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표준말 vs. 부산 사투리
나는 서울 토박이다.
본적도 서울 원적도 서울인 오리지날 서울 토박이..
물론 지금은 수원에 살고 있어서 서울 토박이라고는 이야기 못할지 모르겠지만..
본가쪽으로는 대대로 서울 중구에서 살아 왔고 어머니는 경기도 양주 분이기에 주위에 소위 말하는 사투리를 쓰는 사람이 없었다.
학교도 역시 고등학교까지 서울에서 사립학교만을 다니다 보니 고등학교 때까지 친구나 주위에서 사투리를 사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겨우 사투리를 들을수 있는 기회는 TV에서 코메디나 드라마에서 듣는것이 대부분이었다.
대학을 들어가서 어쩌면 가까운 곳에서 처음으로 사투리를 들어봤다. 지방 곧곧에서 상경한 친구들이.. 그때는 조금은 어색하기도 했었다. 분명 똑같은 젊은이 들인데 왜 저렇게 사투리를 쓰는지..
그러다 보니 호남사투리 영남사투리를 어느정도 들었고 어떤 사람이 쓰는 사투리는 무척 어색하고 이상하기 까지 했고. 또 반대로 1년 선배인 87학번 누나가 쓰는 마산 사투리는 그 선배가 이뻐서 그런지 무척 이뻐 보였다.
그래서 한동안 마산 사투리가 제일 이쁘다고 생각을 했고..
그 이후에도 그렇게 사투리에 대한 관심과 생각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사람들은 사투리에 그리 큰 관심이 없는 것 같고 또 전라도 사투리, 충청도 사투리, 경상도 사투리, 강원도 사투리 등등이 모두 그냥 하나의 지방 사투리지 큰 구별을 할 수 있는 능력도 내게는 없었다. 아니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대부분 서울에서 사용하는 이른바 표준어에 맞추어지다 보니까 그렇게 큰 상념없이 살아왔고..
그런데.. 내게 사투리 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게 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바로 내 아내 희정을 만나게 된 사건이다.
지금도 가끔 첫 전화를 할 때의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소개시켜 주는 사람이 일단 부산에 있는 아가씨니까 바빠서 쉽게 만나러 내려가지 못하므로 일단 전화라도 해서 이야기를 하라고 하여 떠밀리듯 저녁에 전화한 사건..
그때 솔직히 전화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얼굴도 모르는 아가씨의 진한 사투리 섞인 음성.. 정말로 솔직히 그때는 순간적으로 많은 생각을 하였던것이 사실이다.
난 예전부터 결혼은 서울사람과 또는 수도권. 아니면 적어도 고향은 지방일지라도 서울에 살고 있는 사람과 결혼을 할꺼라는 믿음에 추호도 의심이 없었다.
한때 누군가가 좋은 사람이 있다고 그 사람이 대전인가에 산다는 소리에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던 기억도 있고..
그런 생각을 하고 살았는데 저멀리 들리는 부산 사투리(부산 사투리가 뭔지도 그땐 몰랐다)는 순간적으로 늦게 결혼을 하려고 하는 내 가슴에 많은 상념을 느끼게 하였다..
그렇게 우린 자주 통화를 했고 처음엔 어색하던 부산 억양이 섞인 목소리가 차츰 정겹게 느껴졌고 점차로 이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인것 처럼 느끼게 되었다..
물론 그때는 아내는 서울에 사는 남자를 만나니까 가급적 표준어를 구사하려고 노력했던 것이 사실이고...
그렇게 우린 결혼을 했다... 그리고... 결혼 후 처음 듣게된 이상한 단어...
결혼후 며칠 되지 않아 아내가 빨래를 하고 빨래는 갤때가 되었을때 나보고 하는 말이 .. 빨래를 개빈다....
개빈다? 대충 의미는 알겠지만 그 단어가 왜 그리 생소하던지...
그 이후 같이 1년여를 살게되면서 여러가지 부산 사투리에 관한 에피소드들이 많이 생겨나게 되었다.. 전혀 뜻을 알아듣지 못하는 단어부터 대충 짐작은 하겠지만 이상하게 사용하는 단어들...
요새는 아내는 이제 편해진데다가 내가 재미있어 하는 것을 보고 오히려 더 편하게 사투리를 쓴다. 그러고 자주 웃으면서..
처음에는 서울에 살게되면 아내가 쉽게 서울말을 배울줄알았는데 오히려 내가 역으로 부산말을 자연스럽게 구사하게 된거 같다. 워낙 억양이 세고 어의 전달이 강하고 간단하다 보니.. 쩝..
이젠 오히려 내가 처음엔 어색하던 부산억양을 자연스럽게 구사하고 그럴때면 부산의 장모님이나 처형들이 완벽한 부산말이라고 칭찬을 해준다...
아직도 부산에 가면 음식점에서 내가 주문을 하면 주문받는 아줌마가 잘 못알아 듣는다. 너무 조용조용 이야기 해서 모르겠다고. 그리고 가끔 장모님꼐 전화를 드리면 어의 전달이 잘 안되는것을 느낄때도 있고...
이제는 무척 사랑한다는 말보다 억수로 사랑한다는 말이 더 자연스럽게 아내에게 하게 되는 상황이다. 우리 포도는 서울말을 써야 할텐데 원..
부록 : 아내가 사용하는 부산말 모음
(이불, 빨래 등을) 개킨다 -> 개빈다
(단것을 많이 먹어 속이) 들척지근하다 -> 다린다
(커피, 차를) 탄다 -> 태운다
(장롱 모서리에 움직이지 않도록 뭘)괴라 -> 공구라
(부정하는 의미로) 아니야 -> 은다..
무척, 많이 -> 억수로
(바지에 응가를) 지린다 -> 짤긴다
홍합 -> 담치
가자미 -> 납새미
짜다 -> 짭다
(국 등이)심심하다 -> 싱겁하다
빡빡 닦아라 ->매매 닦아라
단단히 해라 -> 단디 해라
떼기놈 -> 떼끼순
예끼놈 -> 에레기순
그 외에도 억수로 많은데 생각이 잘 안나네. 계속 업데이트 해야지...크크.. 마눌 메롱
본적도 서울 원적도 서울인 오리지날 서울 토박이..
물론 지금은 수원에 살고 있어서 서울 토박이라고는 이야기 못할지 모르겠지만..
본가쪽으로는 대대로 서울 중구에서 살아 왔고 어머니는 경기도 양주 분이기에 주위에 소위 말하는 사투리를 쓰는 사람이 없었다.
학교도 역시 고등학교까지 서울에서 사립학교만을 다니다 보니 고등학교 때까지 친구나 주위에서 사투리를 사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겨우 사투리를 들을수 있는 기회는 TV에서 코메디나 드라마에서 듣는것이 대부분이었다.
대학을 들어가서 어쩌면 가까운 곳에서 처음으로 사투리를 들어봤다. 지방 곧곧에서 상경한 친구들이.. 그때는 조금은 어색하기도 했었다. 분명 똑같은 젊은이 들인데 왜 저렇게 사투리를 쓰는지..
그러다 보니 호남사투리 영남사투리를 어느정도 들었고 어떤 사람이 쓰는 사투리는 무척 어색하고 이상하기 까지 했고. 또 반대로 1년 선배인 87학번 누나가 쓰는 마산 사투리는 그 선배가 이뻐서 그런지 무척 이뻐 보였다.
그래서 한동안 마산 사투리가 제일 이쁘다고 생각을 했고..
그 이후에도 그렇게 사투리에 대한 관심과 생각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사람들은 사투리에 그리 큰 관심이 없는 것 같고 또 전라도 사투리, 충청도 사투리, 경상도 사투리, 강원도 사투리 등등이 모두 그냥 하나의 지방 사투리지 큰 구별을 할 수 있는 능력도 내게는 없었다. 아니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대부분 서울에서 사용하는 이른바 표준어에 맞추어지다 보니까 그렇게 큰 상념없이 살아왔고..
그런데.. 내게 사투리 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게 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바로 내 아내 희정을 만나게 된 사건이다.
지금도 가끔 첫 전화를 할 때의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소개시켜 주는 사람이 일단 부산에 있는 아가씨니까 바빠서 쉽게 만나러 내려가지 못하므로 일단 전화라도 해서 이야기를 하라고 하여 떠밀리듯 저녁에 전화한 사건..
그때 솔직히 전화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얼굴도 모르는 아가씨의 진한 사투리 섞인 음성.. 정말로 솔직히 그때는 순간적으로 많은 생각을 하였던것이 사실이다.
난 예전부터 결혼은 서울사람과 또는 수도권. 아니면 적어도 고향은 지방일지라도 서울에 살고 있는 사람과 결혼을 할꺼라는 믿음에 추호도 의심이 없었다.
한때 누군가가 좋은 사람이 있다고 그 사람이 대전인가에 산다는 소리에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던 기억도 있고..
그런 생각을 하고 살았는데 저멀리 들리는 부산 사투리(부산 사투리가 뭔지도 그땐 몰랐다)는 순간적으로 늦게 결혼을 하려고 하는 내 가슴에 많은 상념을 느끼게 하였다..
그렇게 우린 자주 통화를 했고 처음엔 어색하던 부산 억양이 섞인 목소리가 차츰 정겹게 느껴졌고 점차로 이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인것 처럼 느끼게 되었다..
물론 그때는 아내는 서울에 사는 남자를 만나니까 가급적 표준어를 구사하려고 노력했던 것이 사실이고...
그렇게 우린 결혼을 했다... 그리고... 결혼 후 처음 듣게된 이상한 단어...
결혼후 며칠 되지 않아 아내가 빨래를 하고 빨래는 갤때가 되었을때 나보고 하는 말이 .. 빨래를 개빈다....
개빈다? 대충 의미는 알겠지만 그 단어가 왜 그리 생소하던지...
그 이후 같이 1년여를 살게되면서 여러가지 부산 사투리에 관한 에피소드들이 많이 생겨나게 되었다.. 전혀 뜻을 알아듣지 못하는 단어부터 대충 짐작은 하겠지만 이상하게 사용하는 단어들...
요새는 아내는 이제 편해진데다가 내가 재미있어 하는 것을 보고 오히려 더 편하게 사투리를 쓴다. 그러고 자주 웃으면서..
처음에는 서울에 살게되면 아내가 쉽게 서울말을 배울줄알았는데 오히려 내가 역으로 부산말을 자연스럽게 구사하게 된거 같다. 워낙 억양이 세고 어의 전달이 강하고 간단하다 보니.. 쩝..
이젠 오히려 내가 처음엔 어색하던 부산억양을 자연스럽게 구사하고 그럴때면 부산의 장모님이나 처형들이 완벽한 부산말이라고 칭찬을 해준다...
아직도 부산에 가면 음식점에서 내가 주문을 하면 주문받는 아줌마가 잘 못알아 듣는다. 너무 조용조용 이야기 해서 모르겠다고. 그리고 가끔 장모님꼐 전화를 드리면 어의 전달이 잘 안되는것을 느낄때도 있고...
이제는 무척 사랑한다는 말보다 억수로 사랑한다는 말이 더 자연스럽게 아내에게 하게 되는 상황이다. 우리 포도는 서울말을 써야 할텐데 원..
부록 : 아내가 사용하는 부산말 모음
(이불, 빨래 등을) 개킨다 -> 개빈다
(단것을 많이 먹어 속이) 들척지근하다 -> 다린다
(커피, 차를) 탄다 -> 태운다
(장롱 모서리에 움직이지 않도록 뭘)괴라 -> 공구라
(부정하는 의미로) 아니야 -> 은다..
무척, 많이 -> 억수로
(바지에 응가를) 지린다 -> 짤긴다
홍합 -> 담치
가자미 -> 납새미
짜다 -> 짭다
(국 등이)심심하다 -> 싱겁하다
빡빡 닦아라 ->매매 닦아라
단단히 해라 -> 단디 해라
떼기놈 -> 떼끼순
예끼놈 -> 에레기순
그 외에도 억수로 많은데 생각이 잘 안나네. 계속 업데이트 해야지...크크.. 마눌 메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