이트 안쪽으로 가서 사거리가 나오면 어느방향인지는 모르겠는데
있던곳이네요!! 밤이되면 음악소리가 나고 분위기가 좋아보였는데 그곳에 묵으셨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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