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란...1 -헤어드레서
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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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20 23:10
멀리 사라져 가는 곳이 타이 동남쪽 끝... 핫렉... 꼬꽁가는길...
intro
그동안 여행다니면서 느낀게 하나있다면...
여행의 반은 사람만나기란 점입니다.
굳이 코스모폴리턴을 자처하지 않더라도...
만나면 좋은 친구가 될수 있지요.
그런 이야깁니다...
나는 달리는 배위에 있습니다.
아랫층에는 서양인 몇명이 타고있습니다.
업퍼덱에는 아무도 없군요
햇볓에 타거나 말거나 주의자라서요...
오늘중으로 뜨랏(trat)까지 갈수있을까....
속도가 내가 개끌고 달릴때랑 비슷하군요...
이러다가 삘(?)받으면 퍼지는게 타이보트입니다.
아 버스도 종종 그러는군요...
암튼...
독차지하고있던 윗칸에 커플이 올라옵니다.
승선할때 눈인사만 나눴던 서양커플이군요.
왠지 공간을 침범당한 느낌입니다.
남자친구는 수염에 루즈한 편한 셔츠인거 보니 나름 현지화될정도로 여행관록이 있고 나이가 좀있어보이는데
여자친구도 좀 어려보이지만 나름 여행에 일가견있는 포스고...
그 짧은 시간동안 나만의 서니사이드... 낙원의 침입자를 스캔합니다.
혹시 아무도 없는줄알고 둘이 오붓분위기 만들고 싶었거나
진보된 일광욕(?)이라도 하고싶었던건지도 모릅니다.
..............그럴거면 나는 없는셈 쳐도 되는데...
눈감고 있으까?
...
다시한번 서로 눈으로만 빙긋 웃고맙니다.
난간에 편하게 앉아 둘이 나근나근 비음으로 대화합니다.불어같군요.
2:1....이 넓은 공간에 달랑 세명...
어색함을 타게하려함인지...
남자쪽이 물어옵니다.
어디가?...
뱅콕
...나도 한번 꼬아보자...
그러는 너는?...
꼬꽁...
그때는 핫렉에서 꼬꽁까지 배로가야할 땝니다.
아니다를까...
진정한(?) 여행자끼리는 서로 스캔하며 여행관록을 탐지하지요...
초행길인지...중년남자는 루트에 대해 물어옵니다.
긍까...배삯은 대충얼마... 바가지쓰지마...
주의사항?
니들 자고있으면 나같이 생긴 놈이 배안에서 배낭뒤진다...
여자친구가 배시시 웃으며 민소매티를 올리며 복대를 보여줍니다.
지금은 피어싱이 흔하지만...그때 배꼽피어싱을 처음봤습니다.
상당히 이질적으로 다가옵니다.
대화가 일순배쯤돌고...그제서야 통성명을 합니다.
남자는 벨지움...이름은 .....아싸...
...관심없고...
여자친구는 파리에서 온 헤어드레서라네요...
(난 헤어드레서라는 단어가 있어보이려 국내에서 만든말인줄로 알았음)
...
거북이 배안에서 시간도 많은데....
나름 쁘레따포르떼 유행의 첨단 헤어스탈을 프랑스 미용사에게 직접 지도편달 받을수 있었는데...
가위가 없다네...
...분하다...
남자친구가 아까 배낭얘기를 했더니 갑자기 걱정되는지 아래칸으로 내려갑니다...
여친은 따라가지 않네요...
물어보진 않았지만 둘은 보나마나 여행지에서 만난 사이일겁니다.
흔히들 그러하니까요..길맞고 맘맞으면 같이다니고...
딴사람 생기고 길갈리면 쿨하게 바이바이...
...우린 죄 압니다...
그래서 먹고싶은 것도 많습니다.
약간 어색해지기려하네...
주섬주섬...
아까부터 봐둔 대나무 낚싯대에
조그만 카라비나 하나 달고...(가라앉혀야하니까...)
미끼가 없으니 은박껌종이 하나 낍니다.
일종의 바다루어인데
달리는 배므로 졸지에 트롤링 비슷한 장면이 연출됩니다.
포맨...정말 할일없나 봅니다.
타이 어느섬에가도 프링글스 하나면 빠져도 안 가라앉을만큼
"얘"들이 바글바글몰려온다...
마치 마트 깜짝세일에 아줌마들 몰려가는것처럼...
...배고파?...
역시나 아무소득이 없지만...
'남'의 여자친구는 매우 흥미롭게 바라봅니다.
남친 안따라가?
배시시...잘도 웃네요.
같이 멋적게 웃어줘야죠 뭐...
묻지도 않았는데...
지금의 남자를 어디서 만나서 어떻게 다녔는지...
서양인 특유의 장황한 제스춰로 친절하게 설명합니다.
매년 두번찍 동남아를 다니는거 보니 정말 태양을 사랑하나봅니다.
포맨족은 추운거 싫어서 동남아 오는데...
우린 리액션의 중요성을 알지요......만...
자꾸 민소매안에 빨간 수영복과 들썩거리는 배꼽피어싱이 눈에 띕니다.
선글라스 안꼈으면 좀 민망했겠습니다.
밤색머리칼에 비음섞인 음성...
시장에서 흔히 볼수있는 은붙이 팔찌와 켈트십자가모양의 목걸이...
둥둥걷어올린, 적당히 워싱된 청바지...
카오산에서 산것같은 20밧짜리 슬리퍼...
팔에 적당히 있는 솜털...
으...우린 팔에 털난여자 싫은데....
뭔가 얘기를 제법한거 같은데...
아직도 여행용 남친(?)은 안 올라 오네요...
신발을 들고 당기는게 눈에띕니다.
젖어서 담을데가 마땅찮아 들고다니며 말리는중이라네요.
마친 예비로 가지고 있던 새잡낭이 있었습니다.
속옷이나 신발...빨랫감...기타자질구레한거 담을때 요긴한것이지요.
메신저백같은게 없으면 하루짜리 소지품 백으로도 쓸수있습니다.
여행자주하시는분들은 아실겁니다.
포맨은 이제 홍콩으로 돌아갈때가 되었으니 필요없지요.
여자들은 역시 선물에 약합니다.
작지도 않았던 입이 귀에 걸리네요...
헤이포맨...
나 한국사람은 처음이니 사진한방찍자...
졸지에 어느 프랑스여자의 한국인 첫만남 증빙모델이 됩니다.
(포맨도 그 아가씨와 찍은 사진이 하나있는데...태국선원이라해도 믿겠습니다...-_-)
못느끼고 있었는데...어느사이엔가부터...
이 아가씨는 투덜대기 시작합니다.
"캄보디아 여기보다 더 덥겠지?.."
"...응....뎀damn 핫이야..."
"더운건 싫은데...."
(지금 니 팔뚝은 벌겋다....뭔소리...)
투덜투덜...
어느사이 선착장에 도착합니다.
역시 뭔가 하는데 시간이 빨리갑니다.
그 커플과 일별하고
램응옵 선착장 잔교에 대기하는 바가지 썽테우는 쿨하게 무시하고 잔교를 걸어갑니다.
잔교끝에 다다랐을무렵...
대기하는 노선 썽테우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덴 얼마걸리지 않습니다.
뒤에서 뭔가 빵빵....
안봐도 압니다...
'너 거기 백날있어봐야 뜨랏가는 썽테우 없으니 이거타라...'
라는뜻의 클랙슨소립니다.
그것보다...
뒤에 나무난간사이로 뻗어나온 두손의 아우성이 보입니다.
그녀로군요...
하는수없이 배낭 올려붙이고 타야지요...
이 프랜치 아가씨의 환영이 반갑긴합니다.
역시나 이 빌어먹을 썽테우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선착장이란 선착장을 다 돌고있군요.
그 벨지움 여행용 남친은 다른이들과 영어로 항의하다가 기사가 들은척도 안하자 불어로 뭐라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욕같군요...
그러고보니 그 크로와쌍만한 섬에서든 여기서든 동북아 인종은 늘 혼자입니다.
뭐 동남아에서는 늘상있는일입니다.
겨우겨우 뜨랏메인로드에 다다릅니다.
배낭을 틀어쥐는 포맨에게...
...배 안고파?...
다른때같았으면 간단한 카우팟이라도 먹겠지만...
저 포커페이스 '여행용 남친'이 좀 껄끄럽습니다.
동양적 사고방식이지요...
"미안한데.. 5시간을 가야해서......
뭐 니들은 밤새도록 가야겠지만 말야..."
아...그러고보니 씨하눅빌 지도가 배낭에 있습니다.
사실 거긴 지도도 별로 필요없는 동넵니다...
들고다니는 배낭이 늘 똑같으니 지도도 여러장있지요...
남친은 예의 그 무표정한 얼굴로 땡큐...
여행여친이 함께 캄보디아 가자는 제안을 해도
포커페이스로 가만히 있는군요...
얼마못 갈 사이같습니다...
포맨은 홍콩가는 비행기를 타야합니다.
안그랬으면 갔을지도 모르죠...
행선지 수시로 바꾸기가 포맨주특기입니다.
서로 잠깐의 만남을 조금씩 아쉬워하며 작별을 하고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콜라와 간단한 요기를 합니다.,
뜨랏은 두개버스회사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영업을 합니다.
빠른걸로 타야죠...
꼰쏭 에까마이...하나...저번에 어느 멍청한 아가씨가 꼰쏭머칫마이(북부터미널)로 주는 바람에 고생했어...
쾌적한 버스를 독차지하고 앉아서 거리를 내려다봅니다.
'항공편 연기하고 갈걸그랬나...
하지만 여행친구는 어차피 여행친구로 끝난다...'
어느새 출발한 버스는 크게 회전하며 시장통을 돕니다.
그러다가...
시장 노천식당에서 낯익은 얼굴들을 발견합니다.
프렌치 헤어드레서가 나를 발견했나봅니다.
예의 뻗은손으로 아우성...
잘가라는 얘긴지...내리라는 소린지...
둘은 손을 흔들지만...하나는 보기만할뿐 흔들지 않습니다.
저 벨지움 포커페이스 녀석...
....
어지간히 내가 못마땅했나 봅니다...
나도 니가 첨부터 맘에 안들었어...
너만 아니었으면 최신 파리스탈로 머리할수 있었어...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