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서 팔자고친 티미군, 축하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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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커피도 한국가면 프리미엄 커피로 둔갑하여 팔자를 고친다.
팀홀튼도 한국가서 신분상승을 했다.
팀홀튼이 한국에 상륙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때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한국에는 쟁쟁한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가 많아 자칫하면 살아남기 어려울테니 믹스커피의 달다구리 입맛이 길들여진 시니어 소비자를 공략하면 어떨까 하는.
한국은 곧 65 세 이상 시니어 인구가 천 만 명에 도달하는 시니어 황금시장이다.
이 세대의 특징은 남의 시선이나 트랜드 따위에 자신의 입맛을 팔아먹는 짓을 비교적 덜 하는 대신 자신만의 독립적인 취향을 따르는 경향이 강한만큼 저가 마케팅이 성공을 거둘 확률이 높다고 보았다.
이 세대가 자신만의 독립적인 취향을 따르는 경향이 강한 이유는 개성이 강하다거나 독립적 주체성이 강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그저 얼굴이 좀 더 두꺼워 남의 눈치를 덜 보기 때문이지만,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어쨌든 긍정적인 면으로 평가한다.
티미 부루드 달다구리 더블더블은 한국 믹스커피에서 단맛을 조금 빼고 커피본연의 쌉쌀함을 남겨둔 미묘한 매력이 있는 커피다.
맥카페에 와글와글 모여있던 할배들이 맥카페가 커피값을 올리자 어디론가 일제히 사라졌는데, 이들을 티미가 다시 불러모아 달다구리를 박리다매로 팔아먹으면 괜찮은 장사겠다 싶었다 (할배 모여라!)
그래서 첫 매장을 청량리 경동시장이나 종로3가 탑골공원 뒷골목에 열었으면 했다.
그런데,
팀홀튼은 애초부터 달다구리 마케팅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었고, 캐나다에서 뛰어넘지 못했던 신분의 장벽을 한국에 가서 뛰어넘어 팔자를 고치기로 작정했던 것 같다.
서울이 아닌 강남(신논현과 선릉)에 첫 매장들을 열어 대박을 쳤다.
아메리카노 미디엄을 본토(캐나다)의 두 배가 넘는 4 천 원에 팔고 있는 중이다.
가격을 비싸게 책정하기위한 티미 컨설팅 미팅에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주장이 대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It will work at first, but we may face a crisis of falling sales soon.’
"Just between us, there are a lot of lemmings in the neighborhood, so if you stimulate vanity, everyone will follow. The benefits outweigh the risks”
강남에서 대박을 친 티미는 곧 대망의 서울에 입성한다.
보름 후, 숭례문과 서울역 사이 그랜드센트럴 빌딩에 3호점을 열 예정이다.
내가 알기로 그 빌딩에는 스타벅스가 영업중이다.
노골적이고 공격적인 도전장을 낸 셈이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매장수를 전국 150 개로 확대한다고 한다.
커피맛은 각자 취향이라지만, 커피를 진심으로 즐기는 사람들의 공통된 입맛이라는 게 있다.
프리미엄 커피 중 내가 좋아하는 커피는 파리바게트 (에드먼튼 1호점) 커피다.
매장이 시내 한 군데 밖에 없으므로 일부러 찾아가지는 않는다.
미디엄 브루드가 한화로 약 2 천 5 백 원 이니까 본토(한국)보다 저렴하다.
물론 티미 미디엄 브루드 (2 천 원 미만) 보다는 비싸다.
내가 한국에 가면 티미를 사 마실까?
파리바게트 커피보다 비싼 4 천 원 짜리 티미를?
혹시 커피에 금가루라도 탔나 궁금해서 아마도 한 번 쯤은 사 마셔 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