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글] “타이영화엔 지금 뭔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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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글] “타이영화엔 지금 뭔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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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영화엔 지금 뭔가가 있다”

국내에서 극장 개봉한 태국영화는 단 한편이다. 지난 추석때 말 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청부살인업자 청년의 암울한 삶을 현란한 스타일로 그린 <방콕 데인저러스>가 국내 관객을 만난 게 처음이다. 그만큼 태국영화는 낯설다.

그러나 최근 들어 태국영화는 여러 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제6회 부산국제영화제도 태국영화의 급부상과 관련해 <타이영화의 힘: 뉴 타이영화와의 근접조우>라는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잔다라> <방라잔> 등 7편의 장편과 4편의 단편영화를 상영하고 책자발간과 세미나 등 행사를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태국영화를 조명하고 있다.

폐막작으로 16세기 중반 미얀마의 침공에 맞서 싸운 수리요타이 왕비의 일대기를 그린 스펙타클 시대물 <수리요타이>를 선정하기도 했다. “도대체 태국영화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국제무대에서 태국영화를 대표하는 논지 니 미부트르, 펜엑 라타나루앙 감독과 손을 잡고 태국영화의 새로운 도전을 주도하고 있는 여성 프로듀서 듀앙카몰 림차로엔(시네마시아 매니징 디렉터·36 사진)을 만났다. 그는 “프로듀서는 돈을 관리하는 사람 정도로 알기 때문에 대부분 감독의 부인이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태국 영화 제작 시스템에서 전문적인 프로듀서로 자리를 잡은 제1세대 영화 제작자다.

“99년 논지 감독의 <낭낙>이 <타이타닉>의 흥행을 깨고 역대 최고 흥행기록을 세웠고, 지난해에는 <철의 여인들>이 역시 할리우드 영화를 물리치고 그해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웠습니다. 올 상반기 흥행기록 1, 2위를 차지한 작품도 모두 국내 영화구요. 올해 국내 영화의 시장 점유율은 20q 넘을 것으로 보이는데 영화계로 돈이 몰리고, 복합상영관이 급격이 증가하는 등 현황은 한국과 비슷합니다.”

그는 급성장 이유에 대해 “관객들이 할리우드 영화에 대해 염증을 느끼기 시작했고, 때맞춰 등장한 논지, 펜엑, 옥사이드 팡 등 새로운 감각과 탄탄한 스토리텔링 실력을 갖춘 신인 감독들이 젊은 관객들이 환호할 수 있는 영화들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들은 국제 영화제를 돌면서 자신들의 영화를 세계에 적극적으로 소개하기 시작했고, 중국영화, 이란영화에 이어 새로운 것을 찾던 세계 영화계가 `아시아 영화의 새로운 호랑이'로 태국영화를 조명하기 시작했다.

“해마다 100여편 가량 제작되던 영화가 아이엠에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10편으로 줄었다가 올해는 25편으로 늘었습니다. 몇년 전만 해도 영화만 전업으로 해서는 먹고 살기도 힘들만큼 열악한 형편이었습니다. 이제 다시 70~80년대의 전성기로 돌아가는 느낌인데, 영화계로 수준높은 인력들이 몰려들고, 능력있는 시나리오 작가들이 많기 때문에 태국영화의 미래는 희망적이라고 봅니다.”

림차로엔은 부산국제영화제 태국영화 특별전의 최고 화제작인 <잔다라>를 제작했고, 한국의 김지운, 홍콩의 피터 챈, 태국의 논지 감독이 함께 만드는 합작영화 <쓰리(Three)>의 제작도 맡고 있다.

cine21 부산/ 신복례 기자bo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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