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0년... 이젠 변화를 줘야할 시기
2000년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가 시작된다고 안팎으로 많이 시끄러웠던 해...
그해 난 처음으로 여권을 만들었다.
친구들은 벌써 유럽 배낭여행이니 어학연수니 하며 90년대에 이미 한번씩은 해외에 나갔다 온것에 비하면 난 좀 늦은감이 있다.
여권을 만들고 첫 여행지가 바로 태국...
혼자 준비하고 혼자 비행기타고 혼자 태국에 내렸던 그 기분과 그 떨림, 그리고 냄새까지 아직도 난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2010년...
한번 연장한 여권은 이제 만기가 다 됐다.
이번 태국 여행을 마지막으로 이 여권도 내 추억의 한조각으로 남을것이다.
여권을 들춰보니 90%이 태국 스탬프다....
100%가 아닌게 다행인가??
그래도 다른 나라 스탬프가 찍혀있다는것이 나에겐 신기할따름이다.
첫 태국 여행에서 묵은 숙소
쑥빠삿 호텔과 로얄벤자...
그당시 쑥빠삿이 300밧, 로얄벤자가...8~900밧정도 였다.(환율도 25원내외였나?)
지금은 쑥빠삿이 400밧, 로얄벤자는 프로모션해서 1,500밧...
가격대비 성능비가 뛰어난 숙소로 난 그 다음 여행에도 주저없이 두곳을 선택했다.
혼자 여행하는 나는 숙박비에 큰 돈을 쓸 여유도 없었지만
누구와 함께 쓰는것은 싫었다.
두 숙소 모두 넓은 침실과 욕실 그리고 빵빵한 에어콘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숙소는 지금까지도 애용하고 있는 숙소이다.
하지만 벌써 만 10년이다...
이젠 가격대비 성능비가 많이 떨어졌다...
정든 저 숙소를 버리고 이제 갈아타야할 시기가 온것 같다.
여기 저지 숙소들을 기웃 기웃거려보지만 내 마음에 딱 드는 곳은 아직없다.
좋은 숙소를 발견해도 자꾸 꼬투리잡아 비교하게 된다.
그래 그래...다 좋아...근데 여긴 왜이리 좁아??
어....여기도 괜찮네?? 근데 여긴 전망이 별로네??
아직 내 마음이 쉽게 그곳을 버리지 못하는가보다.
마치 오래된 연인과 헤어지지 못하는것처럼...
이번 태국 여행이 아마 나에게 있어서
연인에게 헤어짐을 통보하는 시점이 될것 같다...
가슴은 아프겠지만 어찌하겠는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나도 그동안 변했다.
날 미워하지 말아라... 원망하지도 말아라....
우리 인연이 여기까지인가보다.
헤어진 뒤 힘들겠지만 그래도 살아보니 세월이 약이더라...
부디 서로 좋은 인연 만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