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도 먼 태국
이런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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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8 07:06
3주로 계획했던 휴가 일정이 꼬이면서 결국 방콕행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작 5~6일 있자고 보통은 3일, 길면 4일까지도 걸리는 긴 이동 시간을 감수할 마음은 안생기더군요.
그래도 코비드-19 이후로 계획한 첫 해외여행이였는데 국내서만 보내는 건 좀 아쉬워서 제일 만만한 멕시코로 행선지를 바꿨습니다.
제가 선택한 곳은 역시 리비에라 마야입니다. 칸쿤까지 비행 시간이 3시간반 정도여서 힘들지도 않고 언어 소통에도 큰 불편함이 없고 무엇보다도 음식이 입에 잘 맞아요.
(음식에 관해 제가 얼마나 편향적인가 하면 태국의 팍치는 싫어하는데 타코에 들어가는 실란트로는 잘 먹어요. 종자가 다른 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서는 둘 다 고수라고 부르는 채소인데 말이죠.)
게다가 태국을 오가는 항공권 가격이면 칸쿤 왕복 항공권에 더해 4성급 올 인클루시브 리조트에서 3박4일 정도는 푹 쉴 수 있는 경비와 엇비슷하다는 것도 장점이죠.
(사실은 연초에 생각지도 않았던 보너스를 받아서 올해 휴가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뭔가 손해 본 기분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돈 굳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복잡미묘한 마음이네요.)
태국과 비교하면 대체로 더 좋기는 한데 딱 한가지 아쉬운 건 발마사지가 없다는 거예요. 이건 정말 아쉬워요.
(여기 아시안 식당을 검색해 보면 태국식당과 일식당으로 양분되어 있다고 느낄만큼 태국식당들이 많은데 왜 발마사지 업소는 없는지 모르겠어요. 멕시코에 태국사람들이 이렇게 많았나 싶을 정도로 많아요.)
아무튼 태국에 못가게 된 건 좀 아쉽긴 하지만 그렇다고 크게 서운하지도 않은 걸 보면 이동 시간과 이동에서 오는 피로감이 휴가지를 선택하는데 있어 큰 결정 요소인 거 같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멀리 움직이는 여행, 많이 움직이는 여행, 쉼보다는 봄에 치중하는 여행은 점점 피하게 되네요.
이렇게 태국 여행이 무산되고 보니 동남아는 음식도 그렇고... 나와는 인연이 별로 없는 여행지인가보다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