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국사람인게 싫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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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국사람인게 싫어지네요.

껨돌이 17 1177
방금 게스트하우스에 들어갔다가 배낭 안에 넣어 뒀던 여권, 한화 20만원정도, 42,600밧 정도가 든 방콕은행 통장이 없어진 걸 알게됐습니다. 한 달간 배낭여행을 하려고 준비한 돈인데 태국 와서 3일만에 이런 봉변을 당하니 너무 울화가 치밀고 황당할 수가 없어 잠이 안 오네요. 장기간의 타지생활이 외로울 것 같기도 하고, 좋은 정보도 많이 얻을 수 있을거 같아 일부러 가장 오래된 한국업소를 택했는데, 믿었던 한국사람한테 당하고 보니 내 자신이 한국인인게 싫어지기까지 하네요.  왜 한국인 소행이라고 생각하냐구요? 거기 투숙하고 있는 사람은 한국인 밖에 없고 제가 가방을 뒀던 곳은 2번이나 열쇠로 열어야만 들어갈 수 있는 도미토리 안 이라 현지인들은 들어올 수도 없습니다. 사실 돈 20만원은 아깝지도 않습니다. 그깟 20만원 없어도 사람 삽니다. 통장돈은 제가  Be1카드 만들어 놓은걸로 쫌전에 다 빼 놨으니 그 돈과 지갑에 있던 4만엔 갖고 여행경비는 어째저째 되겠지만 여권 재발급 받느라 대사관 왔다갔다하고 그 동안 여행 못할거 생각하면 너무 억울하네요. 물론 도난의 원인을 제공한 제 잘못도 큰 것은 압니다. 제가 너무 안일했죠. 외국나가면 한국사람 제일 조심해야 된다는 말도 들었고, 견물생심이란 말도, 여기 카오산의 활발한 장물거래 상황도 알지만 그래도 저는 믿었습니다. 태국이 좋아 여기왔고, 여행이 좋아 카오산에 같이 모여있는 우리는 한국인 동지라고... 근데 그게 저의 순진한 착각이었네요. 새롭게 사회생활을 준비하려고 여기왔는데 20만원짜리 좋은 공부한셈 치렵니다. "절대절대 사람 믿지말자. 특히 외국에 나와있는 한국인은..." 비싼 공부했지만 너무 씁쓸하네요. 사람이 사람을 믿으면 안 되는 현실이요. 여기에서 만난 분들 중에서 정말정말 좋은 분들도 많았습니다. 외국에서 고생하면서 정착하여 성공하신 정말 성실하고 본받을 만한 분들요. 이제는 그분들 만나도 조심하렵니다. ㅠ.ㅠ 
지금 여행중이신분들, 그리고 배낭여행 계획중이신 분들도 조심하셔요.
제 꼴 당하지 마시구요....
17 Comments
크바치 2006.03.27 04:34  
  견물생심---. 도미토리는 특성상 보안에는 취약하지요.  한국인이라 하지 마시고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것이라하는게 옳을듯. 
Nueng 2006.03.27 04:37  
  저도 태국 여행할 때 1만5천밧하고 디지털카메라 한꺼번에 도둑맞았던 경험이 있는데요, 현지인 짓이었던 것 같습니다. 치앙마이에서 방콕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 잃어버렸거든요. 짐칸에 넣어놓은 제 가방을 (번호 좌물쇠로 잠궈났었는데) 열어서 낼름 가져갔더라구요. 돈도 돈이지만, 여행하면서 찍었던 사진들을 잃어버린 것 때문에 울화가 치밀어 오르더라구요. 태국사람들도 갑자기 다 도둑놈으로 보이구요.
그런데 그 상황에서 도움을 주던 사람들도 태국인이더라구요.
그 때가 아침 7시였는데, 배가 고파서 카오산 로드에 있는 까페로 들어가 토스트와 커피를 시켰는데, 일하는 직원들이 어디서 왔냐, 몇 살이냐 이런 거 물어보길래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도둑맞아서 심하게 곤란한 상황이 되었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직원들이 제 토스트와 커피 값은 자기들이 내주겠다고 그러고, 지금 잠 잘 곳도 없지 않냐며 자기들 집에서 머물러도 된다고 그러더라구요. 밥도 얻어먹고, 집까지 가서 하룻밤 신세까지 졌습니다... 엄청 고맙죠.

이왕 이것저것 공부하러 가신거니까, 이미 도둑맞은 건 빨리 잊으시고, 최대한 많이 즐기다 오세요. 태국에서 있을 시간은 한정돼 있잖아요. 잃어버린 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면 뭐해요... 그냥 잊으시고, 불쌍한 태국사람들한테 돈 기부 했다... 생각하세요.
그리고 나쁜 사람들도 있는 반면, 저한테 선처를 배풀어줬던 그런 사람들도 많이 있으니까요 너무 가슴 아파하지는 마시구요..... 뭐 아무쪼록 어서 마음 진정시키시고, 이번 일 상관 없이... 계획했던 좋은 여행 하시길 바랍니당...

저도 같은 경험이 있어서 마음에 너무 와닿길래 몇 자 적었습니다...
껨돌이 2006.03.27 04:53  
  그래도 한국인 소행이란 생각을 좀처럼 지울 수 없는 건 왜일까요? 사람한텐 감이란게 있잖아요. 전 제 육감을 믿습니다. 잘 안 틀리거든요. 여기에 제가 쓰진 않았지만 여러가지 정황이 말해주거든요. 글구 가져가려면 현금만 가져 갈 것이지 항공권, 통장은 하러 가져 갔는지....어차피 쓰지도 못할거.
카르빈 2006.03.27 08:22  
  님이  한국사람인게  싫으면  안되지요  도둑놈이한국인이맛다면  그놈이 한국인인것이 속상한거죠  마음고생  많으시겠으나  과감히  잊으시고  남은여행  알차게  즐기고오세요  화이팅......
에이스 2006.03.27 08:52  
  ...우편물 알맹이만 도둑 맞아봤어요?..그것만으로도 일주일째 스트레스받는데,,,님! 어떡해요..마음아파요,울고싶당~~나쁜도둑xx..태국여행준비중인데 사례보면서 잘해야겠다"맘먹어요..힘내시구 건강한 여행되세요.
폼츠껭크랍 2006.03.27 09:02  
  님마음 백배공감합니다. 순간 태국이 싫고 한국인이 싫어지셨겠죠....하지만 저희들같은 한국인들도 있잖아요.20만원으로 인생공부했다치고 액땜했다 치고 빨리잊으세요...안그러면 더 큰화를 입게될지도 모르니까요.
자...기운내시고....홧팅!!!!!!!!!
메콩강 2006.03.27 09:55  
  몇달 전에 저도 비슷한 경험 있거든요.침착하시고요, 불행중 다행이라고 생각하세요.그 도둑놈이 한국인이라면 너무 서글프네요. 외국인이기를 바랍니다.
장보고 2006.03.27 10:42  
  이참에...게스트하우스주인께서도 나몰라라하지마시고..카메라를 설치 하심이 어떠신지?? 반복되;는일이 있어서는 안되겠죠?  동포끼리불신 안생기게...미연에방지를..
해돋이 2006.03.27 11:06  
  게스트 하우스 이름을 밝히시죠. 마땅히 주인도 책임이 있습니다. 아마  주인의 알고 있을 수 도 있으니 이름을 공개하고, 당시 그집에 묶었던 사람들을 대상의 수사선을 확대해서 조사해 보면 금방 잡을 수 있습니다. 제가 수사한 경험으로 봐서 게스트하우스 이음 도난시간과 날짜 만 여기에 올리시면 제가 곧 방콕을 가니 수사에 착수하겠습니다. 식은죽 먹깁니다.
들꽃사랑 2006.03.27 13:24  
  얼마전에 태국여행 마치고 돌아왔습니다..2틀정도 카오산 도미토리에서 묵었었는데여 여기저기 귀중품도난 절대 책임안진다고 써붙여놨던데..그래서 전 샤워하러 갈때도 귀중품가방 들고다녔습니다..싼숙소에 묵을때는 어느정도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것 같더라구여..
껨돌이 2006.03.27 14:55  
  해돋이님 수사착수는 맘은 고맙습니다만 됐습니다. 저도 대충 누군지 압니다. 근데 꼭 잡아서 골탕먹이고 싶진 않구요, 대신 진심어린 충고 하나 해 주렵니다. 도둑놈님아! 인생 글케 살지 마시오. 20만원이 양심을 팔고, 도난충동을 유발하기엔 부족한 금액이라 생각한 것과 사람을 너무 믿은 내 죄가 크오. 앞으로의 당신의 창창한 미래가 진심으로 걱정되서 하는 말이니 명심하길 바라오.
워프 2006.03.27 17:32  
  아침에 물건 잃어 버리셨다고 그러시고 첵크아웃하신 분이시군요......짐작이 가시면 나머지 이곳에 묵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범인을 잡으려는 노력을 해보심이 어떨지요......남은 사람들은 그런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방심하고 있다 당할수도 있으니까요.....
bakshish 2006.03.27 22:55  
  여권과 뱅기표, 현금은 24시간 지참(복대사용)
공동샤워장에 갈때도 비닐봉지에 넣어 가야됨다.
잠탱 2006.03.27 23:07  
  저도 두달전에 치앙마이에서 방콕오는 버스안에서 디카없어졌어요....디카는 안아까운데 고생고생해서 찍은 사진은 정말 아깝더군요 ㅠㅠ
오왈띤 2006.03.27 23:14  
  도미토리에서 물건 잃어버리는 사람 많이 봤어요...심지어는 브랜드운동화 훔쳐서 길거리에 팔아먹은 사건도 있었음 ㅡ.ㅡ;;;;
두들리 2006.03.28 18:58  
  전 아직 한번도 도난 당하거나 한적이 없는데 운이 좋은 편인가요? 그리고 도미토리는 도난이 빈번하기에 아예 안갑니다. 한국인 뿐만 아니라 종업원 심지어 돈 없는 양아치 양놈들도 도둑놈으로 활동중이니 아예 도미토리는 가질 마시길...
parko 2006.03.31 08:02  
  겨우 이백만원도 안되는 돈때문에 한국사람인게 싫어지신다면, 국적 포기하시죠....

본인이 직접, 그것도 해외에서 당한 일이니 화도 나겟지만요..

아주 심심치 않게 들리는 얘기있죠? 아들이 부모를 죽이고 어쩌구..이런 얘기 어느 동네든지 흔하니까 그런 범죄는 빼고 얘기해보죠...

동남아에서 우리나라로 돈벌로 들어와서 고생하는 사람들 손짤리고 다리짤리고 불구자가 되도, 악덕업주가 치료비 보상비는 커녕 월급도 떼어먹고 쫓아네서 눈물 글썽이며 쪽방에서 라면도 못먹는 사람들 보면서 "한국사람인게 싫다"라는 말을 한다면 마음에 좀더 찡하게 와닿지 않았을까 싶군요.
다른 얘는 생략합니다, 동남아에서, 중국에서 꼴갑떠는 한국사람얘기는 너무나 흔하고 다른 얘기들도 그렇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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