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생각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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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생각나는 사람들....

아리잠 6 303
이러저러한 짧은 여행을 거치면서 아직도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어요...
국적을 불문하고 그 인간성으로 아직도 내 기억에 남은 사람들...



1.제가 방콕에서 항상 묵는 숙소가 있는데...
재작년 동생이 아플때에 신경써주신것이 고마워
저도 과일이것저것 사다드리고 했어요.
체크아웃할때 적으나마 팁을 드렸습니다.
정말로 고마워서 드리고싶어서...
(팁의 기준은 그문화 생활자가 아니라서 잘모르지만...
내가 정말 고마움을 느낀다면 호텔이 아니라도 줘도 되겠죠?)

작년에 또갔을때에 역시나 반갑고 공손하게 인사해주시더군요.

저도같이 합장하며 스와디카아~ ^^

이전 여행의 밀린 빨래를 행거에 옷걸이로 조로로 걸어서
햇볕 잘드는곳에 내어놓고 레게머리하러 갔습니다.

중간에 스콜이 와서 -_-;;;;; 흙흙 빨래 끝장났다...하고
돌아오니 행거통채로 없어요 ㅡ0ㅡ;;;;

제방에 고이 들여다 놓으셨더군요.
언제나 느끼지만...정성을 다한 스와디카아~는 통합니다.



2.오래전 인도에 갔을때입니다.
인도남자들의 여자여행객들에 대한 태도는 지금도 유명하죠.
일치감치 눈치채고 어림도 없는 분위기 보여줘야 쉽게 안덤빕니다.-_-
99.99프로는 그래요. 하지만 100프로는 아녜요 ㅡㅡ;;;;

저에게는 한가지 습관이 있는데....
숙소를 가면 직원의 이름을 묻습니다.
그래? 넌 에입이야? 난 실비야.

빨랫줄을 도난당하고(으캐 가지갈께 음따고 그걸 가지가냐 ㅡㅡ)
자물쇠가 부서져서 우왕좌왕하는데

에입이 지나가다 보곤 좀있다 나타나선
뭉태기를 하나주곤 사라졌습니다.

음 그건...쓰던 빨랫줄보단 못하지만
노끈뭉태기였습니다. 저한테 찝쩍대는 말은 고사하고
말한번 먼저 건네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말이죠...
그때서야 겨우 100프로라 생각했던
인도남자들에 대한 굳은 신념 또는 강박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유로울수 있었습니다.(그래도 조심해야 합니다 ㅡㅡ;;;;)

한가지 첨언하고 싶은건,
지나친 강박과 편견은 스스로를 병들게 한다는겁니다.
사기가 많다고 생각하고 두눈크게 뜨고 긴장해서 아무도 안믿고 다니면,
더 크고 많은것들을 잃게 됩니다.

경계는 해야겠지만...마음을 닫아서는 안되요...




3.자이뿌르로 장거리 이동을 할때였습니다.
여럿이서 차를 대절했는데 이 운전사
(아 이젠 이름을 잊어버렸습니다.)
정말 무지하게 과묵한 사람이었습니다. 하루종일 말이 없습니다.

사흘째 편도선염에 시달려 폭염아래 고열에 정신없을때
일행이 중간에 어딘가 유적지 보러 내린후
조용히 와서 흙잔의 짜이를 주곤 코를 쓱 비비고는
또 말없이 휙돌아갔어여 ㅡㅡ;;;;

골머리 빠개지는 와중에서도 아, 이런순간 이런맘을 가지게 해준 하늘과
여행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4.어느댓글에 달았는데...
푸켓을 혼자들어가려고 국내선 대기중인데 한국분이 계셨어요.
아는체를 하니 혼자가냐고 물으시더군요.
푸켓에 도착해서 나오면서 일부러 그분께 쾌활하게 인사드리고 따로나왔습니다.
당신도 생업이 있으신분인것 같은데 괜히 부담스럽게 할까봐.

수속먼저 하시고 나가시던 그분이 이내 머뭇머뭇하시더니
잠시후 돌아와서 명함을 하나 주시네요.

-저 제가 여기 일이 있는 사람인데,
혹시 나오시다 일이라도 생기시면 연락주세요. 그럼 여행 잘하세요.


아, ^^ 누가 한국인끼리 더 조심한다 그랬나. 그말에 휘둘리지 말자.

난 이 한분의 친절로 생뚱맞게 대하는 한국인이 열분까지는 적어도 내가 먼저
친절을 베풀리라....

5.홍콩에서 그놈의 세계최장의 에스컬레이터 찾아 헤매다가 -_-
늦은밤되고 에스컬레이터 중지되고 비까지 왔습니다.
처마밑에 있다가 지나가는 아가씨에게 길을 물었습니다.

- 여행객이신가봐요....배낭여행이세요?
- 네 ^^ 근데 길도잃고 교통편도 모르겠네요.
- 이리루 저리루 가셔서 이걸 타시고 거기까지 가세요 그리고...
- 정말 감사합니다.

돌아서는 저를 다시한번 부르더니 덥썩 우산을 건네줍니다.
당황한 저는 우산을 한사코 거절했지만
곧이어 마중나온 남동생이 오니 남동생의 우산을 가리키며
우산을 끝끝내 저에게 앵기고 갔어요...

그밤의 헤메임과 피곤이 축복같았습니다....
우산을 얻어서 비를 면했기 때문이 아니고...
너무 아름다운 친절을 받은 흐뭇함과 감사함 때문이었습니다.
 


6.북경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길 너무 잘잃어 -_- 솔직히...길을 알고가는거긴 하는거니????)
영어가 무지무지하게 안통해서...
그리고 대략 제스츄어로 의사소통 해보려는 노력을 전혀안하는
대국다운(ㅡ_ㅡ+++++) 그네들의 습성으로 인해 포기하고
그나마 말이라도 통할것 같은

쩌~~~~~~~~기 멀리 보이는 힐튼호텔까지 30분남짓 걸어갔습니다.

다소 부담스러운 기분으로
(쓰레빠에 허름한 반바지, 스포츠나시입고 말이죠-_-
분수대옆에 그랜드피아노 연주하고 있는 로비커피숍을 지나서 말이죠 -_-)
로비로 들어가서 물었어요.

- 하이 -_- 나 한국인 여행객인데 길을 잃었다. 좀 도와줄수 있겠느냐

- 물론이다 머땜에 그르냐

- 내가 묵고있는 숙소로 돌아갈수가 없다 엉엉 ㅠㅡㅠ

- 숙소가 오덴데

- 머시기머시기 반점이다. 요가 오덴지 아나?

- 이써바라 (북경지도 꺼내서 막 찾두만여 결국 주변 동료들한테 물어보고 해서 차자씀). 기다리바라 연락처 알아주께

- 그름 -_- 공중전화기 어딨는지 알려주면 더욱 고맙겠다.

- 2층 비지니스 센터로 가면 댄다. 동료가 안내해 줄끼다.

2층가서 내가 통화하고 나서 스탭이 다시통화해서 상의하고 어쩌고 하더만요.
그래서 택시를 잡아주겠다 하더이다.

뭐 여기까진 유수의 호텔다운 응대와 서비스다. 아니면 과연 친절하다. 여러 의견 있을수 있겠죠 ^^ 이건 본론은 아니구여.

그러고 거기가 택시까지 잡아주더라구여.
이 은혜 잊지 않겠다. 당신 나라 여행객에게 친절을 베풀겠다.그카고
택시타는데 나오니 이 언니가 호텔정문의 조은택시가 아닌
어디서 불렀는지 허름한 택시를 불러요 ㅡㅡ;;;;

순간 허름한 택시가 그것도 대기줄이 아닌 이상한곳에서 나와서
너무 불안했죠. 그치만 얼결에 탔고....택시는 출발했어요.

가는 내도록....초 불안했습니다 ㅡㅡ;;;;
길도 좀 다르게 가고있었고...날도 벌써 어둡고
정말로 별생각이 다들더군요.
그 짧은 순간에 택시에서 뛰어내릴까 하는 생각까지 ㅡㅡ;;;;;

막상 숙소에는 잘 도착했습니다. 요금도 갈때보다 적게 나왔구요.
숙소주차장으로 진입하니 그때서야 정신이 들더군요.
조금전까지 오는길 내내 의심과 불안에 미쳐가던 내모습이....

나중에 들으니, 호텔정문앞의 택시가 더 비싸데요.
그 직원은 그것까지 생각한거였어요....

그 직원과 택시기사분께 얼마나 미안하던지...

택시기사분 팁을 조금 드렸더니 그렇게 고마워하시면서 가시더군요.
다만 그 직원분(캐서린-_-)께는 갚을길이 없으니
이제 다른 여행객들에게 갚는 도리밖에는 없죠...





이 밖에도 만치만...-_-
출근이 임박해오는지라...이만줄이고 다음기회에 또 잇도록 하겠습니다.

만국공통...그래도 좋은사람은 어디나 있고...그래서 우리는 또 여행을 나서는거 아니겠습니까...

또 그렇게 나가보니 우리것 좋은것도 알겠더군요 ^^
6 Comments
뮤즈 2006.04.28 05:29  
  좋은 사람들....좋은 추억들이 기억에 많이 남아있다는거..정말행복인 일이죠...
커피우유 2006.04.28 10:09  
  맞아요~~세상엔 좋은사람들이 지천에 널렸습니다^^
mloveb 2006.04.28 14:02  
  ㅋㅋㅋㅋ...재밌네요...-_-;;
근데 그 홍콩 호텔 직원분 경상도 분이신가보죠?
사투리가 아주 좋네요~ㅋㅋㅋㅋ
Bua 2006.04.29 01:06  
  흐뭇해지는 글이에요~ ^^
전 `진심은 결국 통하기 마련이다...' 라는 말을 좋아한답니다~
깔로스 2006.04.29 18:30  
  아리잠님의 글중에 홍콩에서의 일이
제 마음을 조금 풀리게 하네요.

저는 홍콩에서 심한 꼴을 당하고서는 아예 홍콩은 안갑니다.
홍콩영화도 안봅니다. ㅠ.ㅠ

이제 조금 맘을 풀렵니다.

헌데 아리잠님이 여자분(경상도)이셨네요. ^^


글 잘 읽었습니다.
entendu 2006.04.30 16:05  
  이상한 사람도 있고 - 여자 혼자 여행하다 보면. .좀 심하게 많이 만납니다. - 개중에는 너무 고마운 사람도 있죠.. 저도 태국 국내선 타러 버스 타고 가는데.. 이 버스가 빵꾸-?- 가 난거예요. 국내선 탑승 시간은 다가오고. .. 내려서 택시를 잡으려 해도.. 안잡히더 군요. ... 그때 옆자리의 태국 분이 손전화로 자기 동생 부르더니.. 승용차로 날라다 줬습니다. 정말.. 너무 고맙더라구요. 저도.. 이런 저런 일 있은 후로는.. 명동에서 외국인 만나면. 꼭 물어봐요. 도와줄거 없냐구.. 근데.. 거의 없다구 하던데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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