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지루-하게 지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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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지루-하게 지내기

적도 54 1983

 이제 슬슬 날도 차가워지고

태국이 나를 부르는 계절이 왔네요. 추운 것을 굉장히 싫어하는 나와 골다공증에 좋다는 비타민D를 많이 만들려면

따가운 햇볕이 필요로하는 집사람입니다.

 실제 집사람은 햇볕 덕분인지 햇빛 덕분인지 골다공증 수치가 약을 안먹어도 될 만큼 좋아졌다하더군요.

 항공권은 두달전 일찌감치 끊어놨고, 숙소도 예약되어있고 태국내 국내선 항공권도 프로모션에 맞추어 끊어 놓았고 이제 열흘 정도 남겨놓고 하루하루 일상 생활을 하면서 여행, 아니 요양 준비를 합니다.

 

   된장, 고추장, 김, 미역, 고추가루, 깻잎통조림. 들기름, 등등 현지에서 구입하기 어려운 것은 한국서 구입하고

참 제일 중요한 소주도 가능한한 페트병으로 준비합니다.

 복도식 아파트인지라 지난해 수도계량기가 얼어서 얼지 않도록 잘싸서 입구를 봉해버리고 관리실에는 지난달에 준해서 수도세 고지를 하라는 말도 잊지말고 해야 합니다.

 장롱에 들어가 있는 여름 옷도 다시한번 챙겨보고, 매일 먹는 약과 상비약도 챙겨야합니다.

 

 사실 돈만 있으면 안되는 것이 없는데 늘 빠진것 없나 챙기고 챙겨도, 지난해엔 선글라스를 빠뜨렸고,

샌들을 넣기는 넣었는데 짝짝이로 넣어서 한켤레를 다시 구입했지요.

 

  방콕에 도착하면 지난해 맡겨놨던 2인용 전기밥솥, 전기냄비, 칼도마, 모기장 등등을 단골 술집에서 찾아와야

하는데 20여년을 알아왔던 집인데 설마 문을 닫지는 않았겠지요?  요즘들어 상당히 장사가 안되는 것 같던데요.

그도 그럴것이 65세의 할머니와 배불뚝이 남편이 하는 바에서 맥주 한병에 120밧씩하니 그냥 의리로 다니는 손님들만 가지고 비지니스가 될 턱이 있나요......

 

  여행이라는게 기간이 짧으면 좀 익싸이팅한 맛이 있는데 이게 한달 이상 늘어지면 여행이 아니고 그냥 생활인지라 남들은 파타야가 환락과 퇴폐의 도시라고 하는데 내가가는 그곳은 낮에는 늘 조용하고 가끔가는 라이브바는 처음에는 반갑기도 하지만 늘 비슷한 레파토리의 노래로 맥빠지고 시간만 죽이고......

 거기가 무슨 환락의 도시라고...

 

 지난해 우리방 양옆방의 투숙객들이 모두 뎅기열로 병원에 갔었지요, 그래서 부리나케 모기장도 사고, 모기약도 뿌리고...올해는 락스 한통을 하수구에 부어서 장구벌레를 박멸하던지 해야겠습니다.

  낮시간엔 빅씨나 로터스로 장보러갑니다. 뭐 먹는게 매일 거기서 거기래도 장은 봐야 하니까요.

두부, 닭가슴살, 생선, 상추, 토마토, 사과,망고, 호박같은수박, 이름이 기억 안나는 몇가지 그리고 어쩌다 집사람 좋아하는 두리안, 제가 좋아하는 것은 할아버지치킨입니다.

 물좋아하는 집사람은 매일 해질녘에 수영하러 수영장으로 나는 뭐 인터넷으로 다시보기나 하고 있구요.

여행이라고 뭐 특별한 것 있나요??

 

  그래도 밤바닷가는 시원한 바닷 바람으로 사람을 기분좋게 만들더군요. 지난해인가 저지난해인가 만수정에 점심 먹으러 갔더니 거기 사장님이 자기네가 수십년 살았지만 올해는 너무 추워서 처음으로 전기장판을 사셨다고 말하더군요.

그래도 낮에는 에어컨키고, 반팔입고 있었는데요. 한국서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고하면 상대적행복감도 들고요.

 거의 한달은 이런 생활이 계속 이어집니다. 지루하게.........

 그리고 나머지 한달은 치앙마이, 방콕, 후아힌 등지로 이번에는 다리 힘을 기르면서 캐리어를 들었다 놨다 하면서 조금 바쁘게 살다보면  어느덧 명절이 가까워지고 컴백하라는 .....

 

  이번 요양 기간 중에는 아들녀석 카톡을 제발 안받아야 할텐데요.

  "냉장고가 고장났어요"  =" 웬만한 것은 김치냉장고로 옮겨라"  내용물은 안치우고 냄새난다고 청테입으로 냉장고를 돌려 막았던 일.

 

  밤12시 다돼 귀가해서 " 수돗물이 안나와요"= " 외삼촌에게 연락 할테니 기다려라"

 

   분명히 올해도 아들녀석은 크리스마스 이브 날과  12월 31일 친구들을 몰고와서 이불이란 이불은 다 꺼내놓고 우리가 돌아오는 날까지 집을 테러 현장으로 만들어 놓을텐데요.

 딱 한해 참한 여자친구가 있었을 때를 제외하고는......



 


54 Comments
적도 2016.07.27 20:02  
지느러미님도 느리게 한번 살아보세요^^
호로호로록 2016.10.10 18:42  
잘읽었오요 저도 이번엔 한번..
광고쟁이 2019.06.21 16:24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저도 태국에 몇달간 살아 보고 싶네요
적도 2019.06.21 16:43  
몇달은 살만 합니다.
특히 한국 겨울에 저 같이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은요
가고 싶은 여행을 하던 안하던 세월은 흐르고, 늙고,  죽는 날이  오겠죠.
그때  후회없는 인생을 살았구나하면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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