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한인타운 울려퍼진 조센징이야기...(2)
"조센징"
이란 단어에 술맛이 떨어지고 정신이 멀쩡해 졌을 때 쯔음
뒷 쪽테이블에 계산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더니 20대 초중반 쯤되어 보이는 한 새끼(새끼라고 꼭 표현해야겠습니다. 양해바랍니다.대신할 적정표현있으시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가 어슬렁거리며
다가와 띠꺼운 눈으로 쳐다보며 시비를 건다.
"거~ 한국사람 같은데 일본사람 앞에 쪽팔리니까 말좀 조심히 하고 다니쇼"
한국 말은 아다르고 어다르다.
그리고 그 말 속에 억양이 더해지면 상대의 의도를 알게 된다.
게다가 한.국.사.람.
"한국사람?"
"그쪽 테이블에서 조셍진 소리가 났는데?"
우리 테이블에 형님과 나는 두 귀 뿐 아니라 두 분 까지 휘둥그레졌다.
"내가 조셍진이라 농담 좀 했는데 뭐요?ㅅㅂ 쪽팔리게 일본사람 있는데 나이먹고 뭐하는거야???'
반전....
어릴적 식스센스를 본 이후에 이런 반전은 처음이었다.
한국새끼(한국을 비하한게 아니라 그 놈을 비하한말입니다)가...
지입으로...
일본놈 앞에서...
조센징 이라니...
한번도 아니고 두 세번씩..
게다가 (유치하지만)어린 놈이 ㅅㅂ 이라.....
다시 여러분에게 묻고 싶다.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는가?
상상하는데로
쌍욕 배틀은 시작됐고
그 놈은 여기 얼마나 살았냐며 형님께 머리를 디민다.
치란다.(치려고 나중에 따라가니 부지런히도 사라졌다.)
그와중에 또 다른 반전......
일본사람와서 연신 사과한다.
미안하다고 말리기 시작한다.
친구가 취한거라고 사과하기 바쁘다.
영어로 열심히 설명했다
한국 사람인 니 친구가 한국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옆에 친일파 같은 ㄱㅆㅁㅊ 그 새끼는 비웃으며 어차피 영어 못알아듣는 놈이니 수고 그만하란다.
그와중에도 그 일본분(?)은 열심히 사과한다.
한국놈(?)은 조셍진이라하고 일본분(?)은 사과를 한다.
너무도 웃낀 풍경 아닌가?
한인타운
한국 술집
한국인은 조셍진이라 하고
일본인은 친구의 잘못을 머리숙여 사과하고......
술이 깨고 한참이나 지난 지금에도
그 대반전 사건은 나를 괴롭히고 있다.
분이 사그라질 쯤 어이없는 댓글 몇개가 꺼질만한 내 울분에 기름을 끼었는다.
유식을 가장한 무식한 댓글에 그 놈 얼굴이 오버랩된다...
오늘,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분을 삭히려는 데 어머님이 물으신다.
"그놈 찾아 죽이면 네 먼할아버지가 기뻐하실까?"
"엄마! 활을 쏴 죽여도 시원치 않아요."
스마트폰 넘어로 어머니가 피식 웃으신다.
오늘따라
어머니의 웃음 뒤로
내 머언 할아버지 허탈한 웃음이 들리는 듯하다.
조센징의 의미와 뉘앙스 역사를 알기위에 이리저리 찾아보다가 속이 뒤집혀진다.
http://blog.naver.com/woenm51/220468704397
군면제임에도 불구하고
내 나라 내 조국을 사랑한답시고
왜 군데를 자원해서 간건지 힘이 쭈욱 빠진다.
분을 삭히기위해 방콕을 떠나 찾은 치앙마이 어느 허름한 게스트하우스.
나는 다짐을 한다.
다시는 한인타운을 찾지 않으리라.
이 다음에 나는 할아버지를 뵐 면목이 없어졌다.
'할아버지 죄송합니다. 이럴려고 조선을 구하신게 아니신데...'
문득 태국에서 본 "명량"의 마지막 대사를 그 놈에게 꼭 전해주고 싶다.
"나중에 후손들이 이렇게 우리가 개고생 한걸 알까 모르겠네"
"모르면 호로자식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