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따 바다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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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따 바다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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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재밌게 놀려면 실내수영장에서 배운 수영실력으로는 힘들다. 생존 수영이 필요하다.  바다에서 놀 때는  머리를 물에 담그면 힘들다. 고개를 내밀고 주변을 살펴야 한다. 머리를 물에 잠기게  해서 계속 헤엄치며 놀면 금방 지치기 때문에 가만히 서서 고개만 내밀며 놀아야 하는데, 어느 수영장에서도 아이들에게 그런 수영은 가르치지 않는다.  2011년에 발리에 갔을 때였다. 규리는 그때 수영 4년차 경력을 자랑했다. 수영장에선 신나게 온갖 동작으로 수영하면서 수영을 잘 못하는 나를 놀렸다. 그러나 사누르 해변에서 바닷물에 뛰어든 순간 규리는 기가 죽었다. 나는 바닷물 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둥둥 떠 있었는데, 규리는 고개를 들면 물에 빠졌기 때문에 약이 올랐다. 내가 고개를 든 상태에서 발까지 물밖으로 내밀었더니, 도대체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냐고, 무척 약이 올랐다. 규리에게 수영이란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머리를 물속에 넣어야 했다. 수영장에선 그런 동작이 문제가 없었다. 사방이 한정된 공간이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가면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있고, 설령 머리를 물속에 넣는다고 하더라도 주변에 어떤 상황이 닥칠지 금방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특별히 두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바다에선 상황이 달랐다. 당시 사누르 해변의 물이 맑지 않았는데, 물속에 머리를 잠기게 해서 앞을 보면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헤엄을 치면 무섭다. 그래서 규리는 바다에선 얕은 곳에서만 놀려고 했지, 수영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고개를 내밀고 둥둥 떠 있었더니 규리가 그게 부러웠던 것이다. 분명 수영을 하지 못하는 아빠인데, 수영은 자신이 더 잘하는데, 바다에선 어떻게 그렇게 놀 수 있는지.  규리는 바다에서 놀면 수영을 잘 못해서 속상했는지, 모래 놀이를 위주로 하고 수영장에서만 수영을 하고 놀았다.

그 후 2013 발리를 다시 찾았을 때, 규리는 색다른 광경을 보았다. 당시 우리가 있었던 곳은 발리다이너스티 호텔이었는데,  그곳에 제법 긴 슬라이드가 있었고, 얕은 물에 놀이터가 있었기 때문에 유아나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많았다. 그곳에 있었던 사람들은 거의 80프로 이상이 호주 사람들이었는데, 아이들 대부분이 수영을 잘했다. 그러나 그 수영방법이 규리가 배웠던 수영법과 달랐다. 아이들이 대부분, 어른들도 마찬가지였지만, 타잔식 수영을 했다. 고개를 내밀고 자유형 팔동작과 발동작을 했다는 것이다. 그때까지도 규리는 수영장에서 수경을 쓰고 수영을 했다. 왜냐면 수영을 할 때는 항상 머리를 물속에 잠기게 했기 때문에 물속에서 눈을 뜰 수는 있었지만, 눈이 금방 피곤해졌기 때문에 항상 수경을 착용하고 수영을 했다. 무창도 그 때 스포츠단에서 한창 수영을 배우고 있었지만, 아직 자유형은 서툴게 했고, 물속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편했기 때문에 수모와 수경을 쓰고 수영을 했다. 아이들이 워낙에 많았고, 자유롭게 수영을 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아이들이 수영장에 점프하거나 잠수하는 것을 주변에 있는 안전요원들이 거의 제지하지 않았다. 간혹 술래잡기를 하면서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잠수하는 것은 제지했지만, 개인적으로 잠수를 시도하는 아이들에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규리와 무창도 신나게 잠수를 하고 놀았다. 잠수하는 방식도 규리가 한국 수영장에서 배운 정석대로 했는데, 호주 아이들은 자유롭게 물속에 뛰어 들었다. 규리에게 이곳은 수영 교습소가 아니기 때문에 자유롭게 놀아도 된다고 했는데도 배운 폼을 고집하려고 했다. 반면 무창은 당시 다이빙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호주 아이들이 하는대로 따라 했다. 무창이 부럽게 보았던 동작이 앞으로 몸으로 회전하면서 뛰어드는 것이었는데, 무창은 몇번의 시도 끝에 성공을 했다. 규리는 그것이 약이 올랐다. 수영은 자기가 더 잘하는데, 무창이는 성공을 했는데 규리가 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약이 올랐던 것이다. 규리도 여러번 시도 끝에 성공을 거두었지만, 무창은 이제 뒤로 몸을 돌려서 점프하는 것에 성공을 거두어, 규리를 더 약오르게 했다. 
규리가 자유형으로 너무 힘들게 수영하는 것 같아, 호주 아이들처럼 머리를 물 밖에 내밀고 수영해 보라고 제안했다. 그때도 규리는 머리카락이 길었는데, 물속에 들어갔다 나오면 머리카락이 엉켰기 때문에 불편해 했다. 그러나 머리를 물속에 담그지 않으면 얼굴을 반듯하게 할 수 있으니 수영장에서 쉽게 놀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규리는 처음에는 그런 동작을 배운 적이 없다며, 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바다에서 놀거나 수영장에서 놀 때도, 머리를 물 밖으로 내미는 것이 좋다고 내가 설득을 했더니, 규리는 마지못해 몇번을 시도해 보았다. 수영을 워낙 오래 했기 때문에, 물에 뜨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고개를 내밀고 자유형 동작을 하는 것을 처음에는 어색해 했다. 그러나 며칠 지나지 않아, 규리도 호주 아이들 처럼 그렇게 수영을 하면서 놀았다. 그렇게 놀면, 수경이 필요없기 때문에 규리는 그 후에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수경을 착용하지 않았다. 무창도 한참이 지나서 규리가 수경을 착용하지 않은 것을 보고 수경과 수모없이 놀았다. 

규리가 수영장에서 고개를 내밀고 수영하는 법을 스스로 배우기까지 수영을 시작한 이래 6년이 걸린 셈이었다. 예전에 수영과 까론비치를 찾았을 때였다. 유럽 사람들이 자유롭게 바다에서 수영하면서 노는 것을 보며, 내 아이들에겐 바다에서 제대로 놀 수 있게 해주겠다고 다짐을 했다. 규리와 무창에게 수영을 오래 오래 배우게 했던 것은 그 결심을 실천한 것이었다. 수영장에서 수영을 제대로 배웠다고 바다에서 제대로 놀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규리에게 바다에서 노는 법에 대해서 새로 가르쳐주었다. 잔잔한 바다에선 수영을 하면서 놀면서 되지만, 큰 파도가 칠 때 놀면 재밌다는 것을 말해주었다. 큰 파도가 밀려올 때, 해변에 가까이 있으면, 모래와 함께 파도에 휩쓸려 다치거나 물을 먹을 수 있으니, 먼바다 쪽으로 나가면 큰 파도가 와도 물이 뒤집어지지 않아서 파도놀이를 하면 된다고 알려 주었다. 혹시 큰파도가 덮치더라도 물속으로 헤엄쳐서 들어가면 몸이 파도에 밀리지 않고, 안전하게 먼 바다로 나갈 수 있다고 말해 주었다. 그러나 규리는 내가 알려준대로 놀지 않았다. 파도가 그리 높지 않으면 파도와 맞서는 것을 재밌어 했고, 파도가 밀려오더라도 물속으로 다이빙하지 않았다. 먼 바다로 나가면 파도가 울렁거리기만 하면서 재미가 없다고 느꼈는지 해변으로 가까이 다가와서, 큰파도에 몸을 맞기는 것을 좋아했다. 다른 사람들 노는 것도 관찰해서 파도가 해변으로 밀려가면 그 파도에 몸을 맞겨서 헤엄쳐 가는 것도 즐겼다.

무창? 본능적으로 파도에 맞섰다. 잠수를 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는 무창은 파도가 오면 도망가지 않고, 몸을 숙여서 먼바다 쪽으로 다이빙을 해서 큰 파도를 본능적으로 피했다. 작은 파도는 온 몸으로 맞서서 그 충격을 즐기기도 했고, 몸이 파도와 함께 붕 떠오르는 것도 즐겼다. 무창은 처음에는 파도를 두려워하는 듯 했지만, 며칠 지나자, 잔잔한 바다보다는 큰 파도를 더욱 반가워했다. 파도를 만나는 지점을 잘못 잡아서 한두번 파도에 휩쓸리기는 했지만, 두려워하거나 피하려고 하지 않았다. 한번은 물에서 울고 있는 무창을 규리가 안고 내게로 왔다. 바닷물을 많이 마셨나 해서 내가 가까이 갔더니, 파도에 수경을 잃어버렸다고 했다. ‘내 수경, 내가 아끼는 수경인데..’하면서 수경을 잃어버린 것에 눈물을 흘렸다. 여행을 떠나기 직전에 새로 산 수경이었기 때문에 무창이 좋아했던 것이다. 이번에 안경도 새로 맞추었고, 안경 도수에 맞게 수경 도수도 올려서 수경을 쓰면 잘 보였기 때문에 더욱 그것에 애착이 생겼던 것인데, 바다에서 논지 며칠만에 잃어버렸으니 많이 상심했던 것이다. 
6 Comments
울산울주 2015.02.26 09:15  
바다 수영이 진짜(?) 수영이죠.
염분 때문에 뜨기는 하는데 엄청 힘이 들죠.

그런데 뭐가 톡톡 쏘던데...
해파리가 아닌가 싶은데요.

조금씩 따끔거리고 가렵고.
오랫동안 그러는 경우도 있고.
리창 2015.02.26 10:10  
아이들이 처음에는 그것(몸을 쏘는 것) 때문에 바다 수영을 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근데 그 보다는 바다에서 노는 즐거움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된 뒤, 심하지 않으면 참고 하더군요.

두 아이 모두, 팔 다리에 그 때문에 큰 상처들이 생겼습니다.

큰 아이는 상처가 심해서, 태국 약국에서 약을 사다 발랐습니다.
약국에서 약을 바를때 조심하라고 하더군요,
약이 독하기 때문에 꼭 부풀어 오른 부위만 발라야 한다고 말입니다.
salts 2015.03.03 11:38  
에휴 여린피부에 성나지않았는지 걱정이네요 잘 치료가 되었기바래봅니다 시원한바다사진.. 초록빛에 끌려 저도 발적시고 파도끝에 걸어보고싶네요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웃음소리가 들리는듯 합니다 잘보고갑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리창 2015.03.03 17:59  
다행히 피부에 별다른 상처없이 잘 나았습니다. ^^
orbitz 2015.04.09 07:33  
I enjoy your travel log. Well written and heart warming...thanks for sharing.
리창 2015.04.09 09:59  
I am glad for your enjoying my writ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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