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교통사고 입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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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 교통사고 입원 후기

술지기 31 1006

 

아래 내용은 매우 제한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쓰였습니다.

많은 지적과 내용 수정을 환영합니다.

입원해 있는 동안 인터넷을 찾아보니 생각보다 태국에서의 입원 정보가 없어서 쓰게되었습니다.

혹시라도 저와 같은 상황의 분들에게 도움이 되시길 바라는 목적입니다.

국가간 혹은 병원간 비교나 문제제기를 목적으로 쓰지 않았습니다.

이곳에서 다쳐서 이정도 병원에 가면 이런 정도의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하는 정보 제공의 목적이오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저는 1993년에 한국에서 교통사고로 6개월 입원했던 적이 있고,

이번에 치앙마이에서 교통사고로 11일 입원했었습니다.

 

한국과의 가장 큰 차이는

한국은 교통사고가 나면 (뺑소니와 무보험차를 제외한 경우)

보험사에서 모든 병원 비용처리를 제공하지만 (보험 적용 받지 못하는 항목은 당연히 제외)

태국은 저도 피해자고, 차가 망가진 차량주도 피해자이기 때문에

각자 손해에 대해 각자 비용처리하고, 다툴 거리가 있는 경우 법원으로 간답니다.

 

 

2019년 태국 치앙마이 마하랏 나콘 병원

병원에 오신 영사관 지원팀 분의 말씀으로는 치앙마이 대학 부속병원 쯤이랍니다.

영어나 한국어 통역은 없습니다. 즉, 통역 있는 병원보다는 많이 싸답니다.

영어 가능한 의사나 간호사는 있지만,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사고 당시 정신을 잃었기 때문에 제가 병원을 고른 것은 아니고,

정신 차렸을 땐 이미 이 병원으로 이동 중이었습니다. 

3일동안 ICU 비슷한 곳(하지만, 방문객이 방호조치 없이 드나듬)에 있다가 일반병실로 옮겨졌습니다.

일반 병실에 와서야 제 소지품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는데 사고 현장에서 모든 것이 다 회수되었더군요.

손에 들고 있던 20밧 지폐 마저도 피묻은 채 바지 주머지에 들어있었습니다.

일반 병실은 선풍기만 있지만, 많이 덥지는 않았습니다. (7월말)

방 크기에 맞춰 비슷한 인구밀도로 4인실부터 8인실까지 보였습니다.

꿰맨 상처를 매일 드레싱 해주지 않았습니다. 2~3일에 한번. 요청해봤는데 작은 상처라 괜찮답니다.

(약 5CM 짜리 2곳, 약 1CM짜리 2곳)

찢어지지 않고, 깊게 파인 정강이 상처는 응급실에서 발라준 빨간약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약 7CM. 아직까지 후시딘 바르고 방수밴드 붙이고 있습니다. 늙어서 늦게 낫는 것일 수도...)

다리를 절단하신 분의 경우는 매일 드레싱 해주시더군요.

퇴원하라면서도 팔꿈치에 꿰매진 실을 제거해주지 않아서 스테이션에 가서 요청해서 제거했습니다.

팔꿈치나 손가락 꿰맨 상처는 한국에서 꿰맸던 것보다는 너무 투박하고 흔적이 깊고 두껍습니다.

총 82,070밧이 청구되었고, 교통사고에 한해 태국정부에서 지급해주는 30,000밧을 제외하고 병원에 지불하고, 그 영수증을 보여주니 여행자보험 청구에 사용될 진단서 겸 입퇴원 확인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묘한 것은 ICU 비용이 32,000밧입니다. 정부 지원금액과 유사한 것이 우연일지 궁금합니다.

(ICU에서 진행한 시술 비용, 예를 들면 요도삽관 등은 별도였습니다.)

왜냐하면, 저를 제외하곤 ICU에 있던 분들은 의식이 모두 없었습니다. 심지어 사망하신 분도 한분 계셨구요.

퇴원 후 외래환자로 한번 병원을 오라고 해서 갔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서 입원했던 곳에 가서 물었는데 상당히 귀찮아하길래 그냥 숙소에 와서 옆구리에 있던 실밥(퇴원 당일 꿰맴)은 제가 제거했습니다.

 

 

1993년 한국 서울 잠실병원

교통사고, 산업재해 등 외상사고환자의 장기입원을 주로 하던 사립병원이었습니다.

교통사고 난 곳에서 가장 가까운 입원 가능한 병원이기도 했구요.

6인실이었고 1인당 공간은 치앙마이와 비슷하거나 조금 넓었습니다.

냉방시설은 있었지만 10월이라서 가동하지 않았습니다.

꿰맨 상처 뿐 아니라, 파인 상처들도 매일 드레싱해주었습니다.

비용은 보험사에서 알아서 처리해서 알지 못합니다.

당시엔 보험적용 안되던 특수한 링거용 주사바늘은 직접 사서 썼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 여행자보험은 반드시 들자.

- 가능하면 치료비 금액을 넉넉히 들자.

- 여행 와서는 성급하게 움직이지 말자.

- 입원한 경우, 통역이 있는 조금 비싼 병원으로 옮겨보자.

정도 입니다.

 

모두들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되시길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31 Comments
AriPark 2019.09.05 18:42  
고생 많으셨네요. 말이 통하지 않아 많이 답답했겠네요. 사랑하는 대한민국에서 편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제에므 2019.09.05 19:12  
국립변원인가요?
국제병원(영리병원)으로 가면 과하게 잘해줍니다
외국인은 대부분 1인실 에어컨룸 쓰구요
대신 병원비는 기십만바트가 나오죠
물론 보험적용범위에 해당하면 보험처리 받으면 되죠
고구마 2019.09.05 19:23  
너무 고생이 많으셨네요.
교통사고면 그냥 이만저만 아픈게 아니라 크게 다치는건데...그것도 외국에서라니
실밥을 손수 제거하셨다니 정말 힘드셨겠어요. 도무지 상상도 안되네요. ㅠㅠ
2019.09.06 03:49  
고생하셨습니다. 좋은 정보네요.
여행자보험은 무조건 가입하고 다치면 무조건 통역 있는 좋은 병원으로 가야겠네요.

쾌유와 안녕을 빌겠습니다.
술지기 2019.09.06 15:36  
to. 쾌유를 빌어주신 분들께.
말씀 감사합니다. 영어와 아~~주 조금의 태국어, 그리고 불쌍한 표정으로 간신히 생존한 느낌이랄까요. ㅋ
실밥은 다행히 멀쩡한 오른손이 닿는 위치에 작은 호스 연결한 구멍 정도라서 생각보다는 쉬었습니다.
그리고, 객관적으로 제 과실이 높은 사고라서, 스스로를 혼내고 싶었는데 입원 생활로 용서하기로 했습니다. ^^

덧붙여서...
제가 가입한 여행자보험의 치료비 한도는 2천만원입니다.
1밧 = 40원으로 했을 때, 5십만밧이구요.
증상 등을 무시하고 단순히 8만밧과 비교하면 약 6배 입니다. (정부보조금을 영리병원에 안줄 것 같아서...)

문제점 1. 저처럼 보험을 가입하고도 이 내용을 몰랐던 저는 선택할 시점을 놓쳐버렸던 거구요.
앰뷸런스에서 정신이 들었을 때 의사표현을 했어야 했죠. '나 보험 있다. 인터내셔널 가자' 뭐 이런.

문제점 2. 단순비교한 6배보다 커서 보험한도를 넘는다면 어떻하나 입니다.
이 경우에 제가 다시 사고를 당한다면,(안당하고 싶지만...)
병원에 '내 보험 리미트가 얼마다 그것에 맞출 수 없다면 이송해달라'고 대놓고 요청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음번 여행자 보험 치료비 한도는 2천만원보다 큰 금액이 가능한지 보험료는 얼마인지 알아보려고 합니다.

제일 중요한...  사고 없는 여행만 가득하시길 빕니다.
여사모 2019.09.09 21:54  
혼자만 사고나신거죠?
ICU에 같이 계셨던분들은 다른 병이나 사고인거죠
커다란 사고인것 같아 가슴이 덜컹 내려 앉내요
빨리 쾌유 하시길 바랍니다
술지기 2019.09.11 08:22  
ICU에 계시던 분들은 모두 각각의 사고로 오신 분들입니다.
놀라게 해드려서 죄송하고, 쾌유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lightpk 2019.09.11 13:07  
어쩌다 해외에서 사고를 --;
그래도 큰사고 없어서 다행이내요
빨리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
지노잉 2019.09.15 13:05  
역시 보험은 꼭 필요한 게 아닌가 싶어요.... 쾌차하시길 바라요!
Ailena 2019.09.18 16:17  
고생 많으셨겠어요ㅠ 쾌차하시길 바래요!
타이거마스크 2019.09.18 17:26  
1년전 방콕으로 혼자 여행갔다가 택시에서 내리는데 뒤에오는 오토바이에 치였던적이 있었어요
오른쪽 종아리가 오토바이 바퀴에 닿아서 껍질이 벗겨져 피가 줄줄흐를 정도로 다쳤었는데 아픈걸 둘째치고 말이안통해 따지지도못하고 오토바이운전수는 모라고하는데 사과하는거같지도않고 그냥 가버리고 택시도 가버리고 혼자 멍하니 호텔로 돌아가 씻고 자고일어났더니 시트에 피묻어서 호텔에서 돈주고 휴...악몽이였어요...다들 여행하실떼 조심하셔요
keiy 2019.10.02 00:15  
으 글만 읽어도 억울함 부들부들
인천84 2019.09.19 15:14  
많이놀라셨겠네요..그래도큰사고아니여서 다행이네요
빠른쾌유를뵙니다~~^^
누룽지냠냠 2019.09.19 17:31  
어휴 정말 큰 사고 아니어서 다행이네요!
이번 여행에는 여행자보험 꼭 올려서 가야겠어요 저도ㅎㅎ
빠른 쾌유를 빕니다!
Sinbe 2019.09.22 10:07  
여행자 보험을 들어야하나 말아야 하나 엄청 고민하고 있었는데 ..
많이놀라셨겠네요 빠른 쾌유 빌께요 !!! ^^
호식이호식 2019.09.24 23:58  
보험을 들어서 가야겟네요 외국이라도 조심해야 될거가타요
산호랭이 2019.09.25 08:03  
아이고ㅠㅠㅠ 너무 고생많으셨어요 타지에서 감기만 걸려도 너무 서러운데요ㅠㅠㅠㅠ
간만에 태사랑 들어와서 글보는데 ㅠㅠ이런글 보니 속상하네요
늘 건강하세요! 저도 여행자보험은 꼭 들고다닙니다
심지어 국내여행갈때도 들어요
분노의여행 2019.09.26 20:57  
아하...저도 조만간 치앙마이 갈건데 조심해야겠네요....
어딜가나 안전이 우선입니다.
헬런 2019.10.04 19:29  
정말 고생 많으셨네요. 만약 제가 외국에서 그러한 사고를 겪으면 많이 힘들 것 같아요. 빠른 쾌유하시고 건강하시길^^
Alohaaloha 2019.10.07 23:55  
고생많으셧어요. 저도 여행갈때 항상 보험고민하는데 이제는 항상 들어야겠어요. 빠른 쾌유하시고 건강하세요
광수00 2019.10.21 21:03  
상세한 후기 감사합니다. 낯선 곳에서 사고 당하셔서 고생하셨을 게 눈에 선히 보이네요...
소노소노 2019.10.25 20:48  
일본 이런 가까운곳은 안들었었는데.. 음식도 물도 많이 다르다고하니 가입해야겠어요
빠따빠따 2019.10.29 00:59  
여행자 보험을 매번 들까말까 고민이 너무 되었는데 무조건 들어야겠어요
최고속도거북이 2019.11.01 23:26  
항상 여행할때마다 왜인지 모르겠는데 여행자 보험 들기가 아깝더라구요.. 어렸을때는 그런거 상관 안하고 다니다가 근래는 반드시 꼭 들어서 다니는데 여행 다닐때 정말 안전, 건강이 제일 중요한것 같아요 ㅠㅠ 너무 놀라셨겠어요 빨리 쾌유하시길 바랍니다!
Lovepoem 2019.11.06 15:53  
여행자 보험 넣을까 고민중이었는데 들어야 겠네요 빨리 쾌유하시길 바랍니다!!
신쑤 2019.11.07 12:23  
여행가서 이런일을 당한다면 너무 슬플거같네요 ㅜ.ㅜ
12월에 태국갈 계획인데 조심히 다녀야겠어요^^
허접허슬이 2019.11.19 19:37  
여행자 보험의 중요함을 더 깨닺게 되었네요
김환환 2019.11.25 15:22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외국나가면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윤용진11 2019.11.26 17:06  
어이쿠 .. 기분좋게 가셔서 사고라니 ..ㅠ.ㅠ 쾌차하시길 바라고 외국나가면 정말 안전이 최우선이죠 !

여행자보험 들까 안들까 고민했는데 꼭들어야겟네요 ㅠ.ㅠ
mrwow 2019.11.29 03:30  
색다른 경험 그자체네요,, 많이 다치시지 않으셨길,,
리즈초이 2019.11.29 15:03  
항상 여행자보험 들고 여행 나가는데 제일 좋은건 그 보험 활용할 일이 없는게 제일 좋은거겠죠
쾌차하시기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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