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방 사람들
엄청나게 큰 소리로 다투는 소리에 잠을깼다.
시계를 보니 새벽 5시20분
남녀가 영어로 싸우대는데 정말 살벌하게 싸웠다.
"FU**" 쌍욕, 덜 쌍욕, a** h*** 섞어가며
남자는 옆옆 방에 돈인데 여자는??
혹시 옆방에 175센티의 UFC 필이 풍기며 무에타이 배우는 50대 오스트리아 아줌마인가??
오스트리아 아줌마가 가끔 내게 불평을 늘어 놓으며 묻는 말이 있었는데
"지난 밤 돈이 싸우는 소리 못들었어요?"
"못 들었는데요"하자
그녀는 좀 실망의 눈빛으로 다음날 자기의 생활이 있는데 밤새 잠을 설쳐서 리듬이 깨졌다는
내용이었고, 그후로도 몇번 어젯밤 돈이 떠드는 소리 못들었냐고 물었지만 나는 실제 못들었었다.
술한잔 마시고 잠을 자면 잠귀가 어두운 것도 있었고 바로 옆방이 아니라 덜들리는 것도
있었을 것이다.
돈은 힐튼호텔에서 디제이를 하는 37세의 미혼 청년이었다
얼굴은 순진무구, 말투는 상냥해서 내게 쌩큐를 한국말로 뭐라하냐, 헬로를 뭐라하냐 묻곤하는
호감가는 친구였다.
"내가 여자친구 없어?" 하면
자긴 하루종일 일만하고(그의 말로 그는 방콕의 잡지사의 영문기사를 교정해주는 일도 병행
하여서 바쁜 하루를 보낸다고) 하니까 여자들이 가버린다고 하였다
185정도 키에 히피 같은 긴머리에 착하고 잘생긴 외모였다.
아쉽다면 팔목과 같이 가느다란 팔뚝이었다.
내가 방문을 열고 나갔을 때 방으로 들어가는 돈의 뒷모습이 보였고
밖에 서있는 여자는 언젠가 돈과 인사를 나누던 눈빛이 매섭고 까무잡잡한 태국여자였다.
아니 왜 저 여자와 돈이???
사납게 생긴 외모의 여자는 나를보자 돈을 따라 황급히 방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싸움은 일단락 되었다.
오전 11시가 되었을까
오스트리아 여자가 방에서 나와서 인사를 하고는
""오늘 새벽 싸우는 소리 들었지요? 물었고 그렇다고 대답하자
" 내가 오늘 레지던스 사무실에 갔더니 일요일이라 문을 닫았는데 내일 매니저에게
말을해서 돈을 내쫓던지 해야겠어요"
"매니저에게 그간 몇번 말을했는데 미안하다고만 하고 조치를 취해주지는 않고
경찰을 부르던지"
그녀는 돈이 싸우는 소리를 들은 증인이 한명 더 늘었다는 것에 고무 되어 있었다
그녀의 직업은 코치였다
코치라고해서 스포츠선수들 코치인가 했는데 듣고보니 발달장애 아동이나 언어장애의
노인들을 대면이나 인터넷 메일로 상담해주는 상담사였다.
도대체 자기 공간도 정돈할줄 모르는 여자가 혼자 사는 것은 이해가 됐지만 남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추스려주는 상담사라니???
정리라는 것을 모르고 미국서 자라서인지 가끔 집사람과 나의 손이 가는 여자 조카 정도의
수준인데......
아무튼 그렇게 일요일이 지나고 월요일이 되었다.
밖에 나와 담배를 피우는데 그녀가 나오더니 말했다
"오늘 아침 매니저 만나서 얘기하고 조치를 취해 달라고 강하게 말했어요
안하면 자기가 다음엔 경찰을 부르겠다고 했죠....마약을 하는지 누가 알아요
떠들 때 보면 술만 마시고는 저렇게 안되는데요."
마약? 대마초?
태국의 감옥은 그야말로 지옥이라던데 ! 동성간의 강간이 비일비재하고
폭력도 심하고 위생은 말할 것도 없고.
저 성격 강한 오스트리아 여자는 반드시 실천할듯했다......
오후 늦게 돈이 배낭을 지고 방문을 나왔다
돈은 불쌍할 정도로 미안한 표정을 짓고 울먹이면서 "아임쏘리"하였다.
"술 많이 마시지 말어"
"알겠어요" 하더니 꾸벅 절을 하였다
"어디가는데?"
"일 가요" 그러고보니 오늘은 돈이 방콕아속 근처에서 디제이를 하는 요일이었다
"잘 다녀와" "네"
커다란 배낭을지고 방콕으로 떠나는 돈의 그 가는 팔뚝 때문에 더 불쌍해 보였다.
오스트리아 여자는 이곳에 앞으로 3달은 더 머물 것이고
영국청년 돈은 내년에나 영국으로 떠난다고했는데
돈의 술버릇이 고쳐지기를 바라며.....어렵겠지만.
* 이 고양이는 우리방 기준 우측 끝에사는 MMA선수가 기르다 지금은 밖으로 도는
리오라는 이름의 고양이인데 내가 고양이를 별로 안좋아하는데도 다가와서
딴청을 피우며 서서히 친해져 간식으로 소시지를 주는 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