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근사한 XX라도 50불(1977년) 이상 주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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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근사한 XX라도 50불(1977년) 이상 주지마라.

몬테백작 4 1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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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부코스키를 알게 되었다.

 

독일에서 미군 병사가 독일여자와 결혼해서 찰스를 낳고 미국으로 건너 왔다.  칼리지 중퇴했다.  로스엔젤스 도서관에서 작가수업에 대해 독학을 하면서 지냈다. 글을 썼다. 기성 문단에서 보면 엉망인 글을 쓰는 습작생인 셈이다.  앞서 소개한 김동식과는 다르다. 찰스는 갖은 사회 밑바닥 경험을 훌터면서 그 경험과 감성을 글로 썼다.

찰스의 경험은 도서관에서 오래 지내다보면 무늬만 공부하는 건달, 놈팽이들과 어울리면서 술 마시고, 씹질하고, 닥치는대로 일하고, 그래서 번 돈으로 경마하고 그때 그때 단상들을 시와 에세이로 남겼다.   찰스의 표현은 폼잡지 않는다는 것과, 적나라함, 가감 없음, 돌직구이다.

 

부초처럼, 부랑자 나부랭이로 떠도는 이의 노래이면 노래이고, 술주정이면 술주정인데, 그때 그때의 장면과 단상을 예리한 글을 남겼다는 것이다.  우리는 글이라 함은 모름지기 뭔가 거창한 의미나 내용을 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  헛소리 잡소리를 글로 쓰면, 술 취해 주정뱅이 말이 대부분 의미 없듯이 아무도 제대로 주목하지 않는다.   그러나 술 주정을 글을 쓰면 상황이 달라지는가 보다.  글이란 생각의 편린들을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기승전결을 갖추거나 서론,본론,결론식의 조리를 갖춘 형식으로 대개 글을 쓴다.  글, 즉 말이란 묘한 질서가 따라오며, 글 근저에서는 뉘앙스와 패러독스, 유머스러움의 상상력의 여운을 가지기 때문이다.

 

찰스의 에세이 가운데 “아무리 잘난 보지라도 50불(1977년) 이상 주지마라 50불 이상 가치 있는 여자는 없다”하긴 미국에서 1977년에 50불이면 상당히 큰돈이겠다. 지금이면 한 1000불 이상 되지 않겠냐 말이다.  그렇다해도 정신나간 놈 아니면 그걸 글로 남기거나 투고하거나 하지는. 우리네 정서로서는   엄두가 나지 않는 짓일거다.  술집이나, 길거리에 다니면서 만난 창녀가 코를 곤다거나, 방귀를 뀌면서 잔다거나, 때 묻은 팬티와 누런 냉에 젖은 팬티, 저런 지저분한 여자와 잤다는 자괴감...발가락 발톱의 지저분한 매니쿠어 자국들이 눈에 들어왔다거나... 찰스가 술에 취해서 이 여자를 만날 때는 근사해보였거나 꽃으로, 자지가 음심에 꼴려서 데리고 와서 자고 아침에 깨어서 보니 자기와 같은 인간에 다름 아닌 여자에 대해 연민을 담은 것을 글로 썼다는 거다.

 

이쯤되면 찰스 이새끼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우리가 부끄러움으로, 그 참을 수 없는 분위기를 애써 생각하기를 거절하며 달아나듯 빠져나왔을 그 상황을 이 사내는 천연덕스럽게 놓치지 않고 글을 썼다는 거다.  

Oh! Fuck you.  

 

그의 묘비명 “ 애 쓰지 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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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스 부코스키 시 ‘부패’의 전문이다

 

“요즘 들어/ 부쩍 드는 생각,/ 이놈의 나라가/ 사오십 년은/ 퇴보했구나/ 사회적 진보도/ 사람이/ 사람에게 갖는/ 호감도/ 모두 멀리멀리/ 쓸려 갔구나/ 그리고 진부하고/ 케케묵은/ 편협함이/ 자리 잡았구나// 우리는/ 어느 때보다/ 이기적인 권력욕에/ 약하고/ 늙고/ 가난하고/ 무기력한/ 사람들을 향한/ 멸시에 젖어 있다// 우리는 결핍을 전쟁으로/ 구원을 노예제로/ 대체하고 있다// 우리는/ 성취한 것을/ 낭비하고/ 빠르게/ 쪼그라들었다// 우리는 폭탄을 안고 있다/ 그것은 우리의 두려움/ 우리의 지옥살이/ 그리고 우리의/ 수치.// 이제/ 우리는/ 크나큰 슬픔의/ 손아귀 안에서/ 숨통이/ 막혀/ 울음조차/ 터뜨릴 수 없다.”

 

지금의 한국 상황을 비추어 보면 무릎을 칠 정도로 공감한다.

노예제는(비정규직)에 다름 아니다.

 



 

"내 시를 가져간 창녀에게" -찰스 부코스키

 

어떤 사람들은 시에서 개인적 원한을 제거해야 한다고

하지

추상적인 건 유지하고, 이러는 데는 어떤 이성이 있다고

하지만 젠장.

열두 편의 시가 사라졌고 난 복사본도 없어 그리고 네가

그림들도 가지고 갔지, 가장 좋은 작품들을, 거 답답하군.

너 다른 놈들 처럼 나를 뭉개버리려는 거야?

차라리 내 돈을 가져가지그랬어? 사람들은

길모퉁이에 토하고 자고 있는 술주정뱅이의 바지에서 돈을 

훔쳐 가잖아.

 

다음번엔 내 왼팔을 떼어 가든지 50달러를 훔쳐 가

하지만 내 시는 안된다고

내가 세익스피어는 아니지

하지만 언젠가는 그냥

더는 시를 못 쓸 거야. 추상적이든 아니든 간에

최후의 폭탄이 터질 때까지

부자와 창녀와 술주정뱅이는 늘 있는 거 아냐 

하지만 하느님이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말씀하셨지

수없이 많은 시인을 만들었던 곳을 굽어보지만

시는 

별로 보이지 않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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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다람쥐 2021.03.11 04:56  
요즘, 순수문학보다
몇십 몇백배 커진,
웹기반 판타지 소설에도
아래도리 이야기 안나옵니다.
조금이라도 아래도리 이야기 나오는 판타지 소설은 망합니다.

이유는 재미없다는 것이죠.

이제 그만 하시죠.
재미없습니다.
몬테백작 2021.03.11 06:59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재미 없으면 내 글 안보시면 됩니다.

달을 가르키는 데, 손 끝만 보고서 
작가의 아랫도리 인용 표현만 보니 그런 말을 하는 겁니다.

따라서
그만 하라마라 말할 권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내가 님 글에 하라마라 하지 않듯이요.

내 창작 글이 아니라. 기왕에 출판되어 있는 27년 전에 작고한 유명한 작가 소개입니다.
강냉이옥수수 2021.03.12 17:18  
가사에 비슷한 의미가 있는 노래 하나 생각나서 링크남겨봅니다.
ดูเธอทำ : จ๊อบ บรรจบ
https://youtu.be/Dmhg_zFMvIY
이런이름 2021.03.17 01:18  
헐...

어떤 글이나 인물을 소개할 때는 보통 그 내용에 공감하기 때문에 소개하는데 자신은 동의하지도 않으면서 소개한다면 무척이나 무책임한 짓이겠지요? 그래서 "내가 한 소리가 아니야!" 하며 한 발 빼는 모습은 좀 얍삽해 보이기도 하고 지적 열등감에 허우적대는 사람이 "나는 이런 것도 알아." 하며 허세를 부려 보는 걸로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글이 생각나네요.
子曰 狂而不直 侗而不愿 悾悾而不信 吾不知之矣
(미친 헛소리나 짖어대며 올바름은 없고 아는 건 쥐뿔도 없으면서 조심성까지 없고 변변치못한 주제에 신실함마저 없는 이런 놈은 어찌 해야 할런지 나도 모르겠다.)

논어 태백편에 나오는 글귀랍니다. 공자님조차도 교화하기를 포기한 유형인 셈이지요. 直은 보통 정직함이나 강직함으로 해석하는데 올곧음으로 봐도 무리는 아닐 듯 하여 올바름으로 써봤고 悾은 흔히 무능함이나 어리석음으로 이해되는데 여기서는 변변치못함으로 썼습니다.

직설적인 거랑 천박한 거랑 구분을 못하는 부류들이 있는 거 같아서 그 수준에 맞춰 귓구멍에 쏙쏙 쳐박힐 수 있는 말투로 의역해 봤는데 이것도 나름 괜찮네요.

아! 그리고 이건 제가 하는 말이 아니라 공자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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