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울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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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울 할아버지

Julia 4 326
저녁 9시쯤 엄마가 비디오 빌리러 가자고 하길래

할일이 산더미 같았지만 맘 좋게 따라나섰다.

가게가서 엄마가 좋아하는 장동건 영화를 빌리고

-난 (개인적으로) 장동건 별루다...-

갑자기 엄마가 맥주 한잔 하잔다.

동네 단골인 포** 치킨집 가서 올만에 맥주 몇 잔 하는데

엄마가 자기 왕년얘기, 아빠얘기, 가족얘기 하다가

내가

'울집은 술잘먹는게 유전인게야..'

하고 꺼냈더니

사실 할아버지가 서울에 첨 올라오셔서

울 밑에집 아저씨 소개루 굴뚝청소를 하게 됐는데

차마 맨 정신에 "굴뚝청소 하세요" 라고 말하기가 쑥쓰러워

옛 삼학소주 반병에 용기를 얻어 일을 할 수 있었다고...

그 이후로 울 할아버지 께서는 어렵게 배우신 술을 절대 안 잊어버리시려 애썼다는...

그래서 울 가족이 이렇게 해서 술을 잘 먹게 됐다며..

말두 안되는 유전계를 들먹이는데

괜히 할아버지 얘기 나오니 둘 다 코 끝이 찡해졌다.

그리하야

둘이서 500cc 네 잔씩 마시구 들어와

엄마의 신청곡 '가슴앓이'를 들으며

이렇게 몇 자 끄적이구 있다.



아~~

고마운 울 할아버지..
나에게 이렇게 특별한 능력을 주시기 위해
그토록 애 쓰셨다니..











그러나 저러나

할 일이 태산같은데..

엄마 미워~~~
4 Comments
노란 손수 1970.01.01 09:00  
아..... 아름다운 사람들.......
아니 1970.01.01 09:00  
이언니 여행기 안쓰고 여기서 머하는거야
Julia 1970.01.01 09:00  
가끔 엄마 따로 아빠 따로 술을 먹지요. 서로 '니엄마는..' '니아부지는..'이러고 제게 흉보다가도 결론은'니 엄마한테 잘해라..' '니아부지한테 잘해라..'로 끝나지요.
자나깨나 1970.01.01 09:00  
겁나게 멋지고 인간적이신 어머님이시네요. ^^<br>저도 더 늙기전에? 울 엄마하고 치킨집에서<br>맥주한잔? 해야 겠슴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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