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란... 3 - 흐린 가을하늘에 편지를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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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란... 3 - 흐린 가을하늘에 편지를 써...

포맨 14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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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점점 실없이 되어가면 저런 사진도 올리곤 합니다.
다른각도에서보면 약간은 그로데스크 합니다...
 
.................................................................................................
언제적 이야긴지는...
최근일수도 예전일수도 있습니다...
기억이 사그라들면 시간개념이 없지요...
 
 
 
언젠가 공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김포공항이던가 싶은데,
그때 공항청사 바깥으로 나와서 담배 한모금 빨며 하늘을 보았습니다.

우측 공항보안기관 사무실들이 몰려있는 건물 앞 나무들이 노랗고 빨간거 보니까
그때도 가을이었나 봅니다.
(그놈의 건물은 보기도 싫습니다. 얘기? 안할랍니다...-_-)

담배한대 피고 청사로 들어가서 환전...은 절대 안하고...
거만하게...
천천히 배낭하나 쥐어들고 출국장대기줄에 섰습니다.
좌우에는 지지배배...재잘재잘...

우측...
뭔 깃발하나 앞세운...단체로 배낭여행가는 대학생들이랑...
(단체로 가는것도 배낭여행이냐? 어르신들 단체관광이지...)

좌측...
왠 애들이 이리도 많이 가?
아항...조기유학인지 굴비연수인지 가는 강남구 역삼동 캡짱초딩학교 어학영재반들이구나...
어라...

핸드폰은 죄다 하나씩 들고 있네...
-어느분이 그러더군요....70명 인솔해서 뉴질랜드 어학연수 갔는데...
핸드폰은 71개가 따라오더라는...ㅜㅜ
뉴질랜드 사람들이 왠 애들이 핸드폰을 다 가지고 있냐...묻길래...딱히 할말이
없어서 ...
얘들 말이죠...
방과후에 죄다 벤처사업을 하기 땜에 핸드폰이 필요하다...라고 했답니다...-_-; -


하여간
출국 수속을 끝내고 출국장에 앉았다.
늘상하는거지만...

본연의 자세...
배낭 옆구리에 차고 반쯤 비스듬히 누운자세로 지나는 사람들이나 구경하는데...

딱 눈에 들어노는 처자가 있었습니다.

니트 베레모를 쓰고...
빨간 양피자켓에...
청바지...
옆구리에 차는 학생가방...

뭐...간단히 말하자면...
포맨 패션하고 정반대의 인종이란거죠...

그대로 수업들으러 들어가는 대학생패션이라면 맞겠습니다.

김포출국장 가보신분들 아실겁니다.

주기장,활주로하고 유도로, 군데군데 잔디밭, 멀리 야산이 보이고...
더 멀리 군사요충인 뭔 산 하나가 크게 보이고...
한마디로 황량하죠. 가을이라면 말할것도 없고...

하여간 창밖에 경치랑 창안의 여자랑 번갈아가며 보고 있었습니다.
딱 예뻐서 보는것은 아니지만 뭔가 침울한 분위기로 앉아 있더군요.

원래 공항은 항상 싸구려 티켓만 찾아댕기는 포맨의 거점입니다.
싸구려 판이 다 그렇듯 싼티켓의 장점은 연결편 제대로 없어서 대기시간길어...
오밤중에 떨어져서 택시비 아까워 공항서 한 숨자...
반대로 오밤중에 떠나기 땜시 공항까지 갈길이 막막해서 일찍 도착해 있어...
아니면 주구장창 대기하고 있다가 자리 해약한거 나한테 팔어...
물론 싸게...빈자리로 가느니 허름한놈 하나 태우지 그래?
없어? 아니면 내일오까?...내일도 시간 많은데...
......
뭐 이러느라고...

유심히 지켜본것은 딱히 이유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그냥 뭔가 심상치 않아서 였죠...
전화기를 꺼내더군요.

나즈막히 입을 가리고 통화를 하더군요.
급기야...
전화를 접더니...
어깨를 들썩입니다. 그려...

이때부터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칩니다.
남자에게 차인게 아닐까...
같이 유학가자는데 일이 꼬여서 여자만 가는게 아닐까?
(이런사람들 꽤 있지요...유학생들이 결혼해서 같이 나가는거...)

고개를 들썩이고 있습니다.
우린 압니다. 울고 있다는 것을...
우린 모르는게 없습니다.
...
자...
아리따운 처자...
고개들어 날봐요...(혼잣말...)

...오...신통합니다. 리모트 컨츄럴이 제대로 먹히고 있습니다.

아...
눈물이 방울방울...
우는 여자도 이렇게 보니 참 아름답습니다.
포맨이 하고 눈길이 마주치자 황급히 고개를 돌립니다...

새삼스럽게 부끄러워하긴...           
 
우린...죄....알고 있어...

이루와 나으~ 용안을 바라...
...왜 우느뇨?.....
(....물론 혼잣말...)


가을이라 그런가...
뭔가 사연이 있겠지...

가방...을 보니...
초행길이 아닌것 같더군요.
현지에 연고가 있거나 귀국했다가 가는 경우인듯 싶습니다.

이런...
시간이 다 되었나 봅니다.
쫌만 있으면 고민상담 들어갈 차례 였는데...
가방에서 여권이랑 티켓봉투를 꺼냅니다.

빨간 단풍잎인지...플라타너스인지...거 왜 잎사귀 대빵 큰 그림이 그려져 있는...
에어 캐나다 군요...

함초롬히 게이트로 가더군요.
아...

뒷모습은 또 왜이리 예쁘냐...

(이런~ 포맨에겐 나도 알지못하는 하이에나 기질이 있었단 말이냐...-_-)

게이트가 가까워서...
들어가는모습이 빤히 보이더군요.

손으로 입을 막은채...
고개를 푹 숙이고...

왜 이리 애처로워 보이는거냐...

서서히 통로로 사려져가는 처자...

가는거냐?....?
진짜냐?....정말로 가는거냐?........
(물론 혼잣말...)
....

음...
완존히 갔군...

.......

다시 창밖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멀리 야산이 울긋불긋한게 눈에 보이더군요.
아까까진 안보였는데...
 
그새 단풍 든 거냐?
글고 하늘은 왜 이리 흐린거냐...

근데말야...
나하고 아무런 상관도 없는 아가씨 일에 왜이리 관심을 보이는거지?

가을타는 건가?
....................................................................................
포맨이도 달콤한 빨간 메이플시럽의 나라가 아닌...
코코넛을 머리에 맞고 졸도하는 나라로 갈 시간입니다.
 
저기...트랜짓 데스크가 보입니다...
문득 ...그렇게 하고 싶어졌습니다...
 
...발권데스크 아가씨...

이 티켓 좀 바꿔주면 안될까...
......
에.어.캐.나.다.루...
-_-

흐린 가을하늘에...편지를 써....
 
14 Comments
세일러 2012.10.28 00:24  
가을비까지 차갑게 퍼붓고 난 후, 서늘해진 기운 때문일까요?
포맨님 문장이 전에 없이 감성 넘치고, 가을 정취가 물씬 풍깁니다.
서정미 만점 문장과는 달리, 내용은 알맹이가 왠지, "인연이란"의 취지를 다소 무색하게 합니다.
에어캐나다.
행여 비행기표 바꿔줬으면 좋았겠지만.
"성실한" 후속편 기대합니다. ㅋ
포맨 2012.10.30 00:13  
'성실할 의무'는 없지 말임다.
'실성할 얘기'는 있지 말임다.

인연이란게 꼭 핑크빛 난무하고 하트뿅뿅 날라다니는게 다는 아니지 말임다.
담편은 말레이시아 간호사와의
찐한.....

"우정" 얘기로 할까함다...ㅋㅋ
시골길 2012.10.29 02:05  
你好~!
사진에서 제일 왼쪽이..당첨~!! ♥♥♥
사물을 바라보는..감각과 애정은 전혀 싸구려가 아니신
노숙인연맹 총재니임~!! ^^
포맨 2012.10.30 00:15  
모택동간자 쓰면 못알아봅니다.
갑골문자 기원인  정자로 써 주세요^^

칭찬릴레이로 잘나가시다가 갑자기 신분이 탄로나니 상당히 머쓱합니다...ㅋㅋ
시골길 2012.10.30 21:53  
요새 중국땅 변방의 대도시에서 오전엔 한족 여선생불러서 무려 2시간씩 빡세게 모택동 간자에다가
혓바닥 쥐나게 외계발음 숙성중입니다..ㅋㅋ
포맨 2012.10.31 00:23  
아 그러시군요...
더듬거리며 읽을수는 있는데 워낙 뮤탄트한자다보니 본문하고는 뜻이 동떨어지게 해석되더군요...
일본어는 한자하고 조사만 알면 어느정도 신문볼수는 있지만...마오체는 적응이 아직 안됩니다...
 
번득(이모티콘 번개)...-.-a
그렇담 전에 어디선가...혹은 최근말고도 글로나마 (광케이블상으로도) 얘기를 나눈적이 있을것 같습니다.
kairtech 2012.10.29 19:11  
옛날
대한항공 미국가는비행기  중간에 알라스카에 내려 중간급유하며갈때
옆자리처자에게 미쳐서  알라스카에서 따라내리려다
돌지난 딸래미얼굴이떠올라  차마 실행치못하고  시카고로간 기억이 납니다
아마 그때 알라스카에 내렸다면  아마  게잡이배타다  북해에 빠져죽었을거같은생각이...
포맨 2012.10.30 00:24  
뱅기얘기하시니...
저도 지나가는얘기...

말레이항공이었는데 재밌는 승무원이었습니다.
밥시간에...묻더군요... 치킨라이스하실래여? 비프라이스하실래여?
비프....

그러자 혼자 중얼거립니다...
'치킨이 맛있는데.....'

코타키나발루 경유하면 밥을 한번 더주죠...
커리라이스드실래여? 피쉬뭐 어쩌고 드실래여?...

커리....

그러자 예의...혼잣말...
피쉬가 더 맛있는데... 중얼중얼...

웃겨서 혼자 쿡쿡거리는데 옆자리의 내내 뚱하던 화교가 이상한놈 보듯이 하더군요.
... 명찰을 보니 한국인 승무원이었습니다...
후속얘기가 있으면 이것도 인연이란 시리즈가 되겠지요...^^
커하이미쾀쑥 2012.11.13 03:55  
게자비 배타다 북해에 빠져죽었을거 같다는 말에 웃음이 ㅋㅋㅋ

다행입니다.  따라 내리지 않으셔서요 .
장화신은꼬내기 2012.10.30 01:06  
가을 남자 포맨님 안녕하세요?
 훈남이신데요 ㅜㅜ
 눈부신 햇살에 찡그린 표정 ...
 전 노숙인 번영회회장님이라 옥동자 비수무리할 줄 알았는데
 귀공자다운 외모랑 전혀 어울리지 않는디요 ㅎㅎ
 시린 겨울 오기 전에  용안을 뵙겠네요
 부회장님도 조만간 알현했으면 하는 바램이 ...
 말레샤 언니랑 핑쿠빛 우정 기대합니다 ^^ 닌자거북총무 올림
포맨 2012.10.31 00:17  
왜...저 찌푸린친구가 다들 저라고 생각하실까요...
그거시 알고 싶습니다...
흑...
후회없는사랑 2012.11.02 05:31  
흐린 가을하늘엔 고백을 해보심이 :)
포맨 2012.11.06 01:27  
하늘에 고백하면요.....

하얀 옷을 입은사람들이 다가와....이런말을 하곤하지요...

약먹을 시간입니다...~
커하이미쾀쑥 2012.11.13 03:56  
안녕하세요
에어케나다로 표를 구해 타셨는지요?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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