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사는 이야기.
그냥 그대로 무엇을 어떻게 먹고 사는 이야기입니다.
먹고 살려니 취사도구가 필요해서 지난해 먹고 살때 쓰던 도구들을 쓰고 있지만
올해 들어서는 메인 취사도구인 파티쿠커를 일단 새로 샀습니다. 지난해 쓰던 것은
코팅이 좀 벗겨져서 이것저것 정리할때 이곳 레지던스 청소하는 애엄마를 남은 쌀과
소스 일체를 주니 좋다고 받았더군요. 기쁜 마음으로 주었습니다.
테스코에 가니 399밧짜리 파티쿠커가 있어서 하나 새로 장만했지요.
파티쿠커는 국이나 찌개류, 혹은 치킨스테이크 같은 것을 만들때 요긴하게 쓰입니다.
사용한지 2주 되었는데 고장이 났습니다. 용케도 집사람이 영수증을 보관하고 있어서
안바꿔주면 새로 사야지 하고 갔더니 로터스 직원은 7일 이상이 되어서 못바꿔 줄거라며
판매사에서 나온 직원을 불러 주더군요. 그냥 판매사 직원이 쿨하게 바꿔줘서 놀랬습니다.
그래서 다시 새 파티쿠커로 요령있게 사용하고 있지요.
전기밥솥 예전에 한국서 3만원 가량에 구입한 미니 전기밥솥을 4년간 써왔는데 몇일 전
불이 안들어 오더니 고장이 났습니다. 드라이버로 뜯어 보았는데 뭐 특별한 휴즈도 없고 선은 멀쩡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안되더군요. 다시 로터스로 갔습니다. 로터스에서 몇일전 본 기억이 있어서요.
299밧 참 색깔이 1970년대 우리 어머니가 쓰던 촌스런 꽃 그림으로 밥솥 안쪽은 코팅이 안되어있는 예전
캠핑용 코펠을 연상케하는 양은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밥을 해보았더니 잘되고, 눌은밥까지 만들어줍니다. 덕분에 숭늉을 만들어 먹게 되었다고 집사람 좋아합니다. 오래쓰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레지던스에서 제공해주는 전자렌지가 있습니다. 용도는 아침에 커피끓일때 사기 컵에 적당량의
물을 넣고 4분 정도 끓여주면 인스탄트 커피를 타먹을 수 있습니다.
가끔은 찬밥을 데워 먹기도 하구요. 그리고 스테이크 소스를 만들때도 5분 정도면 간단히 만들 수 있습니다.
무엇을 해먹을까가 가장 고민되는 부분입니다.
집사람은 길거리 음식을 싫어하고 약간 지저분한 음식점도 싫어합니다.
사실 직접 만들어 먹는 것이 깨끗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구요.
길거리 음식을 싫어하는 이유는 저 많은 그릇을 닦는데 저렇게 더러운 물로 한번 헹군 그릇을
어떻게 사용 할 수 있느냐입니다. 또한 다발째 묶여있는 채소를 씻지도 않고 그대로 음식에
넣는걸 보고는 농약친 채소를 닦지도 않고,,,뭐 많이 찝찝해합니다.
집에서 준비해온 밑반찬과 소스류
기본적으로 된장과 고추장, 간마늘 열통 냉동해서, 버섯과 멸치등 해물을 말려 갈아놓은 맛파우더
들기름200미리, 구운김, 재래시장의 무장아치, 조그맣게 잘라서 말린미역,고추가루 소금 등등입니다.
가져올땐 좀 귀찮지만 먹고 살땐 편리하고 맛도 내주고요.
고추가루와 소금은 김치를 담구는데 사용합니다. 여기서 사본 고추가루는 다르더군요, 소금도
김치맛이 다르구요. 김치를 담굴때 쓰는 액젓은 태국 것도 쓸만합니다.
다 담군 김치는 그것을 담을 용기가 필요한데 짐을 늘릴 수는 없으니 생각해낸것이 싱아 생수
1.5리터짜리 통의 가운데 오목한 분분을 칼로 절단애 윗분을 카로 세로로 짤라 김치를 담으면
여기 배추 25밧어치를 사면 페트병통두개면 저장이 끝납니다. 냉장고에서 냄새도 안나구요.
단골메뉴 중에 국수가 있습니다. 감자, 양파, 당근, 버섯, 그리고 집에서 가져온 말린 맛파우더를
넣고 끓이다가 여기서 산 액젓에 태국고추를 담가뒀던 것으로 간을 맞추고, 계란이 들어간 국수
(40밧? 정도에 둘이3번 끓여 먹을 수 있는)를 넣으면 깔끔하고 깊은 맛이 납니다.
한국에서 먹던 소면과는 차별이 되는 집사람의 말을 빌자면 일본라멘과 칼국수와 잔치국수의 맛을
합한 것 같다고 합니다.
또한 메뉴 중에 치킨스테이크는 일상식이 되었습니다. 닭가슴살 한덩어리면 2인분이됩니다.
만드는 방법도 우리식으로 간단해서 닭가슴살을 일단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해놓은후 사온 스테이크소스에 칠리소스약간 서양식 삶은양념콩 통조림 약간과 밀가루를 우유와 섞어 잘저은후 잘게썬 양파를
넣어 잘 저은후 전자렌지에 5분 정도 돌리면 우리식의 맛있는 스테이크소스가 됩니다.
밑간해 놓은 닭가슴살은 파티쿠커에 약간 덮을 정도의 식용유를 넣고 튀겨내면 되구요.
2인분의 닭가슴살 가격은 15밧 정도입니다.
여기에 얇은 생양파와 슬라이스토마토 2조각이면 됩니다. 시간은 20븐 정도 걸리구요.
정말로 귀찮을때는 나가서 사먹기도합니다. 그런데 사먹기도 귀찮을 때가 있습니다.
이런땐 양념고추장을 만들어 39밧에 사온 야들야들한 상추와 가져온 구운김과 양념된 무장아치로 깔끔하게 한끼 때웁니다.
제생각은 음식 먹는 시간에 비해 음식하는 시간이 너무 길다는 것은 불필요한 시간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산 오징어 아마 대왕오징어 종루 같은데 시원한 오징어 국을 기대하고 끓여 보았지만 실패했습니다. 씹으면 단맛이 흘러 나와야하는데 질긴 맛이 나옵니다.
닭봉을 이용한 닭도리탕도 웬만해선 실패하기 어려운 음식인데 실패했구요. 기대한 맛이 안나왔습니다.
한국서도 무엇을 먹고 살까 고민하는 것은 마찬가지일겁니다.
이상 열악한 조리도구와 재료, 소스로 태국에서 먹고사는 일상적인 얘기를 해봤습니다
그런데 요즘 태국 사람들을 보면 엄청나게 배가 나와 있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네요?
아주 오래 전엔 까맣고 날씬한 사람들이 꽤 많았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