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 上 Into the bosnia / 김정은이 알아?
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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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02 21:24
세르비아 체트니크들(Chetniks)은
세르비아인이 아닌 모든 인종을 보스니아에서 청소하려는 자신들의 의도를 밝히며
비 세르비아인 수만명을 학살했다.
-THE BALKANS/Mark Mazower-
체트니크(Chetniks)/ 나치점령하의 발칸에 존재하던 세르비아 민족주의자를 자처하는 게릴라부대
비단 밀로세비치시절의 보스니아 문제만 국한된것이 아니다.
발칸에서의 서로를 사멸시키려는 인종청소의 역사는 유구하다.
보스니아(BIH/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현재의 인구는 약 390만명이다.
90년대 내전전엔 440만명이었다.
나는...
만약 중세이후 학살된 이 땅의 주민수를 모두 합한다면
지금의 보스니아인구에서 잔존인원이 없어 다급하게 황무지를 떠도는
유령까지 끌어들여도 마이너스를 한참찍을것이라고 생각한다.
4개의 민족,4개의 종교,4개의 언어...
각 분포의 비율은 매 세기마다 바뀐다.때론 민족과 종교하나가 통째로 없어지기도 한다.
끊임없이 서로를 소거하고 있으니까...
여긴 보스니아이다.
동서양이 충돌하고 젖과꿀이 흐르는 땅으로가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땅이다.
주인이 바뀔때마다...
민족의,종교의 군식구가 늘어갔다.
그러다보니...주인은 사라졌지만...
점유자들끼리 서로 성가시다...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가장 확실하게, 가장 빠르게,
가장 작위적으로 조정하고 있는것이다...
야만의 시대는 가고 이성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이제 거기를 가보려 한다...
여행의 딜레마중 하나는 루트를 잡는것일것이다.
원래는 수백만년 석회암지대에 조성된 크로아티아의 보물, 아름다운 플리트비체에서 보스니아로 넘어가려했었다.
위의 지도상 제일 위 왼쪽의 보스니아의 도시 bihac에서
지도밖으로 삐져나가면 있는 지역이다.
크로아티아 와서 플리트비체만 보고가는 사람이 있을정도다.
그런데 무슨일이 있어
트로기르(trogir)와 아드리아해의
관문도시 스플릿(split)으로 내려오는 바람에
보스니아 서북쪽에서 진입을 못하고 루트가 한참을 꼬였었다.
거기에...아름다운 트로기르와 스플릿,
그리고 여러지역의 사진이 거지같은 메모리의 장난으로 반이상 날아갔다.
어느 일정부분이 한꺼번에 날아간것이 아니라 랜덤하게 날아가버려
이젠 그 사진들을 구할래야 구할수가 없다.
지금 이 보스니아 입국편에도...
보스니아의 황량함이...나중에 생각하면 애틋하기까지한...
그런 사진들 대부분이 날아갔다.
남은사진은 정말 화려한 사진만 남아...
내가 가 본... 고원지대의 스산하고 살을 에이는 모래바람이 불어오는곳이 맞나 싶을정도이다.
메모리 두개가 한결같이 그 모양이니...
가뜩이나 디카의 가벼움을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이제 디카 '불신의 시대'에 살고있다.
어찌되었던...여정은 스플릿split에서 시작한다.
아드리아여 안녕....
생각해보면...이번여행은 항상 아드리아해와 만남과 이별의 반복이었다.
국경이 확실치 않아 국경에서 멀지않은 시니(sinj)로 네비를 찍어놓고 신나게 달린다.
네비가 신통치 않길래 주유소에서 기름넣으며 이쁜 알바학생에게 다시 확인사살...
다시 시니로...
위지도에는 표시가 안되어 있는데 시니 옆에도 가장 가까운 보더가 있다.
물론 그때는 몰랐었고 국경근처만 가면 물어물어 보더 찾아가면 된다는 배짱이었다.
포맨은 여행에 있어서 배짱만큼은 천하무적이다.
거기에 차가 있다면 그 배짱 앞에 단어 하나를 더 붙일수 있다.
..."똥"....
해안과 병행한 디나르 알프스를 넘어온 모습...
이제 700~1500m사이를 왔다갔다하는 고원지대시작이다.
산비탈이 무슨 경작지처럼 보일것이다.
...죄다 돌밭이라 노는땅이다.
저러니 조상들이 산적질로 먹고 살았지...
좀 더 내륙...흰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저 시즌에 눈덮였다면 저 산들은 보통 1700m이상이다.
나는 지금 셔츠를 벗을까 고민중이다.
여기도 1000미터 이상될듯한데...
설산이 보이는데...
비상용 초코바들이 뒷좌석에서 녹고 있다..
점점 수상해지는 길...
지금 몇 안되는 경작지 옆을 지나고 있는데...
네비가 변태같아서 길가의 농부(여긴 농부보기도 힘들다)에게 물어봤더니 다시 돌아가라고 한다.
네비는 무조건 직진으로 표시되어있다.
네비를 믿어보기로 했다...변태같지만...
네비는 이차선 이상을 표시해야 정상이다.시니sinj는 마을이 아니라 도시이다.
도시와 도시를 잇는 길이 이런 전술로 같다니...
급기야 차를세우고 한집있는 곳에서 면구스럽게 문 두드리며 물어봤다.
크로아티아의 대도시에서는 영어를 전혀 문제없이 사용할수 있다.
그러나 변두리로 갈수록 영어를 사용할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동남아든, 유럽이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지역...어디나 똑같다.
크로아티아를 여행해본 한국사람들 여행기에서 늘상 발견하는게 영어로 대화는 문제없어요...
교육받은 사람들이 많은 대도시나 관광지만 가봤지...
시골에 안가봤다는 얘기다.
쑥대머리지만 친절한...
이 동네서 보기도 힘든 낯선동양인에게 뭔가를 설명하려 애쓰는...시골아줌마
오분동안 장황하게 설명하는데...
결론은 바디랭귀지다.
'돌아가시오'
온 만큼 열받기 싫어 가장 가까운 보스니아가 어딨냐고 직설화법으로 물어봤다.
딱 '보스니아' 만 알아듣는 우리 아주머니...
저리로...
자기 집 옆으로 나 있는 달구지길을 가리킨다...
그래 가보지 뭐...
가다 차 돌릴데 없으면 후진으로 몇키로쯤 나오면 되지 뭐...
그랬더니 나오는 길...
여기...록키산맥이냐...멕시코냐...
다리 넘어가면 산적나올거 같다.
아님 부에노스 디아스~ 산타페가는 간이역이나...
저...
나의 적...
내마음의 고물상자...
나의 두통거리...
나의 반평균해충...
그 이름도 찬란한 크로아티아 네비게이션이 보인다.
산 몇개넘었다. 만리타향 객지에서 이게 왠 산악연수람...
...그래도 아직 수동미션 운전빨이 살아있군...
초보자들은 절대 가지 말아야 할 길이다.
오가는 차는 한대도 없다.
이러다가 체코어디쯤에서... '발견'....되는거 아닌가 몰라...
똥배짱으로 온지 몇시간...
다시 출발 초기와 비슷한 증세의 지형을 마주하고 있다.
겨우겨우 길가를 걷는 아가씨인지 고딩인지 둘을 발견...
이젠 입아프게 길게 안 물어 본다...
"보스니아~~~~~"
"저어기~~~~~"
보통 손가락으로 어디를 가리키면...
손가락끝에 한번 쯤 시선을 일치시키는게 정상이다.
그런데 손가락은 불분명한 어디를 가리키고 둘이 나란히
"와하하하"
웃으며 나만 바라보고있다.
관광객들 많이 오는 스플릿을 벗어난후 계속 겪는,
[처음보는 원숭이목격증후군]
...증상이다.
"초코바 먹을래?... 좀 녹았으니까 1+1으로 주께...
냉장고는 있지?...꼭 넣었다 먹어...
모양이 좀 이상해도 이해해..."
"젖과 꿀이 흐르는 보스니아 안 갈래?...
거긴 아무것도 없데..."
...가만보니 정말 가자면 갈 친구들 같다...
시간 많이 까먹었으니 또 부지런히 가야지...
드뎌 나타난 보더.,.
원래 목적지는 시니에서 가까운 Vaganj보더였다.
반가운 마음에 눈물샘터트리며 달려가서 물어봤다.
"이 Vaganj/바가니 보더는 몇시에 닫나요?..."
...
"여긴 Kamensko보던디...어? 신기한 인종이네?...."
'...'
원래 목표했던 국경에서 한참을 내려온 보더였다.
'...그랬구나...
그래서 오래걸렸구나...'
이 망할놈의 변태 네비같으니...
망쪼의 시작...
앞의 차는 크로아티아 시베닉(sibenik)등록차량이다.
번호판을 해석할줄알면 히치하이크 할때...
혹은 도로상에서 어디쯤왔는지 가늠할때 아주 유용하다.
우리나란 그런거 다 없애버렸지만...
나는 여기서 잡혔다.
모호한 규정과 심심한 이미그레이션 직원들의 타겟이 되어...
여권을 한참보던 부스의 직원은 도장을 들고있다가 찍을듯 말듯하며
뭔가 문서같은것도 보면서 나를 약올린다.
(생각하다가 출국도장을 찍을듯한 모션...)
"헛~...어..."
(다시 스템프를 내려놓고 뭔가를 열심히 본다...)
...
전화를 건다.
열심히 통화중...
그 차없는 보더에서 뒤에 차가 한두대씩 서기시작한다....
"웨어프럼?..."
(당신은 지금 비자와 입국스템프가 '많이' 찍힌 ...내 여권과 차량 다큐먼트를 동시에 보고 계십니다.
DPRK아니고요...ROK입니다)
...
"거기 써있잖아~~~~~!!!!"
여권보면서 어디서 왔냐니!!!!
이게 나름 치밀한 유도심문인거냐?!!!!!
또 통화를 한다...심각한 표정이네...
낯선손님이라 우왕좌왕하는거 같다...
보니까 상급자와 통화하는중이다.
...........
.........
.......
....
...
.
차를 저기 우측으로 빼라는 명령을 받았다.
차량에 달린 경첩달린 문이란 문은 다 열었다.
수색중점사항 짚히는게 있어 담배와 술의 반출규정을 물어봤다.
원박스, 원보틀...
술은 오십세주 한잔도 없고...
담배는 네갑있다.
어쩔래...
"전세계 면세점업계의 암적존재"
...를 너무 과대평가했다.
끝난게 아니었다. 이번엔 사무실로 불려간다.
한명의 일하는 사람과 세명의 노는사람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갑...
신용카드는 왜 세장이나 들고다니니?...
...
있잖아...시비걸게 그렇게 없는거니...
한국사람 처음봐서 신기해서 자꾸 말거는 거니...
북한사람은 본적있니?...
높은 사람이 웃으니 막판 분위기는 아주 나쁘지않았다.
"나이스 트립~~~~"
세명이 손흔들며 바이버이 해준다...
"흥! 니네보더에 다신 안와..."
이제 보스니아 입국사무소...
오히려 보스니아 입국직원쪽이 더 친절하다.
"어디가?"
"모스타르MOSTAR"
"어디서 잘거야?"
"모스타르 그랜드 쉐라톤삐까뻔적워커힐..."
...정말 저렇게 말했다....
언어란건 재밌는 것이다. 모스타르에 쉐라톤이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삐까뻔쩍워커힐은 분명히 없다.
건성으로 물어보는게 뻔해 건성으로 대답한것 뿐이다.
보스니아는 고급숙소가 거의없다.
"어...사우스코리안인가 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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