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친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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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친구 이야기

울산울주 13 1064
제 태국인 집사람의 친구들
학창시절에 4 명 정도 친했다고 해요

가감없이 그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
태국 여자들의 인생이 압축되어있는 듯

우선 죽은 친구
작년에 자살한 친구가 있습니다

흔한 말로 안 예뻤다고 해요
그래서 항상 외모에 열등감이 있었고
36 살 되도록 결혼도 하지 못 했고

태국 시골의 부모들이 좀 그렇습니다
자식들이 어느 정도 자라면 되게 뭘 바래요

이 친구가 방콕에서 공장 다니면서
십여 년간 돈을 벌어 부모님께 송금했는데

직업병을 얻어서 일을 쉬어야했고
고향집에 내려와서 오래 머물렀다고 해요

친구들 전언이니까
다소 과장될 수도 있겠지만

시골집 부모들이 그 친구를 구박했고
심지어는 개집 옆에서 자도록 했다는...

아무튼 그런저런 이유로
건강과 처지를 비관한 친구는 스스로 생을 포기했지요

두 번째 친구는
말수가 적고 공부도 잘했는데

중학교 때부터
외삼촌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해요

태국의 시골에서는
실제로 이런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외삼촌과의 관계가 수 년간 이어지고
마을에서도 소문이 나서 살기가 어려워졌죠

결국 고 2 때 다른 도시로 전학을 갔고
거기서 대학까지 마치기는 했는데

아직까지 결혼을 안 하고
혼자 살고 있다고 합니다

페이스북이나 라인을 안 해서
거의 친구들과도 연결이 없이 삽니다

세 번째 친구는
저희 집사람과 가장 가까운 친구인데

아버지가 마약장사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상당히 부자였다고 해요

다만 중학시절 때
경찰의 총에 맞아 아버지가 사망했고
그 일을 부끄러운 과거로 생각하고 삽니다

이 친구네 이야기가 드라마 같은데
일일이 적자니 너무 길어질 것 같고요

마약장사로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
프랑스 유학까지 다녀오기도 했는데

지금은 대학교 교수가 되었고
불행한 가정사를 숨긴 채 잘 살고 있지요

네 번째 친구는
방콕에서 직장생활 하다가
남자를 만나서 결혼을 했는데

남편이 아이를 갖지 말자고 하더랍니다
부부생활 하는데 노상 피임할 수도 없고

결혼 몇 년만에 임신이 되어 출산했는데
아기 낳고 딱 7 일만에 남편이 집을 나갔대요

그 뒤로 남편이 영영 안 돌아오기에
아기 양육과 직장생활을 병행할 수 없어
시골 친정으로 내려와 눈물로 지내고 있었죠

친구 사정이 딱하다고
저희 집사람이 여러 번 이야기를 해서

작년에 그 친구를 한국으로 불러서
제 지인과 결혼을 주선했습니다

한국 남편도 이혼남이고 나이 차이도 있지만
지금까지는 별 탈 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

저희 집사람과 친한 친구들이라서
상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어째서 순탄한 사람들이 없어요
태국 여자들의 삶이 그토록 고단하다는 것

이 친구들 외에 동창들도 살펴보면
평범하게 결혼생활 하는 친구들이 많지 않아요

더 말을 하자면 한이 없고
태국 사회의 단면으로 참고하시길
13 Comments
아이폰갤럭시 2018.05.06 22:14  
조금 진부하죠
동남아 시골출신 여성들의 흔한 인생얘기
60~70년대에 청춘을 보낸
우리 어머니들의 얘기가 아닐까 싶네요
여사모 2018.05.07 00:35  
오래전 클럽 넝랜에서 우리일행과 만나서 합석했던 이쁜 이싼아가씨!
통러에서 야식 먹다가 갑자기 어디선가 전화받고
그날밤에 손목 그었답니다
그녀 파트너인 우리 일행 병원 응급실로 데려가고...
할머니가 방콕갔으면 돈 보내줘야지
뭐하고 있냐고 했답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전화해서요...
참 생각해보면
수안나품 공항 노랑이들이 점거했을때
서민들 많이 힘들었었을것 같아요
돈줄인 외국인들이 안들어오니까
시골 버스터미널 같은 파타야 해군비행장
우타파오공항으로 입국했던게 참 꿈만 같습니다
타이거지 2018.05.07 05:35  
아파트에 살면..
위 아래층 뉘가 사는지도 모르고 기껏해야 엘리베이터에서 눈 인사.
친정 어머니는 주택가 한동네에서 사십년 가까이..
담 넘어 들려 오는 동네방네 이야기를 전해 주십니다.
삐까뻔쩍 이층집..사위가 날려 먹고..현재 리어카에 빡스,빈병 수거하는 주희할머니..
한때..그 멋스러움은 간직하고 싶으신지..곱게 화장하시고..장갑을 벗으시며..
손톱소지에 빨간 메니큐를 보여 주시는데 울컥하고..
기초수급통장을 아들에게 뺏겨..눈물로 호소하는 송할머니..
남편이 매일 두들겨 패서..이혼하고..혼자서 슈퍼 운영하며 뇌종양 어린아들 오년간 병수발
성공시킨 내 또래 아줌마..
어머니께..이거 실화야??? 이렇케 되묻지만..실은..앞집슈퍼 이야기..
뒷집 이야기..길에서 자주 뵙는 제딸 동창 할머니이야기..
고단하고..가슴아픈 사연들이..한국사회에도 많습니다..
갑자기..뜬금없는 이야기지만..울산울주님의 글을 접하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함니다.
카리스마 높이실때도 계시지만..
태국인 아내를 만나..서로의 다른 문화를 소통하고..또 소통하면서..
아내의 말에 귀 기울여..남편과 자식이 있어도..타향에서 느끼는 외로움을 나누시려하고
가족..더 나아가..지인들까지도 배려하시는 마음..
아주 많이 칭찬해 드리고 싶습니다.
이런 남편 만나기 쉽지 않아여~~~!!!
울산울주 2018.05.07 13:07  
집사람 친동생 그러니까 처제
그리고 사촌 동생
위에 적은 친구까지 모두 한국인과 결혼...

결혼중개소 차려야 할 듯 ㅎㅎ
치하의 말씀 감사합니다
슬리핑독 2018.05.07 17:02  
중매 세번 잘하시면 큰 복 받는다는데 복 받으실겁니다.ㅎㅎ
태국에는 여자가 생활을 책임지는 경우가 많더군요. 동남아가 비슷한 경향이 있지만 특히 태국은 여자의 생활력이 강한 거 같아요. 태국이 농사는 돈이 안되고, 여행관련 서비스업이나 유통업 위주의 산업구조라 남자보다 여자가 직장을 갖기 유리한 이유도 있겠고,  쉬이 굶어죽거나 얼어죽지 않을 수 있는 기후 조건도 여자에게 삶의 역활이나 책임이 많이 가는 이유가 되기도 하는 거 같아요.
최강어흥 2018.05.08 12:28  
태국 여성들의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글이네요. 몰랐던 사실도 많이 알게 됐구요. 여행가서는 놀기바빠 현지인의 삶에 관심가지고 들여다 볼일은 없잖아요.. 새삼 놀랍습니다..
베티보라 2018.05.18 14:27  
정말 가까운사람들이라서 알수있는 인생스토리네요.
태국사람들 보면 보통 자기얘기 잘 안하는것 같더라구요..
안타깝네요,
PrincessChooChoo 2018.05.27 18:05  
정말 사연들이 다 기구하군요. 현지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이야기를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라펜 2018.07.08 14:52  
태국의 대도시 휴양지밖에 안가니까 다 좋아보였는데
깊게 들어가니까 슬퍼요
태국여행해보자 2018.08.10 21:16  
네명 다 기구한 삶이군요...
판석 2018.10.01 22:44  
인생이란 참..
오늘 하루 살아있음에
감사드려야 할지..
머핀럽 2018.10.04 19:17  
마지막에 한국분과 재혼하신 여자분,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좋은 일 하셨네요 정말.
울산울주 2018.10.07 11:38  
한국인 남편이 그 친구를 되게 좋아하고 사랑합니다
현재 우리 부부보다 금슬이 좋은 상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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