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이 된 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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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이 된 조카

울산울주 13 976
사촌 조카가 있는데
정규 학교를 중단하고 스님이 되었습니다

일종의 승가 학교로 전학했고
스님이 되어 학업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대체로 문제를 일으킨 학생이나
집안의 사정으로 곤란한 처지의 학생들

그 조카도 스님이 되라고 하니까
처음에는 펄쩍 뛰고 거부하였으나

자기의 잘못이 적지 않았고
마땅한 대안이 없어서 스님이 되었죠

한 3 년만에 만나보았더니
사람이 많이 변해 있더군요

얼굴이 환해지고 몸가짐이 가지런해졌어요
목소리 낮게 말하고 부드러운 미소도 짓고

돈을 주려고 했더니 받지 않아요
자기 쓸 돈은 매일 공양 받는다고 합니다

보통 때는 하루에 100 ~ 200 밧
절에 행사가 있으면 500 ~ 1.000 밧까지

오후 4 시만 지나면 음식을 먹지 않는데
조카는 두유 정도는 슬쩍 마신다고 해요

그래서 기나긴 12 시간 넘게
금식하는 것도 습관으로 적응하였고

원래 새벽 4 시에 기상하는데
학생 스님들은 늦잠 자도 넘어가 준대요

이게 참 재미있더군요
스님이 늦잠을 자도 선생이 깨우질 못 해요

방 밖에서 스님. 스님 하며 부르다가
그래도 일어나지 않으면 그냥 돌아가죠

민간인이 스님께는 아무 것도 강제할 수 없죠
국왕이 합장하고 절하는 대상이 스님들이니깐

가장 어려운 공부가 '파싸 바리'
산스크리스트어 같은 건데 불가의 언어

스님들이 행사장에서 읇조리는 말들이
이 언어로 불경을 읽는 것입니다

태국에서 스님들에게는 혜택이 많죠

특히 버스. 기차도 무료입니다
그래서 갑작스레 시골집에 오기도 해요

돈 안 내고 어디든 갈 수 있으니까
시간이 주어지면 부담없이 귀향도 하죠

처음에 조카는 길어야 2 ~ 3 년 예정하고
승가 학교에 가는 걸로 이야기 했었는데

지금은 본인이 더 있겠다고 해요
의외지만 스님 생활이 지낼만 했던 듯

태국의 스님들이 다양합니다
왕족에서부터 살인범 전과자까지

태국의 절은
그 스님들을 용광로처럼 녹여서 품고 있죠

그 조카도 도피처로 찾아갔다가
거기서 마음의 평안을 찾은 경우 같아요

자기 엄마한테 속마음 말하기를

보통 아이들처럼 학교에 다니고 싶은데
아직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네요

그 '아직'이라는 단어에서
스님의 길이 헛된 시간은 아니었다는 느낌...
13 Comments
산다는게 좋은사람 2018.04.17 03:14  
사람은  생에 가는길이 있는것 같습니다.
분명  여러 사람을 구해낼수 있는  도력이  자랄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이제는 조카라기 보다  언어도  조심해서  높여 부르는것이 조카를 도와 주는것이라 생각 됩니다. 어느 절인지  만나 뵙고 싶군요
여사모 2018.04.18 19:08  
그래도 태국은 그런곳이라도 젊은 친구들이 피신?할곳이 있네요
우리도  젊은 친구들이 숨고를수 있는 안전 지대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이태진국 2018.04.18 20:06  
어느길로 가든 바른길로 가면 되면 되겠지요
응원합니다!! 바른 사람이 될기를
참새하루 2018.04.20 11:57  
긴 인생에서 본다면
그 출가의 시간이  크나큰 인생의 교훈과
가르침을 줄것이라 믿습니다
천억맨 2018.05.03 00:41  
분명한 사실은 사춘조카가 아니라
태국인처의 사춘 조카 아닌가요?
읽다보면 알수있으나 끝까지 보지 않으면
한국인 스님으로 착오를 일으킬수 있어서.....
요즘 한국은 승가대에 가려면 매우 까탈 스러운듯....
여사모님의 댓글처럼 우리의 젊은이들은 예전의
도피처처럼 쉽지않은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것이
가슴 아플 뿐이죠.
니꺼내꺼 2018.05.08 13:35  
ㅠㅠㅠ사람마다 다생각하는게 다른거같습니다
믿어주시는게 가장좋으실거같아요 !
젤리먹자 2018.05.11 15:55  
와.. 새로운 사실을 알았네요.. 태국의 승가학교..
조카분 잘 마칠수있길 바랍니다.
이원진 2018.06.05 11:03  
저는 사촌오빠께서 스님이 되셨어요..가족사라 길지만..낳는순간부터 바람이 났던 아버지께 사랑받지 못하고 친엄마는 결국 돌도 안된 아이 바람난 지금의 큰어머니께 두고 떠나셨어요. 늘 가족에게 베풀며 살면서 결혼반대도 여러번 겪고 결국은 다 미련없이 버리시고 스님이 되셨어요 너무 착하고 좋은 오빠였는데 오히려 지금이 가족들에게 얽매이지 않고 더 좋아보여요.
알려서 2018.06.13 10:26  
사람마다 정말 정해진 길이 있는걸까요.
항상 생각하는 것이 모든 일들은 운명인걸까 혹은 우연인걸까.
아직 저 역시 너무 모르는 것들이 많아 답을 모르겠네요.
윤스7 2018.06.20 10:03  
뭔가 읽고 느끼는 바가 많은 글이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저도 어릴 적 친구 중에 출가해서 스님이 된 친구들이 있었군요. 여행을 계기로 많은 걸 느끼고 오고 싶네요 ^0^
따뜻한손길 2018.06.30 13:34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이네요.. ㅎㅎ
다.. 자기 자신만의 길들이 있는 것 같아요.. 모든 사람들은
저도 저의 길을 잘 찾아가야될껀데.. 다들 힘내시죠 ㅎ
김덩해 2018.07.20 10:29  
뭐라 말할수가 없네요 글을 읽고 느끼는게 많은데..
조카분도 저렇게 말 할때까지 스스로 얼마나 인내한걸까요
덕희 2018.07.27 02:25  
무엇을하던 어디에있던 손가락질 받지않고 자기자신이 만족하고 평온한 삶이면 좋지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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