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고 싶을 때 떠나라... 끙~ 말이 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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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고 싶을 때 떠나라... 끙~ 말이 쉽지!!!

싸눅디 4 646
몇일 바빴군요. 친구도 만나고 주변도 좀 살피고... 이젠 여행 좀 가고 싶은
데... 그렇게 짬이 잘 나지 않습니다. 개운한 머리에 화창한 봄날 기운에...
요센 정말 봄 같네요. 짦아서 여름 바로 시작되겠지만, 즐겨야죠. 봄...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사회나와 만난 친군데, 벌써 10년이 넘었네요.
지금... 봉고차 한대 중고로 사서 8도 유람하고 있습니다.
차 안에 잠자리며 끼니 해결할 취사도구 다 가지고 떠난지 벌써 보름이 넘었
습니다. 하루에 한번씩 문자 날리고 문자 받고... 수원 어느 이름 모를 산자락
에서... 수덕사에 들렸다고... 계룡산에서 3일째 있다고... 읍내 나와서 부식
거리 장만해서 들어가는 길 이라구요.
별 몇갠지 세서 보고하라고... 황사 부는데 조심하라고... 춥진 않느냐고...
비오는데 감기 걸릴까 걱정된다고... 하면서요.
여행과 더불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사주팔자에 대한... 풍수지리에 대한..
저와 다른 삶의 방식으로 살고 있지만, 아무 이권이 없어서 서로 친구가
되었습니다. 먹고 사는 이야기를 재외하고라도 참 할 이야기가 많은 친구고,
때론 별로 이야기 하지 않아도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너무 잘 아는 친구...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친구 입니다.
남잔데 특이하게 식품과 나왔고, 단 한번도 사회생활을 해 보지 않았고,
기타라는 악기에 둘이 미쳐서 기타만 있으면 아무 부러울 것이 없었던 친구.
기인열전에 '긴 문장 꺼꾸로 말하기'로 출연하기도 했고...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한 없이 소년 같았던 모습으로 살았던 친구입니다.
한동안 '공황증' 으로 고생를 해서... 꾸준히 병원치료를 해야했고, 지하철
에도 탈 수 없었고, 좁고 밀폐된(자신이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상태) 장소엔
갈 수 없었던 친구 입니다. 그니까.. 외부엔 요인이 없는데 자신이 생각하는
특정한 장소나 특정한 상황이 되면 '죽음' 에 대한 공포가 생겨서 어찌 할
바를 모르는 정신적인 긴박상황에 놓이게 된다더군요.
아이엠에프에 실직난에 이런 것들을 격으면서 요즘도 많이 알게 모르게 앓고
있다는 증후군이란 것을 그 친구를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꾸준히 그리고 제 스스로 벗어나고 싶어 열심으로 치료 받아서 지금은 약
없이 혼자 여행을 다닐 정도로 완쾌 되었답니다.
그런데, 지금 여행을 떠나 있다고 하니, 마냥 부럽고 다 버리고 따라 나서고
싶어 죽을 지경입니다. 한참 공황증으로 고생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그 공포
스러운 비행기를 타고 절 만나러 태국에 왔던 친구...
풀어해친 가방속에서 한 무더기 약을 싸기지고 왔던...
같이 카페에서 맥주를 마시는데 그 증세로 바닥에 주저앉아 어찌 할 바를
모르면서도 돌아가야 하지 않겠냐는 말에 제 옆에 더 오래 머물다 가겠다고
했던 친구 손목 잡고 신경 안정제 입에 넣어주고 물 건내던 생각이 납니다.
열일을 다 마다하고 그 친구를 위해서 태국을 여행하던 생각이 납니다.
여행하고 싶었다고... 저랑 같이 시간 보내고 싶었다고...
버스도 타고.. 툭툭이도 타고.. 택시도 타고.. 렌트해서 다니기도 하면서..
그렇게 보름을 같이 있던 동안 점점 약을 덜 먹게 되어서 좋았었던...
마지막 공항에서 보내 줄때 처음 도착해서의 모습과는 너무 다르게 환하게
웃고 돌아갔던 생각이 납니다.
다시 이곳에 돌아와 재일 먼저 만났던 친군데... 완쾌 되었다는 말을 듣고
마치 제 병이 다 낳은 것 처럼 기뻐 밤새도록 술을 같이 마셨던 친구...

 여행은 병을 치유 합니다.
상대방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 내게 합니다.
두고 왔던 것들이 다시금 발견되며 돌아갈 즈음이면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고,
다시 아파지면... 약이 필요하면... 떠나게 만드는 좋은 치료제 입니다.
가서 얻어오는 것보다 돌아와 다시 찾아내는 것이 더 많아집니다.
놓아주지 않은 현실에 초연해져 돌아오기도 합니다.
이젠 여행을 떠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지금 친구도 너무 보고 싶고... 그렇게 떠난 친구 곁에도 머물고 싶고...
봉고차 뒷칸에 아무렇게나 잠들고 깨어나 다시금 삶을 정돈하고픈 시간을
생각해 보니, 한 없이 떠나고만 싶습니다.
시계 풀러 놓구요....

 시간되시고... 여력되시면... 자꾸 떠나도록 자신을 충동질 합시다.
결코 나쁜 습관은 아니거든요. 

'친구가 많다는 건 친구가 없다는 말이다.' 귀한 존재와 여행 떠나는 행복한
마음이 지금 이순간 한 없이 아쉽기만 합니다.
조만간... 시간되면 중간 어디선가 만나 단 몇일이라도 같이 보내보려구요.
더불어 1년 기한 정해서 떠난 그 친구... 더 성숙해져 돌아 올 것을 기대합니다.

그냥 빈시간... 여행하고 싶어서 몇자 끄적여 봤습니다..
심통이 나서요~ ^^
4 Comments
Bua 2006.05.03 01:05  
  마음의 병이 몸의 병도 만들죠...  ㅠㅠ
모든분들 건강하셨음 좋겠습니다...  m ㅠㅠ m
싸눅디 2006.05.03 01:20  
  예. 뭐니 뭐니 해도 건강이 최고죠... ^^
rena 2006.05.03 02:46  
  진한..우정이 느껴지네요...
언젠가...묶였던사슬풀리는날...훨훨~날아댕기세요...
잘읽었습니다..
여행2 2006.05.04 09:37  
  ,항상 좋은글  잘읽습니다...  싸눅디 님  팬되겠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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