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방랑자 - Border Crossing
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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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0 00:17
섬아닌 섬같은 한국땅에 살면서
국경을 차로 넘는다는 것은 언젠지 모르지요.
역사의 수레바퀴아래서 민초들의 희망을 메추리 알 으깨듯 하길 밥먹듯이 하는
사람들이 있고 또 그걸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저의 작은 소망역시...
인간들이 금 그어놓았지만 걸어서 넘어보는 것입니다.
누구처럼 베링해에서 출발해 영불해협에 자전거를 담그진 못할지라도...
언제나 그렇듯 평어체 서술합니다.
Bosnia
여기는 황량해서...
그 황량함 마저 없으면 무미건조한 나라가 될것이다.
가다보면...
뜬금없이 수도원터나 옛 성터가 나오곤 한다...
쌓은 돌 하나하나에...
망명자와...군주와...수도사와...크로스보우와 트레부쉐의 흔적이 화살촉처럼 박혀있을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아무도 남지않는 폐허가 되었다.
이런 마이너한 숨은 역사가 많은 나라가 좋다.
국경근처 길가에 있는 최근에 지어진 건물이다.
벽에 난 구멍들은 소총탄과...
좀 큰것들은 기총탄 자국들이다.
내부에는 그을린 자국들이 있는데 수류탄 파편이나 화염방사기, 혹은 방화의 흔적들로 보인다.
보스니아 내전의 전범중 하나인 세르비아계 장군이 몇년전 옥사했다.
그는 죽을때까지 외쳤다.
"나는 잘못이 없다"
...한 마을에서만... 종교가,언어가,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
8000명을 학살한 부대의 최고사령관이었다.
지구촌 초고도문명,인권시대에 왠 전쟁? 왠 학살?
뭔 아프리카냐?...
전쟁도 실시간 생중계하고 해상도 30cm짜리 위성들이
온 지구를 감싸고 있는데...
윌스미스 나오는 에니미 ...그거 영화 안봤어?...
근데 그게 불과 십몇년전일이다.
국경을 넘는다...
...
요즘 거렁뱅이 포맨은 국경을 너무 많이 넘는 경향이 있다.
포로모냥으로 전수검사 당하는 황당한 일도 당하긴 하지만...
포맨은 꿀릴게 없으므로
늘 ...언제나...항시...
당당하다...
나는 지금 능선상에 위치한 국경도로에 있다.
멀리보이는 지역은 크로아티아 령이다.
근데 지금 서있는 곳은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령이다.
보통 저 산맥을 경계로 영토가 나뉜다.
그러니까 보스니아영토가 크로아티아를 파먹고 들어온 돌출된 도로위에 서있는것이다.
두 나라간 1인당 국민소득은 약 3배쯤 차이난다.
보스니아는 유럽에서 최빈국에 속한다.
그런데 이때부터 어두운 기운이 포맨을 감싼다는것을 알지못했다.
아오...이게뭐냐.,.,,
국경지대에 왠 트레픽잼이냐...
앞에 사고났냐...?
한시간여를 영문도 모르는체 기다리는 모습...
날씨가 그냥 익어가는 중이다.
마치 한계령 휴가철 모습같다.
저기 원피스 아줌마...인지 아가씨인지...
무지하게 골초에 다혈질이다.
(난 휴일인줄 몰랐지......나만 몰랐지...저 기나긴 줄에서 나만 동양인이지...나만 제3국에서 온사람이지...)
왜 다혈질이냐면 마을에서 나온차가 자기앞에 껴들면 가뜩이나 밀려서 신경날카로운지
절대 안비켜주고 빵빵거린다.
내앞으로 껴들어 넣어줘도 그냥 빵빵거린다.
(나중에 밀리다가 자기가 늦게 출발해서 뒤에 더 성질급한차가 껴드니 그 밀리는 와중에
다시 추월해서 그앞으로 사선으로 껴들어 차세우고 뒷차에게 삿대질하는 용맹함(?)도
시전한다.
그리곤 나를 보며 멋적은 웃음을 날린다)
회색티입은 못지않은 골초 엄마와 둘이 휴일을 맞아 두브로브닉으로 저녁먹으러 가는중이다.
그런데 망했다고
모녀지간에 맞 담배질을 구사한다.
저 두 모녀가 기억나는건 국산담배 인터셉트해가고 맛없는 보스니아 담배줬다....
(이건 두나라간 불평등 외교야...)
포맨 하나필때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반갑핀다.
나중에 두브로브닉 메인거리에서 또봤다.
역시나 포맨도 구사하지 못하는 보행중 흡연을 시전중이었다.
날씨가 덥고 기름값 비싸니 나타나는 현상...
에어컨끄고 시동끄고 웃통벗고...
짧은 거리 가면 차를 밀고가기...
온가족이 차를 밀고 간다.
우리나라 같으면 생각도 안하는 일이다.
앞의 녀석...뒤에서 보면 빈디젤이다.
앞에서 보면 샘 해밍턴이고...
드디어 보스니아 출국사무소가 보인다.
먼가 대단히 허름하지 않는가...
이 동네 국경 넘을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농협하나로 마트 주차장입구같기도 하다...
어깨패치는 보스니아 인 헤르체코비나 국가문장이다.
그래서 약어도 BIH이다.
폭스바겐 골프 번호판 파란색부분에도 역시 BIH라고 씌여있다.
약올리면 차고있는 권총 들이댄다.
허름한 사무실 안에 자동소총 거치된것을 보았다.
국경넘을때 두번인가...
꼬레아?...
사우스?...
굿~
소리를 들었었다.
동유럽끄트머리 발칸반도의 작은나라,
동양인 전혀 안다니는
ivanica라는 국경초소에서 듣는 ...나라에 대한 칭찬...
이름모를 선배들이 이뤄 논 업적이다.
지금 싸움박질하는 인간들은 빼고.
국경에 있는 가게만 불티나가 장사가 잘되는 날이었다.
아빠가 사준 아이스콘을 들고 온 정성을 다하며 먹는 꼬마...
지금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들리지 않을뿐더러...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남은 크림의 양만 머리속에서 아쉬워하고 있을뿐...
(지금보니 하도 지루해서 별의별 사진을 다 찍었군...)
몇키로 안가는데 2시간 걸렸다.
하루종일 보스니아 영내를 돌아다닌터라...
덥고...지치고...피곤하고...
퀭...
여기사람들은 ...
동양인을 거의 본적이 없다.
앞의 꼬마...신기한 외국거렁뱅이를 보고 "안보이지? 쑈"를 연기중...
넣다뺏다 단 두번만에 얼굴잡힌 꼬마...
니가 생각해도 창피하지?...
드디어 바다가 보인다...
근데 이제 난 보스니아 출국만 했을뿐이고...
크로아티아 입국은 못했을뿐이고...
국경지대 텅빈공간에 영화 '터미널'의 탐 행크스 아저씨처럼...
입국한것도 아니고 출국안한것도 아닌...
이상한 상태로 마냥 기다리고 있다.
앞의 베엠베 5 번호판의 DU는 Dubrovnik 지역표시이다.
그렇다 저 차는 크로아티아등록차량이다.
소득차이난다고 차종도 보스니아,몬테네그로와는 달리 조금 더 비싼차종이 많다.
너무너무 지루하고 더웠다.
슬슬 기름값도 아까웠다...
나도 로컬라이제이션....
"현지화" 되기로 했다.
시동끄고...창문열고...
너무, 과도하게 '현지화'가 된 포맨...
뒤에 골초아줌마가 처음엔
뭐야 저 돌아이는...
수상쩍은 표정이다가
계속 저러고 있자...
허리꺽고 웃는다...
나중에 자기도 사진을 찍는다...
가만보니 내가 모델이다...
벌써 오늘밤 그녀의 페이스북에 올라갈 제목이 눈에 보인다.
"혐짤..."
그리구선 같이 선 사진하나 부탁한다...
...아주 걍 확인사살을 하는구나...
얼굴 확실히...나오게...
..."변사체 놀이" 시전중이다...
뵨태꼬마 짱구보다 포맨이 선배다.
이번 스킬은
"살려줘" 놀이...
일단 시연하고 나니...
앞뒤의 수많은 지루한 갤러리들이...
저눔 ...저 희한한 동양인...
이젠 무슨쑈를 하나...
폰들고 서있네...
이 동네에서 3시간째 기다리고 있으면
성질급한 동양인에게 특히 잘 나타나는
'금쪽같은 내 시간 돌리도~ 물리도~" 현상 이다...
헉헉...
여기서 100미터.,.,.
크로아티아는 자기네 국가를 "흐르바츠카" 라고 부른다.
외국인에게만 크로아시아란 표현을 쓴다.
좀 친해지면 다시 흐르바츠카라고 말한다.
포맨의 발음은 언제나 성질머리만큼이나 꼬인다...
호로바추카...
크로아티아의 자연이 아름다운이유는 지렇게
난데없이 불쑥불쑥나타나는 석회암지대때문이다.
거기에 바다와 호수와 강이만나면
플리트비체와 크르카 국립공원 같은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어낸다.
근데 그림같은 경치도 같은자리에서 발묶여 바라보면 식상....
아드리아해를 등지고 뭔가 쑥덕대는 포드아베오 맨들...
멀리보이는 아저씨가 아이스 콘 꼬맹이의 아빠다...
아이스콘 하나 물려주고 두시간을 왕지루 딸래미 입막은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
옆태상 임신녀인지 그냥 '녀' 인지 살짝 헷갈리는 아녀자.
왜냐면 앞의 경우라면 태아에게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행위를 하고있으니까...
근데 앞태를 봐도 모르겠고...
포맨에게 가까이와서 말걸어도 헷갈릴만한 몸매를 가지셨다....
...아...물어보고 싶어,.물어보고싶어....
...나한테 국경이 왜 막히냐고 왜 묻냐고요...
...이 기나긴 줄에서 유일한 동양인에게 말야...
차라리 카오산 가는 배는 어디서 타냐고 물으라고요...
서울역가는 버스가 몇번이냐고 묻던지요...
아드리아해에
킥 뽕을 날리는...
거만한 자세...시연...
입국신고 하기전 마지막 그림...
사실 디카이기땜에 마구마구 찍어서
사진이 훨씬 더 많다.
그래서 별의별 사진이 다있다...
십분에 10미터가는 기나긴 줄에서 4시간동안 뭐했겠냐고요...
Dubrovnik
입국하는거 하나만으로도 진이 다 빠진 하루였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두브로브닉에 대해선 나중에 시간이 되면 써볼께요...
몰랐는데...
고현정씨 커피광고에 나온 도시더군요.
걸인의 찬...황후의 밥...
하루중 유일한 호사...
원래 빵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 동네는 패이스츄리가 유명해서
무식하게 한보따리 싸들고
전망'만' 좋은 숙소에서 밥 먹기 전에 한컷...
(식탐없는 포맨의 유일한 음식(?)사진일듯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