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 Vs 태국 사람 이렇게 다르다!
안녕하세요. 명입니다.
지금은 태국에 안 살고 머나먼 아제르바이잔이라는 듣도보도 못한 곳에 살지만 태국의 깡촌에서 살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괜시리 한자 끄적이고 싶네요. 한국 사람 태국 사람 이렇게 다르다
첫번째
한국 사람은 비가 와도 제 갈 길을 간다. 우산을 쓰거나 비를 맞고서라도 갈 길을 간다.
태국 사람은 비가 오면 모두 멈춘다. 커피숍, 식당, 편의점, 하다못해 처마 밑에서라도 비를 긋는다. 피한다.
이유: 한국은 비가 그치길 기다렸다간 집에 못간다. 하루종일 비가 오니까. 하지만 태국은 비가 그치길 기다린다. 적어도 한 시간이면 비는 그친다. 비 맞고 다니다 몸이 아프기라도 하면 큰 일이다.
두번째
한국 사람은 버스가 멈추면 - 특히 자기 한 사람을 위해서 멈춰주면 - 뛰어 간다. 버스 안에서 기다리는 승객들과 기사 아저씨에게 폐 끼치지 않기 위해 서둘러서 버스에 탄다.
태국 사람은 버스 혹은 썽테우를 세우면 - 정류장이 없을 경우 - 절대 뛰지 않는다. 심지어 빨리 걷지도 않는다. 자신의 페이스를 전혀 흐트러뜨리지 않고 천천히 걸어와서 버스 혹은 썽테우를 탄다. 기사와 승객 누구 한 사람 천천히 걸어오는 사람을 향해 불만의 눈길을 주지 않는다.
이유: 40도의 뜨거운 뙤약볕 아래의 태국에서 뛰어다니다가는 죽을 수 있다. 땡볕의 대낮에 돌아다니는 사람은 미얀마나 캄보디아의 노동자나 외국 관광객 밖에는 없다
세번째
한국 사람은 가난한 사람은 집에서 해먹고 부자는 밖에서 사먹는다.
태국 사람은 부자는 집에서 해먹고 가난한 사람은 사먹는다.
이유: 태국은 냉방 시설을 설치하지 못하는 수준의 집에는 부엌이 없다. 이유는 역시나 덥기 때문에. 따라서 집에서 요리를 하지 못한다. 더구나 길거리 음식은 서민들도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 가격이다. (그런데 요즘은 한국도 가난한 사람은 사먹는다. 편의점 삼각 김밥, 김밥천국에서)
네번째
한국 식당은 손님이 자리를 뜰 때까지 식기를 치우지 않는다.
태국 식당은 식기가 비자마자 식기를 치운다. 안 치우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그런데 식기를 치우면 한국 사람은 마치 다 먹었으니 나가란 것처럼 느껴진다.
이유: 보통 다른 나라들은 한국처럼 모든 음식을 한꺼번에 상에 벌려놓고 먹지 않는다. 전채, 수프, 샐러드, 메인, 디저트 이렇게 코스로 나오니 식기를 치워야 한다.
다섯번째
한국 사람은 산수를 잘한다. 특히 식당에서 계산서가 틀렸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태국 사람은 산수를 못한다. 태국 사람들은 계산서를 가져 오면 반드시 확인을 한다. 자기가 시킨 요리가 맞는지 산수가 틀린 것은 아닌지 확인한 다음 돈을 지불한다.
이유: 이유랄 건 없다. 한국 사람은 산수를 잘하고 태국 사람은 정말 산수를 못한다. 더 받을 때도 있지만 덜 받을 때도 많다.
사족 - 계산서에 관한 에피소드 하나
내가 아는 태사랑 회원(여러분도 잘 알 수 있는)이 아이리쉬 펍에서 맥주를 잘 먹고 계산서를 받았는데 자기가 주문한 맥주보다 훨씬 적은 양의 맥주가 청구되어 있었다. 그래서 웨이터에게 나 이거 보다 더 먹었어 계산서가 틀렸어라고 말하니까 웨이터가 어쩔 줄 몰라하는 상황을 매니저가 목격하고 무슨 일인지 물었다. 계산서가 틀렸어 10병 먹었는데 다섯 병밖에 청구가 안됐어라고 말하자 매니저는 모든 서빙을 중단시키고 웨이터를 집합시켰다. 그 회원은 술도 취해 빨리 가려고 했는데 그일이 수습될 때까지 가지도 못하고 다른 손님들은 주문도 못하고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계산서에 관한 에피소드 둘
쌈센의 해산물 노천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아줌마가 사장이고 딸처럼 보이는 여자 아이가 서빙을 했다. 계산서를 받아보니 백밧이 적게 나왔다. 꽤 큰 금액이라 서빙하는 애를 불러서 물었다. 마침 빈 그릇을 안 치워 무엇을 먹었는지 확인이 가능했다. 장난끼가 발동하여 하나하나 물었다. 이거 뭐야? 얼마야? 이건 뭐야? 얼마야? 또 이건? 또 이건? 그래서 전부 얼마야? 그런데 이 과정을 사장인 그 여자 아이 엄마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상인들이 주시하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이 계산서 틀렸어라고 말하자 그 여자 아이는 맞다고 우기는 것이었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기 싫어서 그랬겠지. 하지만 결국 백밧을 더 받아가지고 가서 엄마에게 꿀밤을 한대 맞았고 주변 상인들이 크게 웃었다.
계산서에 관한 에피소스 셋
동대문 식당 옆에 조그맣게 커피를 파는 가게가 있다. 동대문에서 밥을 먹고 사장님이 커피 서비스로 준다는 걸 굳이 맛있는 커피 마시겠다며 옆가게에 커피를 주문했다. 아메리카노, 라떼 등등 서로 다른 메뉴로 4잔. 난 이미 계산이 끝났다. 얼마인지. 마침 잔돈이 없어 백밧을 건넸다. 백밧을 받아든 그 사람은 계산기를 두드려도 보고 써보기도 하고 손가락을 꼽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같이 밥을 먹은 사람들에게 위의 에피소드 하나, 둘을 얘기해줬다. 분명히 저 사람 계산이 틀릴 거다. 내 생각에는 덜 받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거스름돈 10밧을 더 줬다. 그러자 같이 있던 지인이 그 10밧을 들고 왜 10밧을 더 줬는지 묻고자 그 직원에게 다가가는데 마침 동대문 앞 낸시 마사지 가게의 뒷집에서 불이 난 것이었다. 사람들이 뛰어다니고 소리지르고 해서 그 10밧의 비밀을 묻지 못하고 말았다.
태국에서는 계산서가 잘못돼서 더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덜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나는 혹은 내 주변 사람들 포함 우리는 더 나오면 더 나왔다고 얘기하고 돌려받으면 되고 덜 나오면 불러서 더 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저 태국 사람은 계산을 잘 못할 뿐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