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중에 만나는 한국인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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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중에 만나는 한국인업소

bakshish 0 439
여행에 관한 몇몇 싸이트들을 읽다 보면 한국인업소에 대한 비난들이 심심찮게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태국의 홍익인간, 만남의 광장, 히포, 리장의 사쿠라카페, 델리의 K2 등등.....

글을 올리는 사람은 거의 모두가 익명을 사용하며 상황판단이 되지 않는 극히 주관적인 몇 가지 사례와 함께 "배가 불렀다", "우리 모두 가지 맙시다.", "한국인은 안 된다. 같은 민족으로써 부끄럽다." 라는 말들로 끝을 맺더군요. 사실 아주 드물게 실명을 사용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객관적이고도 구체적인 사례가 있어 그 글만 보아도 공감이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쨌든 그 비난 내용들은 대개 2가지로 요약이 되는데, 비싸다는 것과 불친절하다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중국배낭싸이트인 '자린고비'에 요즘 사쿠라카페에 대해서 몇 가지 글들이 올라오더군요. 상호가 왜색이며 일본인들에게는 친절하고 한국인들에게는 불친절하다는 것이 그 주된 내용이었습니다.(사쿠라카페는 운남성 리장에 있는 숙소겸 식당으로, 론니플래닛에 음식 맛에 대한 평가가 '엑설런트'로 나오는 바람에 '허연스'들과 일본인들이 많이 온다고 합니다. 중국인이 사장으로, 그 부인이 한국인이며 벽에는 태극기가 걸려 있다고 합니다.)

아랫글은 '자린고비'에 바회님이 "제발 이제 험담은 그만...."이라는 제목으로 올리신 글입니다.(양해 없이 퍼와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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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한심하단 생각이 드는군요. 여기 많은 사람들이, "한국인이면서 일본인에게
더 친절하다", "왜 상호명은 왜색풍으로 했을까....".라 하시는데, 왜 여러분들은
외국에서 힘들게 태극기를 걸고 장사하는 한국인을 한번 스쳐간 인상으로 함부
러 얘기하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군요. 얼마나 많은, 스쳐 가는 사람들의 가시 박
힌 말들이 사쿠라카페의 그 분을 아프게 했을까....,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사소
하다 생각하는 수군거림에 그분을 한국사람이면서 한국사람을 피하게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같은 한국인으로써 정말 부끄럽습니다.

제가 가본 사쿠라카페는 아담하고 작은, 그다지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외국에서
오랜만에 한국음식을 반갑게 먹을 수 있는 포근한 곳이었습니다. 그냥 그곳은 한
국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뭘 그렇게 많은 것을 기대하시는 거죠? 혹시 한
국사람이란 말에 뭐 버선발로 뛰쳐나와 상이라도 거하게 차려줄 줄 알았습니까?

그리고 그곳 사쿠라에서 경영하는 게스트하우스는 그곳에서 가장 싼 편입니다.
다인방은 10원..3인방은 15원...그곳 역시 다른 곳과 그렇게 틀리지 않는 그냥 배
낭여행객이 며칠 묶어가기에 불편하지 않은 그런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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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그렇게 많은 것을 기대하시는 거죠?"라는 바회님의 한마디가 정말 공감이 가는 말씀이었습니다.

우리는 참 정이 많은 민족입니다, 때로는 그게 지나쳐 상대방으로 하여금 당혹감을 느끼게 할 정도로....

'허연스'들처럼 자유분방하면서도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물론 그렇지 않은 넘들도 많이 있지만)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로서는 그에 비례해서 섭섭함에 대한 애증의 강도나 표현방법도 증폭되기가 일쑤인 것 같습니다.

여행고수가 아닌 일반 여행자들이 한국인업소에 들어갈 때는, "언제 왔느냐?" "어디서 오는 길이냐?" "어려운 점은 없느냐?" 등등 여러 가지를 살펴주기를 기대하거나 아니면 같은 민족으로서의 약간의 관심표시를 바라는 마음이 없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옛날 홍익인간은 무뚝뚝하기로 소문이 났죠. 여러 가지를 물어주고 도움을 줄 것으로 잔뜩 기대를 하고 갔는데 정작 홍익인간의 입구를 들어서니 책을 보거나 대화를 하던 사람들이 힐끗 쳐다보고는 자신들의 일상으로 돌아가 버리는 황당함을 겪어 보신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썰렁한 가운데 몇 가지 질문을 하니, 자세하고 친절한 대답을 해주더군요. 홍익을 베이스캠프로 삼고 며칠을 들리다보니 그곳의 분위기에 적응이 되었습니다. 수시로 여행자들이 들러, 내가 던진 질문과 꼭 같은 질문들을 하는데도 그때마다 일일이 상담을 해주시더군요. 현재의 홍익인간은 옛날보다 훨씬 더 많이 마음의 문을 열어 주는 곳 같았습니다. 남의 입방아에 몇 번 오르거나 '억'하고 뒤통수를 맞게 되면 한겹 커튼을 칠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나는 홍익인간에서, 경제적인 목적보다는 선배여행자로서 자신의 삶을 자신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그런 분들을 만나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외국에서의 한국인업소, 특별한 배려를 기대한다면, 그것이 충족되지 않았을 경우에 특별한 섭섭함을 갖게 되죠. 비싸다거나 불친절하다고 느끼면 다른 현지업소의 경우처럼 가지 않으면 그뿐입니다.

그렇지만 경험이나 언어에 문제가 있는 초보 여행자들은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음의 문을 스스로 열고 다가서면 더 고급의, 더 많은 정보와 정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두서없는 저의 말을, 여기 홈의 '홍익인간' 코너에서 본 글로 대신할까 합니다. 어떤 여행자가 남긴 엽서에 있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말들이 많지만 상황은 자신이 만들어 간다고 생각합니다....그들이 먼저 손내밀 준비만 되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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