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분이 묻고 답하기에 1000불짜리 여행자 수표 환전 되느냐고

올리신걸보고 새록 새록 떠 오르는 이야기가 있어 걍 올려봅니다

제가 태국 여행경험이 몇번 있다 하여

제 선배가 태국 안내 좀 해 달라기에 같이 가자며 태국을 갔더랬습니다

도착후 공항에서 환전할려고 보니 그 선배는

1000불짜리 여행자 수표로만 여행경비를 갖고 온겁니다

근데 공항에선 죽어도 환전 불가더군요

그래서 바로 파타야로 갔습니다 파타야 은행에선 해주겠지 하며 말입니다

그런데 그 날 또 그 다음날 파타야를 깨알 줍듯 뒤져도 어디서도 1000불짜리

여행자 수표는 환전 안 해 준답니다

예전 좀티엔 비치에 있던 소주 이름 딴 식당이 있었습니다

거기서 밥을 먹으며 사장님에게 푸념을 늘어 놓으니

20%를 떼면 바꾸어 주겠다는 동포애를 보이시는데 걍 호의를 거절했습니다

호의를 거절하는 순간 환전에 대한 실낱 같은 희망도 사라져 버리더군여

그리고 저희 여행은 그 순간부터 콩쥐 팥쥐전이 되버렸습니다

전 팥쥐엄마, 같이 간 선배는 콩쥐...... --:

구박이란 구박은 A부터 Z까지 다양하고 알찬 레퍼토리를 선보이며

그 선배 끌고 다니며 여행했던 그때 그 여행이 불현듯 생각납니다....

그 구박을 받으면서도 그 선배 메모장에 꼼꼼히 챙겨놓은 먹거리 놀거리

일일이 따지며 내가 언제 태국에 또 오겠느냐며

애처로이 젖은 눈으로 제 지갑만 바라 보더니

이젠 그 선배가 태국 여행에 대해선 저보다 한수위가 되어 버렸습니다

p/S  다시 생각해 보면 알고 일부러 1000불짜리 여행자 수표로만

환전을 해서 온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아직도 심장이 벌렁 벌렁 뛰며 먹성 좋던

그 선배의 입을 찢어 버리지 못한 아쉬움이 크흐흑.....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