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난다는 의미
직장 생활, 대학교 1학년부터 알바를 시작해서 한번도 손에서 일을 놓아 본적이 없는 제가 이제 슬슬 일을 손에서 놓고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려고 마음을 먹습니다.매월 들어오는 봉급에 의존해서 살아왔지만, 앞으로는 그러한 월정급여는 없을 것이고, 나의 노력 여하에 따라 내 인생의 그림이 결정될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인생이란 긴 것 같지만 길지 않습니다. 제나이는 많지도 적지도 않지만, 20대는 그냥 후다닥 지나갔고, 30역시 후다닥 지나갔습니다 .뭘 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데 시간은 이렇게 흘러 와서, 마흔이란 숫자를 갖게 되었지요. 앞으로의 인생도 이와 같이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서 고민하고, 또 고민했지만, 역시 샐러리맨의 안정적 생활은 매력적인 부분도 있지만,인생이란 관점에서 봤을때는 중독적인 요소가 많고, 그 독소 역시 꽤 치명적인 것 같습니다. 대학 졸업후 지금까지의 삶에 대해 지금 엄청 회의가 드는데, 직장 생활을 계속한다면 앞으로 이런 회의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은 절망감이었습니다.
저를 이해하기 좋게 몇가지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1. 서울시내 대학졸업 2. 한국 대기업 입사후 퇴사, 현재 외국계 기업 재직
3. 결혼 후 아이 하나 4. 서울 시내 아파트 소유(집값 20% 대출), 5.연봉의 80%정도의 현금자산 보유.
딱 중산층인 것 같습니다. 부유하지도 않고, 가난하지도 않고.....
퇴사는 올 5월에서 6월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퇴사를 하게 된 후 어떤 삶을 살지 현재 많은 고민을 합니다. 1) 외국으로 이민가자 2) 이직하자 3) 식당 등 자영업을 하자 4) 공부를 다시해서학위를 취득하자 5)주식과 부동산 투자로 적당히 필요한 생활비만 벌고 여유롭게 놀자..
제가 이런 고민으로 많은 선후배, 가족, 직장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만, 그들은 하나 같이 제가 힘들어도 나오는 봉급받으면서 회사에 남아 있으라고 하더군요. 아마 이게 정답일 겁니다. 그냥 있으면 밥값을 하던 말던 봉급은 주고, 회사는 안 짤릴테고, 먹고 사는데는 문제 없고 휴가때마다 동남아, 일본, 중국으로 놀러다니면서 면세품을 즐기고 살테니까요.
하지만, 회사 생활을 핍폐함이 많습니다. 사내의 알력과 싸워야하고 쓸데 없는 오해를 받아야 하고, 누군가의 라이벌이나 증오의 대상이 되어야하고, 그렇게 일해도 정해진 봉급밖에 못받고, 더 큰부자가 되거나 더 많은 돈을 벌수 없고, 작년과 제작년의 차이를 모르고, 올해와 내년의 차이도 없겠지요. 이렇게 살면서, 정말 나이를더 먹어 쉰살이라는 고비를 넘게 되면, 그땐 어디 갈 수도 없고, 할 수도 없게되니 회사에 더 목메게 되겠지요. 그리고 운 좋아서 정년까지 가면, 그땐 합법적으로 회사를 떠냐야 하고, 그리고 얼마되지 않는 연금을 받으면서 지루한 노년을 맞이하겠지요.
사실 이런 미래가 제가 샐러맨을 접고자 하는 이유이며, 좀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나누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2) 피곤에 쩐 모습이 아니라 웃으면서 대화를 하고 싶습니다.(건강적 이유: 성인병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3)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나눠가면서 살고 싶습니다. 4) 더 적은 돈을 벌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더 많은 돈을 벌 가능성을 없애고 싶지 않습니다. 5)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특히 약자들)을 위해서 뭔가 하고 싶습니다.
여러사람과 고민을 나눴지만 아무도 제 인생에 책임을 질 수 없어, 책임 있는 말, 혹은 과감한 말을 못해 주더군요. 그냥 그냥 있지..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결국 인생의 책임을 지는 사람만이 그 결정을 할 수 있고, 저는 충분한 워밍업을 하고 5월 혹은 6월에 회사에서 나가, Free Man이 되고자 합니다.
여행을 떠난다는 의미는 각자의 삶만큼이나 다양한 각자의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저는 회사를 떠남과 동시에 식구들과 3개월-6개월의 여행을 떠날 생각입니다. 인생의 한 챕터를 마무리 짖는 에필로그가 될 것 같습니다. 여행을 통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날 것이고, 다양한 경험을 할 것이고, 그리고 다양한 생각을 할 것이며, 이 지구상에 우리 세식구 살아가는 법에 대해서 서로 같이 고민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여행에서 교훈을 얻을 수도 있고 아무런 교훈을 얻을 수도 있지만, 확실한 것은 그 여행이 이전의 삶과 이 후의 삶을 나누는 계기가 될 것은 틀림 없을 것이라는 겁니다.
지금까지의 여행은 휴양의 의미가 강했고, 관광의 의미가 강했지만, 이번 여행은 인생을 생각하게 하는 철학의 의미가 강해 질 것 같습니다. 가치관 삶의 방식... 무엇이 옳은 가를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 그리고 그 여행을 통해 다양한 힌트를 얻기를 바랍니다.
좀 긴 여행이 될 것 같은데, 좋은 여행지 추천 받습니다.::: 많이들 추천해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