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2일 방콕 씨암 스퀘어 사기 경험담.
Vanper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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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29 17:28
요약
1. 방콕 씨암 스퀘어에서 싱가폴에서 방금 도착했다는 여자가 길을 물어보며 접근
2. 대화가 이어지고 새로운 친구에게 주는 선물로 지갑을 만들어 주겠다며 내 신용카드를 보여달라 함 (사이즈 측정용)
3. 독창적 디자인을 생각하라는 핑계로 내 주의를 분산시켜 놓고 신용카드를 그 여자가 챙김. 그리고 내가 화장실 간 사이 도주.
4. 피해액 980 바트. (지급정지 신청을 바로했음에도 불구 최초 결제는 막지 못했음)
5월 22일 방콕 씨암 스퀘어 푸드 코드에서부터 시작된 일입니다.(저는 남자입니다)
혼자 여행왔고 등에 작은 크기의 배낭을 맨 채 팟타이 판매처를 찾아 가게마다 걸려 있는 메뉴판을 두리번 거리고 있던 도중 어떤 여자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무심코 지나쳤지만 그 여자가 저를 쫓아와 말을 걸더군요. 차이나 타운을 가려면 BTS Line 무슨 역에서 내리면 되냐는 질문 이었습니다. 그래서 배낭에 있던 지도를 꺼내 보여주며 택시를 타라고 추천 해주었지요.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며 근처 자리에 앉아서 얘기하자고 하더군요. (시간이 5시경 되어서 푸드코트에 빈 자리가 꽤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싱가폴에서 여행온 관광객이며 방금 방콕에 도착했다고 하더군요. 숙소는 씨암역 근처의 노보텔이라고 했습니다. 약간 파인 상의를 입었고 여행 복대를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키는 매우 작았으며 (150 초반 정도) 피부는 한국인 정도로 하얬습니다. 자신을 중국계 싱가폴인이라고 했구요. 영어가 굉장히 유창했습니다. Native 수준의 발음과 억양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보통 싱가폴인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는 도중 제가 같이 차이나 타운에 가서 저녁을 먹자고 권했고 그 여자는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일단 목이 마르니 뭘 마시고 싶다고 하더군요. 스타벅스가 혹시 있냐면서요. 그래서 씨암역 근처의 스타벅스로 향했습니다. 음료를 사주더군요. 그러면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자신은 IT 쪽에서 일했는데 현재는 실크 디자이너로 일한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오늘 도움도 감사하고 새로운 친구를 만들어 기쁘다며 선물을 하나 하겠다고 했습니다. 자신이 실크로 지갑을 직접 만들어 선물 해주겠다고 내년에 서울 갈 일이 있는데 그 때 전달하겠다고 하면서 지갑에 들어갈 카드꽂이 디자인을 위해 제 신용카드를 보여달라고 했습니다.
신용카드를 보여주니 사이즈를 측정하면서 저에게 독창적인 지갑 디자인 (색상, 전체적인 윤곽 등)을 생각해 보라며 주의를 끌었습니다. 거기에 몰입하는 사이 제가 카드를 전달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말았죠. 그리고 차이나 타운을 가자고 스타벅스를 나와 택시를 타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제가 화장실을 가겠다고 하니 씨암 파라곤 쇼핑몰 정문에서 기다릴테니 갔다오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돌아와보니 그 여자는 사라졌습니다.
신용카드가 그 여자에게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카드 지급 정지 신청을 하는 도중 결제를 하나 했습니다. 다행히 그 여자가 최초 결제한 금액은 980 바트 정도라 피해금액은 미미했습니다. 다만 이런 일은 처음 겪은 일이라 심적인 충격이 크더군요. 더군다나 그녀와의 대화도중 방콕에 사촌이 있다고 그에게 연락을 한다며 문자를 보냈던걸 떠올리면 더욱 아찔했습니다. 일행이 있단 이야기 아닙니까? 사촌을 잠깐 본다며 사라지는 수법으로 카드를 가져갈 수도 있었지만 일행과 제가 함께 합류할 수도 있었던 상황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단순히 카드 도난으로 끝나지 않고 더 심각한 일이 벌어졌을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너무 무섭더군요. 그래서 항공편 일정을 앞당겨 예정보다 3일이나 일찍 한국에 왔습니다 ㅠㅠ
사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수상한 게 한 두가지가 아니었지만 제가 경계심을 너무 쉽게 풀어버리는 바람에 일이 꼬이고 말았네요. 처음부터 두리번 거리는 배낭 여행객에게 길을 물어보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일이지요.
이 글 보시는 모든 분들은 이런 거 조심하시구 매력적인 태국 여행 잘 즐기시길 바래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