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안의 성경책 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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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안의 성경책 한권

barley 0 193
소 도 비빌 언덕이 필요하듯이 사람도 마찬가지다.

십여년 전 상경한 지 몇달만에 손쉽게 얻은 조그만 직장에서 동향이던 사장님께서 늘 하시던 말씀이시다.

이십대 때인지라 대충 내 기억속에 아무렇게나 저장된 그 메세지는 사십대를 내다 보는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절실하다.

경제가 한참 기울던 IMF때 나는 사장님을 떠났고 사장님은 나로 부터의 배신감을 억누르지 못하시고 분에 못이기 시며 차마 떠나려는 나를 놓아 주지 않으려 하셨다.

대충 대충.. 그런 것이 정 이던가? 실력을 떠나서 필요를 떠나서...




이런 저런
한 보따리 짐을 챙기며 책상 한 구석에 처박혔던 성경책 두권을 쥐었다. 얼마나 오래 안 펼쳤는지 세월을 세어 보자니...

7-8년 그즈음 됐을듯...

뽀얀 먼지를 걸레로 닦아 내고 여행가방에 챙겨 넣기로 맘 먹었다.

새벽기도까지 나가던 열성적인 신앙심을 다시 회복한 것은 아니다. 어쩌면 마치 상비약이라도 챙기듯 그런 이기심으로 챙긴 걸지도...

그러나..

언젠가 내가 위태로워 질때에 그안에서 분명 열쇠가 나오리라는 긍정적인 희망을 품고 나는 가방 안에 성경책을 넣기로 했다.

모르지.. 또 맘이 변심해서 어느 한국 개척교회 같은 곳에 열심히 출석하는 열성 교회집사가 되어 갈지도..

내게 어려운 일이 닥칠 때 조용히 내 가슴에 다 대고 조언을 건네줄 한 권의 성서. 어쩌면 그것이 내겐 유일한 비빌 언덕일 지도 모른다.

미국 폭동이 이는 돔 안에서 한 무리의 여성들이 성가를 부르자 좀 진정이 되었다고 한다.

내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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