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뺑이 돈 뚝뚝이에게 팁을 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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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뺑이 돈 뚝뚝이에게 팁을 주다!!

스따꽁 3 201
치앙마이에서의 마지막 날이었다. 메삥호텔에서 수끼부페를 먹고 막차로 방콕에 갈 예정이었다. 맛나게 먹다보니 막차시간이 다 되어갔다.

급하게 호텔밖으로 나와 길가에 서있는 뚝뚝으로 갔다. 뚝뚝이 아저씨는 다른 동료들과 길바닥에 모여앉아서 무슨 게임이라도 하고 있는 듯했다.. 어슬렁 걸어오더니 터미널까지 100밧이라는 거다.. 아무리 바빠도 100밧은 너무하다는 생각에 큰길쪽으로 나섰다. 뚝뚝이 아저씨는 애초에 갈 생각도 없었던냥 재빨리 동료들에게 가버렸다..

다행히 지나가는 뚝뚝이를 잡을 수 있었는데, 영어는 전혀 못알아들었다. 숙소의 주인아저씨가, 치앙마이에는 버스터미널이 2개 있으니, 방콕가는 버스는 이곳에 가자고 해야한다면서, 아케이드 어쩌구 버스터미널의 태국발음(아킷 어쩌구였던것 같다)을 영어알파벳으로 적어준것을 읽어주었다. 알아 들었다! 뚝뚝이 아저씨는 40밧을 불렀고, 나는 10밧정도는 깎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울 신랑은 늦었다면서 얼른 타버렸다.

조금 달리다가 뚝뚝이를 멈추더니, 다른 뚝뚝이아저씨에게 무언가를 물어보고, 질문받은 아저씨는 길을 가르쳐주는것 같았다. 영 미심쩍었다. 뚝뚝이 기사가 아니더라도 자기동네 버스터미널이 어딘지 정도는 아는게 당연한것 아닌가.. 여튼 그 후로는 한 방향으로 쉬지않고 쭈~욱 달렸다.

뚝뚝이가 멈춰섰다. 하핫! 이곳은 치앙마이 '오키드' 호텔이었다.
순간 울 신랑과 나는 흥분해서 ' 버스터미널''버스스테이션''아케이드어쩌구''아킷 어쩌구'등등을 마구 외쳐댔다. 뚝뚝이 아저씨는 그제서야 뭔가 잘못되었다는것을 깨달은 듯, 땀이 범벅된 얼굴은 빨개졌고, 연신 머리를 긁적이며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뚝뚝이 아저씨는 당황한듯 우리 말을 알아듣지도 못하고 고개를 내저었다.

주변에는 다른 뚝뚝이도 없었다. 다시 시도했다. '방콕''뱅콕''버스''뻐쓰''빠쓰' ..... 그제서야 " 방코~옥!!!" 이러는 것이었다.. 하하.. 이제야 제대루 알아들은것 같다.. 우리는 시계를 손가락질하며 늦었다는 제스츄어를 했고, 뚝뚝이 아저씨는 계속 머리를 긁적이면서 서둘러 반대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전보다 더 빨리, 다른 차와 뚝뚝이를 추월하면서 터미널로 가고 있었다....

그동안 우리는 토론 내지는 싸움을 하게 되었는데....

"이 뚝뚝이는 일부러 뺑뻉이를 돈것도 아니고, 초짜라서 실수한 것이니 10밧을 팁으로 주자" 는 울 신랑의 주장이 있었고, "무슨 초짜가 자기동네 터미널도 모르냐, 말도 안되는 경우고 진짜 모른다면 이사람은 뚝뚝이를 직업으로 삼으면 안되는 사람이다. 30밧만 줘도 우리는 시간손해본거다" 머 이정도가 나의 주장이었다...

우리는 터미널에 도착할때까지 싸웠다. " 영어를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했다는 건 관광객 많은 치앙마이에서 초짜라는 증거다. 첨에 요금흥정할때도 적당한 요금을 부른 것을 보면, 착실하게 살아보려고 하는 사람이다. 이런 초짜에게 착하게 살면 인정받을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줘야한다" 울 신랑은 이러고, " 실수를 했는데도 보상을 받는다는건 말이 안된다. 실수에 대한 댓가를 치루게 해야, 담부터, 정신차리고 공부도 하고 이바닥에서 살아남을수 있을꺼다.팁은 못준다" 나는 이랬다...

빨리 달리는 뚝뚝이 뒷자리에서 싸우다보니 목소리가 컸었다. 막차를 놓치지는 않을까 긴장한 상태이기도 했다. 우리의 큰목소리가 오가는 동안 뚝뚝이 아저씨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가끔씩 우리의 목소리를 의식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우리가 자기를 탓하면서 화를 내고 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다행히 막차는 탈수 있는 시간에 터미널에 도착했고...

우리의 싸움은 "꿈과 희망" 이 이겨서 50밧을 주게 되었다. '오키드'호텔에서부터, 벌건 얼굴로 고개를 들지 못하던 뚝뚝이 아저씨는 놀란 얼굴로 우릴 빤히 쳐다보았다.. 베낭을 들쳐메고 뛰어가는 우리에게 고개숙여 인사하는 뚝뚝이 아저씨를 보니 "꿈과 희망"에 져준것이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3 Comments
앤디 1970.01.01 09:00  
결과가 좋았길래 망정이지..<br>태국에서 늘 느끼는 것은 너무도 순진한 사람들이 많다는 점 그리고 얼굴에 그 감정이 그대로 들어난다는 것!
1970.01.01 09:00  
전 뺀질뺀질한 태국인(장사꾼)만 만나서리 뒤 끝이 항상 꿀꿀했었는데 스따꽁님은 좋은 추억 만드셨네요.
아부지 1970.01.01 09:00  
네..저도 이런적있는데..돌아서서 기분 괜찮던데여. 어찌보면 얼마안되는 돈으로 서로 기분좋으면 만사오케이라는 생각이..^^;; 기분 괜찮으셨죠?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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