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사스] 한국 상륙?
세계적인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공포 확산에도 불구, 단한 명의 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안전지대로 여겨지던 한국에 사스 공포가엄습하고 있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사스 무풍지대로 남아있던 일본이 12일 4명의 사스환자를 국제보건기구(WHO)에 보고한데 이어 국내에서도 지난 10일 중국 베이징을 여행하고 돌아온 임모(28ㆍ여)씨가 사스 감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특히 이 환자의 증세에 대한 1차 검사에서 국내 의료기관이 단순 감기로판정, 48시간 동안 방치됐던 것으로 드러나 2차 감염 가능성이 높아지는등 사스 방역체계에 허점이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임씨는 입국 당일인 지난 10일 고열 등으로 국립의료원에서 검사를 받았으나 단순감기로 판정받고 1시간여 만에 귀가했다.
그러나 이틀 만에 증상이악화해 재진찰을 받고 격리 조치됐다.
이에 따라 임씨가 귀가 이후 48시간여 동안 접촉한 사람 가운데 2차 감염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가족이나 임씨와 접촉한 내국인과 동승 탑승객에 대한 격리 및 추적 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임씨는 베이징 등 중국을 1주일동안 여행하고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보건원 자문위원인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박승철 교수는 “임씨의인플루엔자 감염 여부를 조사했으나 독감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발병 초기 38도 이상의 고열과 기침에 이어 폐렴증세까지 보이는 등 전형적인 사스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원 관계자는 “임씨가 여행할 당시에는 베이징이 위험지역이 아니었던데다 임씨가 목 부분의 통증을 호소하는 등 사스 증상과는 일부 다른 증세를 보여 단순 감기로 판정, 귀가시키고 자가격리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다.
보건원은 이에 앞서 사스환자로 판명난 대만인 승객이 지난달 28일 발병상태에서 인천공항을 경유했는데도 이를 뒤늦게 확인, 국내 입국자에 대한재조사를 실시하는 등 방역조치가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현재 사스환자가 발생한 20개국 가운데 2차 감염이 일어난 국가는 사스유행지역인 중국과 홍콩을 제외하고도 베트남, 싱가포르, 캐나다, 대만, 미국, 영국 등 6개국에 달하고 있다.
더욱이 2차 감염이 확인되면 시민 불안감이 커져 외출을 자제하는 등 급속한 심리적 위축으로 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 사스환자 발생은 사회ㆍ경제적으로 큰 파장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광둥성을 진원지로 한 사스는 2월말부터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주변 아시아 국가는 물론 독일 프랑스 캐나다 미국 등 유럽, 아메리카 대륙으로 전파돼 왔으며, 국립보건원은 그동안 “국내 유입은 시간문제”라고전망했었다.
● 사스 예방하려면…사스는 중국 홍콩 대만 등 사스 감염 위험지역을 다녀온 뒤 10일 이내에38도 이상의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을 보일 경우 즉시 지역보건소에 신고하거나 병ㆍ의원에서 검진을 받아야 한다.
사스는 공기를 통해서는 감염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외출에서 돌아왔을 때 손과 발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국립보건원은 권고하고있다.
사스가 급속히 확산될 경우에는 다중시설 이용을 삼가고 외출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