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엔 눈이 옵니다. 좀 징그럽게 많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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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엔 눈이 옵니다. 좀 징그럽게 많이 옵니다.

봄길 4 386
3월인데, 지금 20센티니 어쩌면 40센티는 훌쩍 넘어설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저녁에 애들 학교로 데리러 갈 수 있을는지...
이웃 속초는 벌 써 50센티 가까우니 할말이 없습니다. 기다리는 관광객은 발을 끊고 힘들게 눈만 쉬임없이 오고 있습니다.
사는게 점점 각박해집니다. 남을 생각할 겨를이 없으니 자기 뜻대로는 안된다 여겨지면 결국 가족도 심지어 부모도 자식도 팽개친 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소문이 흉흉... 들려옵니다. 조금만 남을 생각할 수 있어도, 적어도 자신을 그토록 사랑하는 가족들은 눈에 들어올텐데... 안타깝게도 남을 생각하는 마음을 내팽개치고 자신만 살겠다고 허우적 대는 순간 정작 자기를 지탱시켜주던 버팀목을 잃어버리고 마는 것같습니다.
자기 힘만으로는 이 세상이 살기 어렵다고 느낄 때 말입니다.

얼마전에 허허하고 웃기 힘든 얘기들을 아이들에게서 들었습니다.
큰 놈이 학원 앞 대로에서 10만원이 든 지갑을 주웠답니다. 학원 앞이고 하니 학원생일지도 모르겠다 싶어 사무실로 가니 기다렸다는 듯 학생 하나가 전화를 해왔다는 것입니다. 찾아갈테니 둬두라고 하더랍니다.
며칠 후에 그 지갑은 어찌 되었냐 하니 가져갔겠죠. 합니다. 그럼 그걸로 끝이냐. 하니 그렇죠 대답합니다. 제가 아이에게 '다음에 너가 무엇을 잃고 그렇게 찾게 되면 꼭 감사를 표하도록 해라.' 하고 말을 마쳤습니다.
그러고는 그 후에 자기 반 아이들한테 욕을 많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학급 모두 자장면을 쏠 수 있는데 바보짓을 했다고요. 그래서 너들이 잃어버리면 피눈물이 안나겠냐 하니 홍익인간의 정신을 모른다면서 놀리더라나요.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해야한다면서... 참 씁쓸하더군요. 농담같지만은 않아서...

어제는 막내가 중학교 입학하고 학교를 갔는데 학교 앞에서 만원을 주었네요.(어째 우리 애들은 공짜돈을 보는 재주를 타고났는지 ㅎㅎ) 제가 늘 남자답게 잘 생겼다고 칭찬하는 친구가 있는데 그 녀석이 '그거 줘봐' 하더라나요. 그러고는 잽싸게 가서는 선생님께 주운 돈이라면서 가져다 주고 오더라네요. 제가 그럼 됐네. 하니 선행점수는 지가 올렸는데... 얘길 해요. 그건 중요한 게 아니지. 하니 얍삽하게 그러는게 싫다는 거예요. 기분이 나빴어. 하니 좀 그랬다고 합니다. 그럼 걔한테 그 얘길 해라고 했죠.

너무 자기 잇속만 차리는게 당연하고 정상적인 거처럼 세태가 변하는 거 같죠. 결국 자기 꾀로 세상을 살기 힘들어지면 어떻게 세상을 감당하려고... 너무 약게 사는게 무섭게 보이는 건 저만 느끼는 마음일는지...
4 Comments
도니 2005.03.04 12:11  
  저도 예전에 주문진에 살았었는데...동남아에 살다보니 눈이 정말 그립습니다..,,봄길님..그래도 한국에는 아직 착한아이들이 더 많질 않을까요?..그냥 그렇게 이해하고 넘어가심이 좋을 듯..글 잘 읽었습니다..
고려방 2005.03.04 15:37  
  선친의 고향이 강원도 통천입니다... 유명한 다설지... 그쪽으로는 원래 눈이 많았지요... 아무튼 좋은 곳에 사십니다... 글쎄, 강릉 같은 분위기의 곳이 태국에는 없습니다
좋은.. 2005.03.04 19:46  
  봄길님~안녕하세요.그렇지 않아도 소식이 뜸하셔서 걱정이 살포시 되었는데..건강하시지요? 안부라도 자주 접할수 있었으면 합니다^^
참말로 2005.03.05 03:21  
  봄길님,자제분 훌륭하게 잘 키우시는데, 경의를 표합니다. 홍익인간이란,남들이 행복해지기위해서 나를 희생하는게 아니라, 나도 좋은카드를내고,당신도 좋은 카드를 내리라는 것을 믿는것 아닐까요? 세상은 다음세상은, 반드시 양심적이고 하늘이 두려운지를 아는 사람이 지도자로 우뚝 설 시각이 온다는 겁니다. 그지도자 님의 자제이시길, 이글을 읽는 모든 분들의 자제시길... 거짓과 편법을 가르치는 부모들에게, 반드시 그에 합당한 물음이 주어지리라는 확신을 합니다. 복지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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