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성균관스캔들에 빠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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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성균관스캔들에 빠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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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대에도 청춘들이 살았고 그들이 지금의 우리와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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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휴...  오랜만에 드라마 보다 울컥..

 

꽃미남 목적으로 보기 시작한 드라마가.. 왜 이렇게 사람의 맘을 아프게 하는지..

 

금난전권을 둘러싼 노론세력과 정조,  남인과 노론,소론들의 얘기를 보면서.. 답답했다가 후련했다가...

 

오랜만에 드라마를 보면서 ' 잘 산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 그들이 무엇을 바꿀 수 있겠는가' 라는 노론의 말에도 공감이 갔고..

 

' 노론의 아들로 산다는건 네 생각처럼 쉬운일은 아니다' 라는 선준의 말도 일리가 있고..

 

' 우리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할지도 몰라. 그래도 잘한 일은 잘한 일이다'라며 서로를 보듬어 안는 청춘들
 
이라니.... ㅜ.ㅠ

 

그 시대에도 청춘들이 살았고 그들 역시 현재의 우리와 다름없이 자신들만의 이상향을 꿈꾸다가 시대에

좌절하기도 하고  타협하기도 하며.. 그렇게 살아갔을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무던히도 현실을 개혁하려는 군주 정조와...

 

서책 속의 진리와 현실의 간극앞에 굳건히 버티고 서있는 이 선준,

 

처음부터 오직 승자의 길만을 추구하는 하인수.

 

'이상'따위는 개나 줘버리라던 현실주의자 김윤희가 이선준을 만나 '꿈'이라는 걸 꾸기 시작하고

 

'이상'따위는 애저녁에 박살이 나 부모와의 연도 끊은 걸오가 김윤희를 만나 '현실'이라는걸 보듬기

시작하고..  그런 모든 것들을 드라마라는 핑계로  재미삼아 구경하다..   문득..  현재의 내 모습이 저들 중

가장 비참한... 최소한의 꿈마저 갖지못하는 얕은 인생관의 '하인수'에서 비춰질까 두렵기도 했다.

 

필연적으로 세파에 꺽여질 이선준의 꼿꼿한 성정이 안쓰럽기도 하고...나도 모르게 '김윤희'를 응원하게 돼..

 

어제는 드라마가 끝나고.. 현 정세와 묘하게 겹쳐지는 노론과 정조의 대립각을 곱씹으며 조금 심란했다.

 

더우기 현실에서의 나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할 게 뻔한 일은 아예 시작도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를 모토로 살고 있으니... 


그래서 더 슬펐다. 


내게도 저런 청춘의 순간이 있었나 되짚어 봤다.

 

 

 

 

 

 

'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과녁앞에 서기 마련이다.

 

  화살을 다 쏠때까지는 누구도 그 앞을 벗어날수 없어.

 

  무엇보다도 구부러진 화살로는 결코 과녁을 쏠 수 없다. '

 

 

 

 ' 보여주고 싶어서요.

 

   내가 해낼 수 있다는 걸, 나를 믿어도 된다는 걸 내 자신에게 꼭 보여주고 싶어서요.

 

   이 세상에서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한 명쯤은 필요하니까.'

 

 

 

  

' 지혜는 답이 아니라  질문에 있다.  내가 너희에게 보여 준 세상은 사라지고 없다.

 

  스승이란 이렇게 쓰잘데기 없는 존재들이다.

 

  스스로 묻는 자는 스스로 답을 얻게 되어 있다.  '

 

    

 

' 니가 비웃는 노론의 아들로 사는 것도 .. 그리 유쾌하고 신나는 일은 아니다.

 

  이 세상 그 누구도, 부모를 선택하거나 자기가 원하는 모습으로 태어나지 않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단 하나다.  오늘 내가 어떻게 살 것인지.. 그것 뿐이다.'

 

 

 

 

 

' 장부의 뜻을 세상에 펼치는 것이 출사라 하셨습니다. 


  헌데 지혜는 감추고 신념을 버려야 하는 것이 출사라면,  

그것이 그저 벼슬을 사냥하는 것과 다를 바가 무엇입니까? '

 


 

 

 

 

' 조금 불편하다 쉽게 포기한다면.. 그를 어찌 원칙이라 하겠습니까'

 

 

 

 

 

 

' 버텨내질 않습니까.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뒤쳐져 있는 한심하고 무능하고 초라한 제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말이요. 

 

  사람에게 그보다 더 큰 재능이  필요합니까?'

 

 

 

 

 

' 가진 자 만의 편을 드는 그릇된 법,  백성이 아닌 돈을 섬기는 관원들.  


그리고 그들의 뒷배인 더 큰 정치인들이 바로 진범입니다.'

 

 

 

 

 

 

' 계집에겐 관원의 자격이 없다 하셔습니다. 헌데 스승님. 이 나라 조선은 왜 이 모양일까요?  

 

  관원의 자격을 지닌 사내들이 주욱 만들어왔는데 말입니다. '

 

 

 

 

 

 

 

' 난 이선준을 믿어. 나 보다 더...

 

  늘 애쓰고 있잖아. 까칠한 얼굴로 그렇게 매번 예와 법도를 들먹이는거. 

 

  사실은 애쓰고 있는거잖아. 좋은 사람이 되려고.

 

  그런 이선준이 한 선택이라면, 맞는 답이라고 생각해.  그 길이 내가 생각한 답이 아닐지라도 '

 

 

 

 

 

 

' 결국 지금의 저 아이들로선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을겁니다.  저들이 무엇을 배우리라 보십니까?

 

  불의한 세상에 대한 분노, 이 부정한 세상에서 혼자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자신에 대한 분노 '  

 

 

 

 

 

 

 

 ' 나침반의 바늘이 흔들리는 한, 그 나침반은 틀리는 일이 없다.

 

  흔들리는 그 눈빛, 혈육도 내 자신도 경계하는 지금의 그 마음을 잊지 말라. '

 

 

 

 

' 사생취의... 당신이 목숨을 걸고 지켰던 의로운 세상이 어떤 것입니까..'

 

 

 

 

 

' 시전행수의 장부.. 내가 너무 무거운 짐을 지운것 같아서.. 후회했소.'

 

' 누가 누구에게 미안할 마음 같은건 없소.. 어쩌면 우리는 아무것도 해내지 못할지도 모르니까. '

 

' 그래도 장하다. 이선준. 잘했으니까.. 그다음이 어찌됐건.. 잘한건 잘한 짓이지. '



'  이 다음에 우리가 성균관을 나가서... 더는 함께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나는 기억할 것이오.


  지금 우리가 했던 고민들, 지금 우리가 느꼈던 두려움, 기뻤던 순간들...  

그럼.. 어쩌면 조금 더 좋은 사람으로 살 수 있을것 같거든...


 그러니 기억해 주겠소?  언젠가 오늘처럼 힘든 결정을 해야할  날이 오거든... 한번쯤 ...


 내 자신보다 더 이선준을 믿었던  누군가가 있었다는걸.'

 

 

 

 

'  그런게 있다. 누가 어떤 말을 해도 달래지지 않는... 뭐.. 달래지진 않아도 잊어버릴 순 있어. '

 

 



 

' 남자나 여자나  분위기에 약한건 마찬가지지.

 분위기에 취하는게 왠만한 말술에 취하는 것 보다 더 무섭다고.


 사랑엔 말이야. 극적 긴장감이 필요해.  운명이라고 믿게 되거든 '

 

 

 

 

' 왜 그런거 있잖소.  누굴 생각하면 가슴이 막 두근거린다던가, 자꾸 생각이 난다던가, 

별일 아닌 일에도 기분이 흐렸다 개었다가...


그래도 어쨌든 또 보고싶다던가...'

 

 

 

 

 

' 성균관의 문은 임금이 있는 궁궐이 아니라  조선에서 가장 천하다 멸시받는 반촌을 향해 나 있다 '

 

 

 

 

 

' 그럼 모를거라고 생각했냐? 세상에 하나뿐인 10년지기다.  가지 마라. 죽을 수도 있어.'

 

' 겁이 왜 나?  사는게 더 재미있는것도 아닌데.'

 

' 사는게 죽는것 보다 못하면.. 그럼.. 네 옆에 있는 난 뭐냐? '

 

' 그럼.. 형이 목숨바쳐 지켜내려고 했던 진실이..  도둑질이나 살인처럼 손가락질 받고 잊혀져 가는걸

보고만 있으라는 거냐?  그렇게 사는건... 사는 거냐? '

 

 

 

 

' 유교에서 가장 중시여기는 덕목인 인은 벗을 사랑하는 지극한 마음을 말합니다. 

 

  인,의,예,지,신...  맹자의 가르침을 따르는 선비라면 마땅히 지켜야할 덕목들 입니다.

 

  헌데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 아니라 , 보고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어리석은 마음은 지혜롭지

 못하며, 무책임한 호기심으로 벗을 곤경에 빠뜨리고도 그것이 죄인지 모르는 채 그저 웃고, 보고,

 즐기는 마음은  의롭다고 할 수 없으며, 벗을 믿지 못하는 그 마음 또한 유학을 하는 선비라 할 수

 없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을 계율이나 비뚤어진 잣대를 들어 추문이라 손가락질할 자격은  


  그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

 

 

 

 

' 그래서 지금 행복한가 자넨? 

 

   이봐, 지금도 이렇게 거짓말을 못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쭉 거짓말을 하고 살 생각이지? '

 

 

 

 

 

 

' 네가 좋다. 김윤식..   길이 아니면 가질 않던 내가,  원칙이 아니면 행하질 않던 내가 ,  예와 법도가 세상의


전부인줄 알던 내가..  사내녀석인인 네가 좋아졌다 말이다.



그게 내가 널 벗으로도, 동방생으로도 곁에 둘 수 없는 이유다.


김윤식 네 곁에서 더는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척 ...너를 속이면서 살 자신이 없으니까...


 걱정마라. 김윤식...  널 다치게 하진 않아.  내 마음떄문에 네가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게하진 않을거다.


 니 앞에 나타나는 것도.. 이 번이 마지막이다.  이게 내가 널 위해 해줄 수 있는 전부니까...'

 

 

 

 

' 내가 여인이기 때문이오? 

 

  가난한 이도, 핍박받는 남인 출신도 모두가 기적을 꿈꿀 수 있지만.. 계집에겐 허락안된다는 건가?

 

  그 역시 내가 선택할 수 없었다는 건 똑같은 일이었는데.. 국법도, 어명도 무서울게 없는 나요.'

 

 

 

 

' 아직 닥치지도 않은 내일일 까지 걱정하며 살고 싶진 않아.

 

  나한텐 그렇게 애를 써가며 안전하게 지키고 싶은 내일같은건 없다구..

 

  난 지금 이 순간, 행복하게 지내고 싶어.  마음껏, 악착같이...

 

  다시는 내 인생에 허락되지 않을 시간들이니까...'

 

  

  

 

' 아무도 이 사실을 알기 전에 조용히 성균관에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겠소. '

 

' 도와주면 되잖아. 내가 끝까지 잘 해낼수 있도록. '

 

 

 

 

 

' 난 아직도 여인이 성균관에 있는걸 납득할 수 없소.  국법을 쉬이 여기는 자와는 상대도 해 본 적 없소.

 

  허나 하는 수 없지. 백성을 지도하기 보다 그들과 친교하기를 원하는 관원이라면..


나라도 만나보고 싶으니까 성균관에 둘 수 밖에...'

 

' 그러니까 지금.. 성균관에 있어도 좋다는 말을 그렇게 어렵게 한거요?'

 

 

 

 

'  귀한 벗들을 거칠게 다뤘군...

 

   과인은 그대들에게 밀명을 내리고자 한다.  그대들은 과인의 명을 따라 새로운 조선을 열라. '







에구구.. 어제 막판에 금등지사의 밀명을 받으며 엔딩신 올라가는데...



가뜩이나 .. 꿈도 못 펴보고 세상을 떠나게되는 정조때문에 맘아파 죽겠는데...



설마.. 청춘 드라마 주인공들이 새드엔딩은 아니겠지.. ㅜ.ㅜ



오버랩 되는 여주인공의 목소리라니.. ㅜ.ㅜ  왠지 불길하다.. ㅡ.ㅡ








난 지금 이 순간, 행복하게 지내고 싶어.  마음껏, 악착같이...



  다시는 내 인생에 허락되지 않을 시간들이니까





4 Comments
필리핀 2010.10.21 21:53  
정조... 어떻게 읽으면 박정희가 되고...
어떻게 읽으면 노무현이 되지요...
그것이... 드라마의 묘미 또는 폐해이지요... ^^*
고구마 2010.10.21 22:26  
요즘 여느 게시판마다 이 드라마가 인기던데...전 처음부터 안봐서 중간에 봐도 아무것도 모르게될거 같아 그냥 패스했어요. 그 동방신기의 가수가 연기한다고도 하던데...
팬들이 많으시네요.
쮸우 2010.10.22 10:00  
저도 깨알같은 대사에 푹... 빠져있습니다.
(물론 고녀석들의 연기에도 푹~ 빠져있습니다 ㅋㅋㅋ)
동쪽마녀 2010.10.23 11:25  
마음을 콕 찔렀던 대사들만 골라 뽑아놓으셨군요.
주인공들 러브라인 보여주는 것 땜에 뒷쪽으로 갈수록 맘에 안 들긴 하지만,
entendu님 말씀 공감합니다.
작은 내 손 하나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때가 있었는데 말이지요.^^
그 땐 의문만 있을 뿐 해결책은 낼 수 없는 듯 해서 굉장히 괴로워했었는데,
지금 나 사는 꼴은 아예 문제 제기도 안 하거나
반쯤 벌린 입을 하고 멍하니 살아가거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긴 해도 트렌디 드라마 역시 버무려져 있는지라
새드 엔딩이야 안 되겠지만,
문재신 역 배우 말마따나 너무 상큼하기만 한 끝맺음은 하지 말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전 마음 아파서 본방사수는 못 하겠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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