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의 짧은기억(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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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의 짧은기억(5)

광팔이 0 361
길고 길었던 상병생활을 끝내고 올해 7월. 꿈에 그리던 육군의 5대장성중 하나인 ‘병장’ 계급장을 달았다. 정말 진급하는 날 뛸 듯이 기뻤다. 나도 육군 5대 장성의 대열에 끼었구나. 이제 내 군생활도 끝이 조금씩 보이는구나 하고...


 하지만 5대 장성이면 뭐하고 전 중대원 95명중 내밑으로 70명 넘게 있으면 뭐하오. 병장되나, 일이등병때나 똑같이 근무나가고, 특별히 다를게 없는 생활을 하는데... 이놈으 부대는 경계근무자 명령서를 행보관이라는 작자가 직접 짜고, 말년병장이라고 열외시켜주고 하는게 없기 때문에, 병장달아도 보초 뼈빠지게 나가야 한다. 불침번도 병장달아도 지겹게 서야 한다. 다른부대 같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내가 처음 전입왔을때 쫄병시절엔 병장은 사람으로도 안보였다. 정말이지, 대통령이 안부럽고, 황제폐하가 부럽지 않을 정도였다. 처음부터 하늘에서 병장계급장 달고 뚝떨어진 다른 세계에서 온 특별인종인줄 알았다.

 더군다나 나중에 말년되서 손가락 다쳐서 수술받으러 군병원에 후송갔다온 이후에는 내무실, 분대건재단위 임무분담제 실시로 청소도 분대건재단위로, 작업도 분대건재단위로 하게끔 바뀌어서, 청소시간에 병장이라고, 짬밥된다고, 자기 밑에 후임병들 많이 있다고 열외 못하고, 다 같이 빗자루질 하고, 청소해야 한다. 정말이지 말년에 진짜 뭐같은 꼴 다 겪었다.

그래도 위안이라면, 그때 손가락 부상으로 후송가 있는 동안에 자대에서 유격기간 이어서, 올해에도 유격을 열외 했다는 것이 나한테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하지만, 유격을 안받은 댓가를 톡톡히 치루는지, 나는 입원해 있는 동안 체중이 불어서, 파견복귀후 어렵게 뺐던 살을 다시 불려서, 지금의 비만형 체형이 유지되는 불상사를 겪고 있다. 훈련소때, 이등병때 만 해도 힘들었지만 군생활을 하면서 살을 빼서, 날씬해져서 나가겠구나하는 희망에 부풀어서 힘든 시절을 잘 버틸 수 있었는데, 그것도 다 짬먹으면 본래의 체형으로 원상복귀 되는건 시간문제 인가 보다.)
후송가서 다른부대에서 온 전우들 얘기를 들어보니, 우리부대처럼 이상한 데가 없더구만...

난 말년휴가 가기 전날까지, 또 말년휴가 복귀해서도 전역하기 일주일 전까지 야간에 빡시게 보초나가서 추운 날씨에 덜덜덜 떨어야 했다. 예전에 말년병장들이 받았던 예우를 나는 전혀 받지 못했다. 서열이 풀린 군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전에는 병장달고, 3,4호봉정도만 되면 무조건 거의 경계근무 안나갔는데...
어쩌다 가끔씩 심심풀이로 불침번 서는 정도...

짬밥 안될때는 쓰레기 같은 선임병들한테 시달려서 힘들었고, 파견갔다와서 상.병장 되니까 쓰레기 같은 간부를 잘못 만나서 군생활 말년에 꼬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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