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귀를 좀 넓혀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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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귀를 좀 넓혀야겠어

이수민 17 217
갑자기 사무실에서 밀려드는 일을 부랴부랴 처리하고 지친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왔다
오늘 집에서 어머니와 나눈 대화이다
이야기를 하면서 느낀점

1. 우리엄마 정말 용감하다. 나같으면 외국인이 뭐 물어보면 쭈뼛 쭈볏

2. 손자를 위해 영어를 배우겠다는 저 결심. 한국의 어머니들의 치맛바람은 못말려.. -_-;;

3. 난 일본어 하나도 모르는데... 부럽다...

4. 나이가 들어도 식지 않는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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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다녀왔습니다

어무니 : 더운데 씻어라

나 : 네....

(씻은 후)

어무니 : 밥 무겄냐?

나 : 네......

어무니 : 나 오늘 일본애들 만났다

나 : 네?? 왠 일본애들? 궁금~

어무니 : 지하철에서 내가 길 가르쳐줬지

나 : 엄마가? 에이....설마.... 하하~

어무니 : 내가 물어봤지 어디 가냐고~ 행복~

나 : 엥? 정말? 영어로?? 뭐라고 했는데?? 설마...

어무니 : 나도 학교 다닐때 영어 배웠다아이가..
웨어 아유 고잉? (Where are you going?)

나 : 오오.... 어무니 대단한걸?

어무니 : 강남역 간다 하드라
그래서 또 물어봤지. 어디서 왔냐고

나 : 그건 또 어떻게 물어봤수?

어무니 : 프롬?? (From???)

나 : 그래요?? 그걸 다 알아 들어요??

어무니 : 그렇지~~ 다 알아 듣더라...

나 : 또 무슨 이야기 했는데요?

(솔찍히 어무니가 일본애들하고 대화했다는게 너무 신기했다.
어무니가 영어를 잘하시는것도 아니고... ^^ )

어무니 : 갸들이 더운데 뭐 먹으면 좋겠냐고 묻더라
갸들은 매운거 잘 못먹는다고 해서 여름이라 콩국수를
권해줬지

나 : 오오........ 대단한데요~~ 캬~

어무니 : 갸들은 24살이더라. 이렇게 물어봤지
하우 올드 아유?
내가 우리 아들도 24살이라고 하니 좋아하더라

나 : 하하하하

어무니 : 나도 옛날에 시모노세키항에 가봤다고 했지
내가 일본어 몇마디 하니깐 무지 좋아하드라..

나 : 어떤 일본말?

어무니 : 곤니찌와, 사요나라~~ 행복~
내가 갸들하고 이야기할때 일본어랑 영어 섞어서 한다고 애 썼지...
아...이럴줄 알았으면 옛날에 우리 할매 말 들을껄..
내 아때(아이였을때) 우리 할매가 일본어 배우라고 했었는데 나는 귀찮아서 안배웠다 아이가....
안되겠다 수민아...
니 이번에 태국갈때 나도 따라가야겠다

나 : 왜요??

어무니 : 왜긴? 나도 귀를 좀 넓혀야겠다 아이가?
더 늙기 전에 영어라도 한마디 더 배워야지
요즘 히어링이 안된다 아이가... 행복~

나 : 어무니.. 이나이에 무슨 영어를.. 움~

어무니 : 나중에 손자 보면 영어로 이야기 해야할꺼 아니냐?
그래야 같이 놀지... 행복~

나 : 허걱...벌써 치맛바람을... 흠~

어무니 : 아무튼 내도 니 쫏아 태국가야겠다

나 : 아아악~~~ 엄마랑 같이 가면 잠도 좋은곳에서 자야하고...(궁시렁 궁시렁)

어무니 : 난 가야겠다. 준비해라

나 :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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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이다...
이번 여행에 어머니를 모시고 가야할지...
자꾸 조르신다.. -_-;;


17 Comments
ㅎㅎ~ 1970.01.01 09:00  
ㅎㅎ....네미콘 이라 하시는 분이 울 엄마 말구 또 계시구나...수민님 행복한 고민 이네요...어머님 모시고 꼭 멋진 여행 하세요~
Cedartree 1970.01.01 09:00  
호호..멋진 어머니시군요.. 울엄만 아직두 리모콘을 네미콘 이라 하시구.. 베스트셀러를 베스트썰레미 라구 하시는뎅.... ^^;;
늙은아들 1970.01.01 09:00  
어버이 살아신제 섬기기란 다하여라...쩝...흑흑..
자나깨나 1970.01.01 09:00  
음~~ 연세있으신 분들은 무엇보다 여행을 가장 선호하신다네요. ^^;<br>여행 보내드리면 아주 좋아하신다구요.<br>하기사 저두 글치만...<br>건강하실때 보내드려야 하는데............
fusion12 1970.01.01 09:00  
늙으시기전에 효도하라는 말이 요즘에야 피부에 닿습니다.<br>후회되기전에 열심히 효도를......!!!
fusion12 1970.01.01 09:00  
모시고 다닐수 있으면 함께 여행하세요.<br>나두 어머니 모시고 계속 여행을 했었으나, 이제는 연로하시고 건강이 나빠지셔서 함께 모시고 여행을 하려고해도 본인이 거절하십니다.
아부지 1970.01.01 09:00  
하긴...누구랑 가도 제가 다 챙기느라 그게 그거지만여..-_-; 어머니와 함께 여행을...음...담배만 아니라면..굿~ 인디..-ㅁ-;;
아부지 1970.01.01 09:00  
전 작년에 처음으로 막내동생 데리고 갔다가..제 친구들이랑 같이..이번에는 막내만 데리고 다시 다녀왔지염..챙겨주고 이러느라고 좀 고달프긴하지만...그래도 좋아여..^^;
스따꽁 1970.01.01 09:00  
같이 안간다고 으름장 놓아보세요.. 저는 마지못해 같이 가주는 척해서 경비 다 대게 만듭니다..사실 효도관광 재미 없잖아요.. 캬캬. 이번에 한번 제가 썼는데 몇달동안 마이너스 메꾸느라 고생했어요 ㅠ.ㅠ
이수민 1970.01.01 09:00  
제 경비가 굳긴요.. -_-;;<br>더치페이 합니다...<br>어제 하시는 말씀이 저는 싼곳에 자라고 하고 본인은 호텔에서 주무시겠다고 하시더군요.. -_-;;;
지혀니~ 1970.01.01 09:00  
전 이번이 처음 여행인데..<br>동생 델구..가여... 저두 넘 막막..--;;
필리핀 1970.01.01 09:00  
어무이랑 같이 가면 대충 본인 여행 경비는 굳는 거 아닌가요???
거울을봐 1970.01.01 09:00  
저도 어린 동생 데꼬 나가려고 합니다... 한편으로는 막막하지만 좀 넓은 세상 보라고... ㅎㅎㅎ 나도 아직 다 못봤는데...  ^^
아부지 1970.01.01 09:00  
우오<img src='./system/image/smile/cacofrog/caco0131.gif' border=0 alt='오~' width=15 height=13>~~ 같이 가세여~ ^^
1970.01.01 09:00  
꺄~ 멋찐 어머님!!!
fusion12 1970.01.01 09:00  
흐미....나는 뭐하는가???<br>나이도 별루 먹지않아(?) 영어 공부하는 것 포기하구 있었는데.....<br>대오각성하고 영어회화 배우러 가야겠다. 하~~~~부럽습니다. 어머니의 열정!
마프라오 1970.01.01 09:00  
아니 집에서 얼마나 태국을 읊어댔길래 식구들까지 ...ㅋㅋ  글 올라오는 거 보니 잘 들어가셨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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