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울 신랑 생일빵하느라.. 식구들끼리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인사동의 사찰음식전문점에 갔었는데....
울 신랑....태국음식점에 가고 싶어했는데.. 못가게 되어서 심통이 많이 나 있었습니다...

가는 동안 내내 말 한마디도 않고 인상 구기고 있다가....
음식점에 도착해서는 "절에 가면 이런거 공짜로 주는데... 궁시렁...맛만 없어봐라! " 이러면서 뭐가 나오더라도 트집을 잡을 기세였습니다....

딱 한가지 메뉴밖에 없을뿐더러..음식값은 1인당 3만2천원... 빼도 박도 못하는 비싼 가격에.. 서빙은 도저히 비싼 음식점의 값을 못했습니다.... 정갈하고 맛은 있었습니다만...

울 신랑 옳다쿠나 하고 투덜거렸습니다... "소고기 한점 안올라오는 풀떼기 식단인데다, 서비스도 한번에 몽땅 갖다주는 싸구려 서빙인데 이렇게 비싼 가격이 말이나 돼? "

ㅋㅋ 하지만 이 음식점에는 "고수나물"이 나옵니다..
고수는 금방 숨이 죽는다고.. 서빙 직전에 바로 무쳐서 내오더군요...고수의 향을 그대로 내려는것처럼.. 깨와 기름약간, 소금 약간 정도로 무친듯....

우리가 6명 2테이블에 앉았는데.. 고수나물 2접시를 울신랑이 모두 해치웠습니다... 아껴가며 먹었는데도 말이져... 암소리도 안하고 2접시를 먹고 나서 하는말...
" 팍치를 먹었더니 기분이 좀 나아지는걸.."

결국 주인을 불러서 한접시 더 달라 그랬습니다....
울 동생이 "이 고수나물 더 달라는 사람 있어여? 없져? "
그랬더니 주인아줌마 하는말...
"더 달라는 사람은 커녕, 한국사람은 내간 그대로 다시 내오는 나물 이에여... 더 달라는 사람은 첨이에여..." 하면서 흘낏 쳐다봤습니다..

울 신랑 전혀 동요하지 않고.. 흐뭇해하면서 마지막 팍치한접시를 아껴가면서 먹었습니다...

팍치때문에 더이상 투덜거리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디저트가..... 쟈스민차에 싸구려 한과였습니다....분명 메뉴에는 5가지 재료를 넣어 만든 한방차라고 써 있었는데... 이건 저도 화가 나더군요..... 외국인들이 잘 먹어서 바꿨다나...특히 중국사람들이...

생각해 보세요... 태국의 비싼 태국음식점에 갔는데 한국사람들이 보리차 잘 먹는다고 디저트로 보리차가 나온다면.... 으윽...

하여튼 ...울 신랑 팍치 먹여서 잘 달래놨는데... 다시 투덜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공연을 하더군요....

짧은 전통공연, 여러팀들이 나와서.. 그 좁은 대청마루에서 카세트테이프 틀어놓고 춤도 추고, 풍물도 잠깐 치고.. 한 한시간 정도를 했습니다...

심통난 울 신랑 그걸 보더니...."머야.. 칸똑 디너쇼자나?" - -;;
둘러보니... 대부분이 외국인이더군요... 무슨 가이드 북에라도 나오는 집이었나 봅니다... 칸똑 디너쇼처럼 거대한 곳이 아니라 한옥을 개조한 작은 식당인것만 다르더군요...

" 칸똑디너쇼보다 음식도 다양하고,맛있고, 공연도 외국인이 보기에는 그럴듯 하자나....." 그랬더니...
"여긴 너무 비싸.. 칸똑디너쇼가 음식도 훨씬 맛있어!" 이럽니다..
"물가비교해보면 600밧이랑 1100밧인데... 여기가 비싼편은 아니지..4배 해봐"
"으 어쨋건 칸똑 디너쇼보다 여기가 못해! "

태국에 놀러도 못가고, 생일날 태국음식점에도 못가서 심통이 많이난 울 신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