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여행 후기] 방쉐어 하시려는 분들 보세요. ^^
지난 금요일 저녁비행기로 출발해서 오늘 오전에 한국 도착했습니다.
여행중 난감한 상황에 봉착했어서 마음이 많이 상했는데, 지금은 다시 방콕이 그립네요. ^^
여행 동반자를 구하는 분들을 위해 저의 경험담을 잠깐 공유하려고 합니다.
태사랑을 통해 여행 동반자를 구했습니다.
제가 얻은 교훈은, 원래 알던 친구와 떠나던지,
숙박비가 아깝더라도 혼자 가던지,
아님 철저히 숙소만 Share 하는 것으로 정하고 가라는 것입니다.
저는 전혀 모르는 친구와 태사랑에서 만났고,
싱글차지를 물고 가는 거라 숙박비를 아끼려는 생각도 있었고,
이왕 가는 거 새로운 사람과 사귀면서 같이 일부 시간도 하면 좋겠다 싶었는데,
흠... 결과적으로는 실패했습니다. ^_^;;;
코드가 맞는 사람을 찾기는 참 쉽지 않습니다.
여행에 대한 키워드를 공유했다 하더라도, 나와 생활 반경이나 스타일이 틀린 사람이라면, 그 키워드가 서로 맞다손 치더라도, 이해하는 범위나 깊이가 틀리기 때문에 같은 키워드의 여행 목적을 가졌다고 생각하더라도 소용 없더라구요.
지금부터 저의 스토리 공유해 드립니다.
우선, 제가 하루 먼저 방콕에 들어가는 일정으로 저는 4박 일정이었고 같이 가기로 한 친구는 3박 일정이었습니다.
3박은 같이 가기로 한 친구가 먼저 호텔을 잡았다고 해서, 첫날 1박만 별도로 예약을 했습니다.
3박은 좋은 호텔에서 편안히 묶을 예정이고, 첫날은 제가 새벽에 도착하는 일정에 아침부터 스케쥴이 잡혀 있어서 잠시 몇시간 머무는 개념으로 카오산에 있는 저렴한 숙소 1인실을 잡았어요.
그런데, 여행 떠나기전 같이 가기로 한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여차저차해서 스케쥴이 바뀌는 바람에 새벽2시나 되어야 숙소에 도착하게 되어서 호텔에서 2박만 묶고, 1박은 제가 묶으려는 곳에서 같이 묶고 호텔로 이동했으면 한다구요... (호텔이 좀 비싼 특급 호텔이었거든요.)
여행 중간에 숙소를 옮기는 게 참으로 귀찮은 거긴 한데, 갑자기 여행 한 중간에 숙소를 옮기는 상황이 되어 버렸어요.
여러가지 고민을 했는데, 그냥 그러마... 하고 2박을 예약했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첫 숙소에서 2박을 할 예정이었으면 좀더 좋은 곳으로 갔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미 1박을 카드로 예약해서 긁어놔서, 또 다른 곳을 찾기도 애매하고 해서 그냥 그곳에 묶기로 했어요.)
그리고 여행 둘째날 그 친구를 밤 늦게 만났습니다.
너무나도 예쁘고 예의바르고 발랄한 젊은 친구였어요. 저보다 7살 어린...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 일찍 우리는 새로운 호텔 숙소로 이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부터였어요.
여러가지로 너무나도 다른 여행 스타일을 가진 우리 둘이었습니다.
일부 일정을 같이하자는 서로간의 의견에 미리 일부 투어를 예약했고 같이 가게 되었는데, 이 친구는 너무나 불만족스러워 했어요.
그때부터 다른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하나둘씩 느껴졌습니다.
저는, 현지 여행을 가면 현지 사람들 보고 만나고 그리고 깊숙에 보고 싶어하고... 그런 스타일인데,
그 친구는 일종의 호텔홀릭 스타일 일까요?
예를 들어 현지 수상시장엘 같이 갔는데, 그 분위기도 느끼고 맛난것도 먹어 보고 싶은 마음에 새우구이를 시켜먹는 저에게...
"언니, 진짜 맛있는 것은 호텔 부페에 가면 다~있어요. 이런 곳에서는 기대할게 없어요" 라고 하더군요...
맞는 말이긴 한데, 아... 나랑 틀리구나... 를 느끼기 시작한 시점입니다.
걷고, 배타고, 현지인들 부대끼고... 덥고, 짜증나고... 힘들고... ^^
힘든 와중에 밤하늘에 보이는 반딧불이 보면서, 저는 너무나 좋았는데...
그 친구는 실망스러워 하더라구요.
즉, 그 친구만의 여행 스타일과 선호하는 방문지가 있는데 저랑 그 코드가 안 맞는 바람에, 졸지에 그 친구도 피해자가 된 거였어요. 제가 그 투어를 추천했으니 저는 가해가가 된거구요.
그 친구도 어느정도 상대방에게 맞춰야 한다는 생각에 마지못해 저를 따라온 것이었더라구요. 즉 그 친구도 노력을 한거예요. (나중에 이야기 하게 되어서 알게 사실이지만요..)
저도 눈치보고, 그 친구도 불편해 하고, 그 와중에 대화 속에서 오해가 생기고...
그러다, 그친구와의 호텔에서의 첫날(저로서는 4박중 3번째 밤) 서로 불편하게 잠이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 이래선 안되겠다는 생각에 제가 그친구를 다잡고 이야기를 했어요.
서로 즐겁고 좋자고 온 여행인데 이건 아닌거 같다며 이야기를 하자 했습니다.
그제서야 본인의 심정을 이야기 하는 그 친구는....
너무나도 민감한 성격이라 신경이 곤두서고 불편하면 몸까지 무기력해지고 안좋아 진다고... 언니랑 너무 스타일이 안맞아서 힘들다고...
고민을 했습니다. 저는...
4박 5일의 태국 여행에서 이미 3박을 했고, 나머지 1박을 위해 또 숙소를 옮기는 것은, 직장생활에서의 짧은 휴가 계획을 숙소만 옮기다 망치는 것 같아서,
그냥 마지막 1박만 남았으니 서로 일정은 따로 하고, 밤에 잠깐 숙소만 쉐어하기로 마음 먹고, 그 친구에게 제안을 그렇게 했습니다.
그런데... ^^;;;
호텔을 나가 달라더군요. 하하하... 정말 힘들었나봅니다.
오해였기는 하나, 제 말실수로 인해 그 친구가 상처를 입었었대요.
그래서 밥도 못먹고, 움직이지도 못하겠다는 말에, 저도 상처를 입었습니다. ㅡ,.ㅡ
그친구는 한달 여행 계획하고 나왔는데, 그냥 집에 갈까 생각도 한다는 말에 저는 더 난감해졌어요.
밖에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마지막 하루밤 남기고 짐챙겨 다른 호텔로 갈 생각을 하니, 갑자기 머리는 띵해오고...
그러는 와중에, 여차저차 그친구랑 마음 오가는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누구도 가해자는 없는데, 둘다 피해자가 되어 버린 상황 속에서 서로의 다름을 또다시 느낄 수 있는 대화였기도 하고, 아무 가식없이 있는 그대로 솔직히 마음을 보이는 대화였기도 했어요.
결국 서로 웃으면서 같이 마지막 밤(?)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 일정대로 혼자 호텔을 나섰습니다. 그친구는 호텔에서 쉬겠다고 했구요.
오후 3시쯤 넘어 혼자 일정 보내면서 이런저런 감상에 잠기다가 문득 든생각이,
아무리 웃으며 마무리를 지어도, 그냥 따로 숙소를 잡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군요. 같이 쉐어하는 금액어로는 웬만한 좋은 호텔 숙소 잡는데도 전혀 문제 없는 금액이기도 하구요...
오후 4시경 그친구에게 연락을 하고는, 짐챙겨서 다른 호텔 잡아 옮겼습니다.
너~~~~~무 좋았어요. ^^ 마음 편한 여행이 제일인가 봅니다.
정말 웃기게도, 3째날(즉 호텔 옮긴날) 만나기로 했던 태국 친구가 있는데,
호텔을 옮겼으니 나를 픽업하러 그쪽으로 오라고 다시 연락했더니, 황당해 하며 웃더라구요.
지네 회사 건물 맞은편에 있는 호텔이라며... ^^;;; 이런 우연이...
(앗.. 호텔은 시암역에서 스카이트레인으로 4정거장 떨어진 올 시즌스 호텔 이었는데요, 너무 맘에 들었습니다.)
호텔 체크인 할때, 약간의 카드 결제 해프닝이 있었어서 1박이긴 하지만 매니져가 미안하다며 룸도 좋은데로 업글해줬어요.
마지막 밤에 잠깐 머무는 거긴 하지만, 너무 편한하고 좋았습니다.
옮기길 백번 잘했단 생각들구요. (담번에 방콕 가도 그 호텔 가려구요. ^^)
여기까지 입니다.
저는 처음 보는 사람과 숙소를 쉐어하는 게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물론 배낭여행 가면서 게스트하우스나 돔에서 생판 모르는 사람과 방을 같이 쓴 경험은 많지요.
하지만 호텔을 누군가 둘이서 함께 쉐어한다는 것은 단순히 게스트하우스에서 여행객을 만나 같이 숙소를 쉐어하는 것과는 차원이 전혀 다릅니다.
아예 처음부터 "숙소쉐어"에 철저하게 룰을 만들었으면 다를수도 있었겠지만요.
마지막 날 밤, 나중에 든 생각이 호텔에 묶을 거였으면 그 돈으로 혼자 이렇게 편안하게 묶을 수 있었을 것을, 왜 그랬을까 싶더군요.
아마도 숙소뿐 아니라 누군가 함께 할 여행 동반자도 그리웠어서 그랬던거 같아요. 저 뿐만 아니라, 그 친구도 그런 생각으로 숙소 쉐어를 한 거였을테구요.
여하튼, 저나 그 친구나 그동안 긴시간은 아니지만 참 힘든 시간이었어요.
여기서 마지막 정리!
다들 저나 그 친구처럼, 숙박비도 아끼고 외로움도 달래려고 숙소를 쉐어하려 할거예요.
운이 좋게 서로의 코드가 맞는 멋진 상대를 만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으니 신중하게 생각해서 잘 선택하시기 바래요~ ^^
그리고 숙소를 옮긴 그 이후 나의 여행은... ^^
차라리 잘 되었다싶긴 했는데, 결과적으로 대박이었습니다.
태국 친구랑 같이 만나서 돌아다닐때, 그 친구랑 어떻게 해야 할지 혼자 걱정했었어요. 태국 친구는 제 절친한 대학원 동기라서 서로간에 할얘기도 많은 상황이었어요.
하지만 숙소를 쉐어한 그 친구는 영어가 통하지 않아서 같이 셋이 다니면 어찌해야 하나, 셋다 불편한 상황이 벌어질까 살짝 고민하기만하고 그냥 상황에 따라 편하게 행동하자 싶었는데... ^^;;;
편안하게 태국 친구 둘이서 만나 친구 선물도 주고, 친구가 아는 아주 앤틱한 태국 레스토랑 가서 정통 태국 음식도 먹고...
태국 친구의 친구 무리들과 함께 제 호텔 근처에 위치한 또다른 친구의 집에 놀러가서 마당에 테이블 깔고 새벽 2시까지 음악듣고 보드카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하며 놀고...
그리고 마지막날(어제), 태국 국경일이라서 자기 회사 안간다며,
태국 친구가 호텔에 와서 체크아웃 하는 거 도와주고, 밤 12시 비행기였는데,
그동안 아껴두었던 사원 투어를 친구가 같이 데리고 다니면서 놀아줬어요. ^^
강변 시장에서 점심밥도 먹고, 같이 배도 타고, 근사한 레스토랑서 저녁도 먹고... 밥계산도 친구가 다 하고.. .ㅠ.ㅠ (저를 빈대라고 생각하진 마시길.. ^^; 친구 홍삼 절편을 비롯하야 선물들을 바리바리 싸가기로 하고, 제가 계산하려 할때마다 친구가 요령(?)피면서 지가 계산하는 바람에.. ㅡ,.ㅡ)
마지막 감동은, 비행기 밤12시 비행기니 지네 집에 가서 샤워하고 가라고...
나 때문이 아니라, 내 옆에 앉아갈 기내 승객을 위한 배려심이라면서..
그렇잖아도 하루종일 강가 주변과 사원을 다녔더니 끈적 끈적했는데, 그말에 완전 고마워서 염치 불구하고 친구네로 따라갔어요.
친구네 집에 가서 샤워하고 간식 먹으며 쉬다가, 시간 맞춰서 친구가 공항까지 데려다 줬습니다.
친구 덕에 편안하게 친구차로 움직이며, 지도나 론리플랫닛 여행 책자 없이도원하는 곳으로 움직이고... 옛날 공부할 적 시절 감상에 서로 즐거워 하고...
공항에서 빅허그 하고 헤어지는데 눈물이 나더군요.
너무 사랑스러운 내친구!
사람때문에 힘들고, 사람때문에 너무 기분이 업되어서 마무리된 그런 여행이었습니다.
마음에 여유만 가지면 여행이 한단계 업그레드 될거예요.
이번 여행에서 저도 참 많이 부족한 사람이구나라고도 느꼈고,
그리고 참으로 나와 다른 사람이 이세상에 많구나도 느낀 그런 여행이었어요.
여하튼 여행의 마무리가 좋으니, 모든게 다 좋게 느껴지만서 방콕 떠나기가 싫었어요.
다들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여행, 혼자 여행하든 누군가고 함께 하든 나를 좀더 버리고 세상에 맡기며 편안하게 여행한다면, 결국엔 그게 나에게 득이 되는 여행이더군요.
사실 나이를 무기로 제가 못되게 즉, 못나게 굴수도 있었는데,
오히려 여행지라 마음이 약해지더라구요...
상대방은 또 얼마나 힘들까 싶기도 하구요.
여러분! 즐거운 여행 준비하세요. 그리고 혼자 오신 좋은 분들도 많으니 너무 걱정도 마시구요.
외로워도 좋고, 함께여도 좋은게 여행인것 같습니다.
외롭게 되면 나와의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생겨 좋고,
함께면 즐거움을 나눌 수 있어 좋고...
혹시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이 이글을 보시는 거라면, 참으로 부럽네요. ^^
잘 다녀오시고 좋은 추억들 만들어 오시기를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