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진짜로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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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짜로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

고구마 5 189
"참 대단들 하시네요"

예전에 장기간의 여행을 할 무렵이다.
카오산의 한 한국인 업소에서 만화책 보며 시간 죽이고 있을 때 우연히 우리와 합석한 한 여행자가 우리의 여행일정을 듣더니 감탄을 하며 한말이다.
그분이 그렇게 말하게 된데에는..
여행 파트너가 부부라는 점...그리고 결코 짧지 않았던 여행기간 등등에 대한 느낌이 전반적으로 작용한 때문이었을거다.. 이런 말은 그후로도 가끔 들었다.

이러한 시각에서 본다면 그야말로 "대단한" 여행자들은 카오산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무려 반년을 그 힘들다는 인도전역을 떠돌다온 사람...
들으면 입이 따악 벌어질 여행경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또 다음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등등....
가지가지 사연도 많다...

어쨌든지간에.......그분의 말에 쑥스러워진 나는 괜히 내옆에 쌓여 있는 신문을 뒤적였다.
이미 여러 날짜가 지난 그 신문 전면에는 구조조정을 당한 분노하고 절박한 아버지들의 모습이 있었다.
편하게 여행와서 만화책이나 뒤적이다 "대단하다" 는 말을 듣고 앉았던 나는 정말이지 부끄러웠다. 나는 볼거 다 보러 다니면서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그야말로 즐겁게 살고 있는데 말이다...
이런 내게 그 분의 찬사가 합당키나 한것인가...
물론 그게 빈말로 괜히 하는 거라 할지라도 나한테는 너무 과분하다...
진짜 대단한 사람들이 신문속에서 나를 비웃고 있는거 같았다.


아주 가끔이긴 하지만...(빈번하지 않음이 다행이다..)
태국의 매력을 이야기 할때 그 비교치로서 우리나라가 빗대어져 도마로 오르는 걸 볼 수 있다.
" 태국인들은 웃기도 잘웃고 친절한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 태국은 이렇게 물가도 싸고 여행자 시설도 잘되있는데 우리는...."
맞다.. 다 맞는 말이다...
근데 내가 만약 우리 아버지들 세대라면 그런 상황에서 좀 괘씸할거 같다.
기댈거 하나 없는 상황에서 그야말로 악착을 떨어서 이만큼 먹고 살게 기반 세우고 가르쳐 놨더니 내새끼가
" 우리집 너무 후져...재네집이 더 좋아.."그런다면 말이다.
너도 나도 잘살아보세 하며 힘들게 벌어먹고 사느라 얼굴 표정이 팍팍해지고
외국인 볼일이 거의 없이 살아온터라 외국인만 보면 무뚝뚝해 해져 버린걸.....


환갑을 몇 년 앞두고 있는 우리 아버지는 아직 우리집의 주된 수입원이시다.
생계를 책임지며 아침마다 일터로 향하신다.
회사연수 나 출장으로 해외에 가본적은 있지만, 휴식으로서의 해외여행은 단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
나는 놀고먹는 주제에 도데체 비행기를 몇 번이나 탓던가..
(사실 나도 놀고 싶지는 않은데 사회에서 별로 오라는 데가 없는 관계로다가...낄낄...부끄..)

열매 키우는 사람따로 있고 그 열매 따먹는 사람 따로 있는 형국이다.
예전에는 아무 생각없이 내가 운이 좋아서 열매가 거저 떨어지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다 타인의 보살핌 덕분이라 생각하니 괜히 어깨가 무겁다....

5 Comments
*^^* 1970.01.01 09:00  
훌룽하심다.감동~~
*^^* 1970.01.01 09:00  
고구마님도 엄마가 되셔야죠^^ ...항상 바른생각을 하시며 사는 모습이 이뻐요^^
*^^* 1970.01.01 09:00  
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이군요...초이
*^^* 1970.01.01 09:00  
짝짝짝!!!
*^^* 1970.01.01 09:00  
동전의 양면을 보라는 말이 있지요?  고구마님은 양면을 볼 줄 아는 사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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