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의 선택
탁신의 선택은 무엇일까.
한국의 주요 매스미디어에선 <쿠데타로 물러나는 탁신 泰총리>라고 쿠데타 발생 12시간 채 지나기도 전 탁신의 失權을 공식화(?)하고 있다. 하룻 밤..정말 짧은 순간 타이의 절대 권력이 쿠데타 세력에 의해 무력화되었고, 외국 언론으로부터 대세로 인정받고 있다. 방콕을 장악하는 과정에서도 양자간의 소규모 충돌조차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은 쿠데타 감행과 더불어 사실상 대세 장악에 의미를 두어야 할 듯 싶다.
'나이루앙 츠 푸미폰'의 사후 <추인>을 쿠데타 세력과 탁신 그리고 타이 국민들이 숨죽이며 주시하고 있다. 15년만의 군부의 이 한 판 뒤집기의 승부수에 王權/CIA가 이미 깊숙히(?) 간여하고 있음을 추정해 보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그리고 2006년 군부가 그러한 두 강자의 이해관계와 묵시적 동의없이 이 거대한 판을 벌였으리라고는 보기 힘들 듯 싶다.
왕실로서는 거대하게 성장해버린 탁신과 그 추종세력의 무소불위의 권력과 독주가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다. 현 국왕은 재위 60년간, 20명 총리의 권력교체와 다발적인 쿠데타를 겪고 실질적으로 政史를 제어해 온 감각적인 승부사(?)이다. 부시 정부로서도 거세게 저항받는 탁신 정부를 몸바쳐 지켜주어야 할 당위와 이익을 찾기 힘들다.
그리고 이러한 절대 2强은 그러한 이해관계의 소통과 이심전심을 끊임없이 나누고 있는지 모른다.
탁신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은 듯 싶다. 1-2일 내 이 판세를 뒤집을 수 없다면, 그는 단기적 망명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이라크의 존재하지도 않는 살상무기와 정권의 부도덕성을 거론하며, 세계의 경찰국가를 자임하며 천문학적 군비와 장비로 양민을 학살하며, 세계의 질서를 즈그맘대로 개편하는 무소불위 부시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탁신은 이 위기를 손쉽게 탈출할 수 있을 것이다.
탁신이 방콕 민간 공항으로 귀국하게 된다면, 군부에 의해 즉각 체포되어질 것이다. CIA의 어시스트와 美공군 엄호기를 대동, 親탁신 군기지로 귀국시켜 親탁신 군부 세력과 방콕으로 진입을 시도할 수 있다. 美 항공모함을 타이 근해로 항진시키며, 방콕 CIA와 美 군사고문단의 백업 그리고 美 정부의 '쿠데타 세력에 대한 비토'를 표방한다면 새로운 판과 뒤집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미국으로선 군사적 시위와 CIA의 소규모 비밀작전 그리고 '말'로써 모든 상황을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순진한 가상일뿐이다. 美정부가 무엇을 위해 타이의 正義(?)를 강제하려고 한다는 말인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석유? 타이의 자유민주주의? ...... 타이 심장에서의 무력충돌도 탁신에겐 선택하기 힘든 결단이다. 결정적인 자살골일 수 밖에 없다. 그 이전 국왕의 심판과 훈수가 판세를 결정지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 역시 푸미폰 국왕의 진정이 무엇이냐를 헤아려야 한다. 그리고 그 시간은 그리 넉넉하지 않다. 국왕으로서는 이 상황을 빨리 정리해내지 않는다면, 타이의 경제 그리고 왕권의 신성성 역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국왕의 진정이 드러나기 전, 탁신이 행동하지 못한다면 이미 그 승부는 정해져 있다.
그리고 탁신에겐 주어진 선택의 가능성 역시 그리 여유롭지 않은 듯 하다. 숨고르기와 더불어, 국왕의 의지가 탁신에게 이미 전달되어, 명예로운(?) 퇴진을 위한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