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봉지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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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봉지 주부

낙슥사 12 800
태국은 여성의 사회진출도가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높다. 외식문화도 발달되어 있고
그래서 태어난 풍속도가 “비닐봉지 주부” (매반 퉁 플라스틱)이다.
직장에 다니는 주부들이 퇴근길에 비닐 봉지 봉지에 저녁 찬거리를 사서 집에 들고가서,그냥 풀어서 그릇에 담아 먹는다.
밥도 2인분 가량이 5밧. 쌀씻고 앉힐 필요 없이 간단히 사다 집에 먹는다.
태국에 살땐, 저도 사회 분위기에 편승을 해서 항상 집앞 반찬가게에서 반찬 두개,국하나,밥도 한봉지.
봉다리 봉다리 사서 집에 들고 와서 그릇에 담아 우리집 따라덱쏨분을 먹인다.
비니루 봉다리에 펄펄 끓는 국물을 담아 줄땐…환경호르몬 걱정도 되지만 그까이꺼 나와봤자 얼마나 나온다구…
가끔 냄비들고가서 국은 받아오지만 그럴때마다 반찬가게 아줌니가 쿡쿡거리면서 웃는다.

열심히 반찬거리를 접시로 옮겨 담는데, 한국서 친정엄마 전화가 왔다.

친정엄마 :  뭐하고 있었는데?
낙슥사 : 어, 반찬비니루 풀어서 그릇에 담고 있는데 구차나 죽겠어.
            이게 고무줄로 묶어놔서 일일이 풀기 힘들어.
친정엄마 :  그것두 귀찮으면 봉지 채 입에 대고 빨아 먹어라.

이랬던 그녀가…

태국음식이 없는 곳에 와서는 땀쌍(땀:따르다 쌍:주문)이 되서 남푠한데,
오늘 뭐해줘? 하고 뚝딱 해준다.

태국이 아닌곳에 살게 되서 맨날 밥 안하다가 밥을 해줘야 하니 걱정이 되서
단골반찬집에 뛰쳐가서 실은 내가 외국사람인데….아줌마 아자씨 푸하하하!!!
어디? 미얀마? 라오스? 한국사람이라구요. ㅜ.ㅜ  이차 저차해서 제가 급한데 반찬 하는 법 좀 갈쳐주세요.
그랬더니 아자씨가 그럼 와서 내가 반찬하는 거 와서 잘 지켜봐라.
그렇게 3박 4일을 배우고 나니 아저씨가 수료기념으로 푸카오텅(골든마운틴)표 간장 하나를 주시더군요.이거 가지고 가서 남푠 반찬 잘해주거라.짝짝짝

두번째 사진은 반찬가게 아자씨에게 전수받은 “카나남만허이”
카나(차이니스 브로콜리) 남만허이(굴소스)
재료: 카나(차이니스 브로콜리), 남만허이(굴소스), 마늘 다진 거,설탕,휘시소스,푸카오텅(골든마운틴)표 시즈닝 소스,기름

기름에 마늘을 볶다가 엷은 브라운 색이 되었을때, 카나를 넣고 센불에 단시간 볶으면서 그위에 굴소스 한큰술, 휘시소스 1티스푼 설탕 반큰술을 넣고 살짝 볶은다음 마지막에 시즈닝소스를 조금 둘러준 다음에 가스 불을 끈다.

*카나 겉부분의 딱딱한 부분은 칼로 조금씩 벗겨준다. 카나가 없을경우 브로콜리의 대(심)로 만들어도 카나맛이 난다.
12 Comments
필리핀 2006.07.27 10:52  
  환경호르몬... 만만하게 볼 게 아닙니다.
자녀들 아토피 원인의 대부분은 부모의 잘못된 식습관 때문이에요.
태국의 비닐봉지... 아마 머잖아 커다란 사회 문제가 될 겁니다.
특히 뜨거운 음식을 담을 경우, 비닐성분이 녹아서 음식에 스며 듭니다.
결국 사람은 비닐이 용해된 음식을 먹는 거지요.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
알루미늄 호일 공해가 넘 심해요.
특히 삼겹살 먹을 때 불판에 알루미늄 호일 까는 거...
죽음입니다... *.*
고구마 2006.07.27 11:31  
  사진 잘 봤어요. 환경에 잘 적응하시네요. /
브라덱쏨분님은 와이프를 잘 두신듯...아...요왕한테 미안합니다.
참 알루미늄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우리가 태국 살때 제일 싼 싸구려 전열냄비 샀거든요.그래도 백화점에서 산거긴 한데, 글쎄 이 놈의 냄비가 한번 끓일때 마다 표면의 알루미늄이 조금씩 조금씩 벗겨지더니 나중에는 거의 시꺼먼 바닥을 드러내며 부식을 하더라구요.
그거 다 우리 뱃속에 들어갔을텐데...안그래도 한창 그때 치매의 원인이 '알루미늄' 때문이라고 해서 얼마나 무서웠는지...흑흑...
이거 이야기가 좀 딴데로 센듯....

그나저나 브로콜리 대로도 카나 맛이 난다니, 좋은 팁이네요. 나중에 한번 해봐야 될듯...
khaosarn 2006.07.27 11:56  
  ^O^ 낙슥사 님의 요리강좌 넘넘 재미써욤.. 잘 보고 있습니당.. 전 이번에 가게 되면 쿠킹 스쿨에 등록 하려고 해욤.. 그러고 나면 낙슥사님의 것을 보고도 잘 이해가 되겠정~솔직히 지금은 잘 모르게어욤.. 재료 이름도 낯설공...^^; 그럼 꼭 낙슥사님이 알려주신대로 해먹어 볼테여욧..홍홍..
걸산(杰山) 2006.07.27 12:44  
  “비닐봉지 주부” (매반 퉁 플라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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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소한 일상 속에서도
아주 커다란 문화의 차이를 저절로 느끼게 해주는.

이런 에피소드를 이야기 보따리로 풀어 노흐세요.

아주 흥미롭게 잘 보고 있다는^^
낙키얀 2006.07.27 15:18  
  첫번째 사진... 비닐 봉지를 묶는 고무줄...
배달시키거나 사다 먹는데 가장 공포(?) 스러운게 바로
그 고무줄이던 생각이 나네요.
국물 한 방울 안 새게 능숙한 손놀림으로 입구를 잘 봉
해서주는데 그거 가져다 먹을 때면(봉지가 많을 수록)
잘 풀러내는게 역시 선수아니면 역경(?)을 겪게되는...
다 풀러서 먹을때 쯤 되면 심하게 부화가 치민다는...
좀 살다보면 늘~ 집안 이곳 저곳에 가득했던 고무줄
이 생각 나에요. 잘 봤습니다. 심하게 땡기네요. 쩝~
 
태국살고싶지만겁나 2006.07.27 15:35  
  전 남자라 그런 봉다리는 가위로 댕강 짤라 서 쓸거 같은데.. 봉지 버리구...
낙키얀 2006.07.27 16:43  
  ㅋㅋㅋ 댕강 자르다가 국물 왈칵 쏟은 경험이 많아서요.
마치 방죽이 터지듯.... 옷에 묻으면 태국음식 특성상
오래오래 냄새 폴폴 풍기더군요... ^^

 넘쳐나는 비닐 봉지는 어딜가나 풍성하게 주니...
싸이 플라스떼~ (뭐든 비닐봉지에 넣는문화)
오토바이 헨들에 대롱대롱 빨대꽂아서 매달린 콜라도
생각나네요. ^^
반끌랑남 2006.07.27 19:51  
  혹쉬 태국에 돌아와서 그 반찬집 옆에 새 반찬집 차리는거 아녜요? ㅎㅎㅎ
태구기져아^^ 2006.07.27 20:29  
  고무줄 푸는 방법은 울 마눌이 그러는데요... 다 요령이 있데요.. 낙슥사님!! 남편이 이싼 사람인듯.. 합니다. 종지에 담아 놓은거 저거 밥에 싹싹 비벼먹는거 아녀요?
요술왕자 2006.07.27 21:04  
  고무줄 한쪽만 잘 찾아서 잡아당겨 빼주면... 휘리릭~ 하고 다 풀리더라구요...
sogman 2006.07.28 00:25  
  고무줄 푸는거 처음엔 짜증나기도 하지만
나중에 적응되면 한방에 쉽게 풀립니다.
담아줄때 고무줄 묶는거 한번 자세히 보시면,
한번만 댕기면 쉽게 풀릴수 있도록 묶습니다.
태국에선 고무줄 묶는거 "생활의 기술"이죠..
탱탱하게 묶는거..우리 한국사람들은 잘 안됩니다.
낙키얀 2006.07.28 12:59  
  ㅋㅋㅋ 다들 고무줄에 사연이 있으시군요.
묶고 있는 것 보면 sogman님 말씀 처럼 '생활의기술'
이죠. 가끔 고무줄 매듭사이에 고무줄이 꽉 끼어 무딘
손톱으로 깨작깨작 거리다가... ㅋㅋㅋ 특히 생선간장
담아준 조그만 풍선만한 빵빵한 건 그냥 봉지끝을 살짝
이빨로 뚫어서 물총 쏘듯이 옮겨 담기도 하구요. ㅋㅋㅋ
지나고 보니 특히 액체가 많을 수록 방수를 위해 꽉~
묶는 것 같네요. 못 먹어서 한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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