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교통사고 입원 후기
아래 내용은 매우 제한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쓰였습니다.
많은 지적과 내용 수정을 환영합니다.
입원해 있는 동안 인터넷을 찾아보니 생각보다 태국에서의 입원 정보가 없어서 쓰게되었습니다.
혹시라도 저와 같은 상황의 분들에게 도움이 되시길 바라는 목적입니다.
국가간 혹은 병원간 비교나 문제제기를 목적으로 쓰지 않았습니다.
이곳에서 다쳐서 이정도 병원에 가면 이런 정도의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하는 정보 제공의 목적이오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저는 1993년에 한국에서 교통사고로 6개월 입원했던 적이 있고,
이번에 치앙마이에서 교통사고로 11일 입원했었습니다.
한국과의 가장 큰 차이는
한국은 교통사고가 나면 (뺑소니와 무보험차를 제외한 경우)
보험사에서 모든 병원 비용처리를 제공하지만 (보험 적용 받지 못하는 항목은 당연히 제외)
태국은 저도 피해자고, 차가 망가진 차량주도 피해자이기 때문에
각자 손해에 대해 각자 비용처리하고, 다툴 거리가 있는 경우 법원으로 간답니다.
2019년 태국 치앙마이 마하랏 나콘 병원
병원에 오신 영사관 지원팀 분의 말씀으로는 치앙마이 대학 부속병원 쯤이랍니다.
영어나 한국어 통역은 없습니다. 즉, 통역 있는 병원보다는 많이 싸답니다.
영어 가능한 의사나 간호사는 있지만,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사고 당시 정신을 잃었기 때문에 제가 병원을 고른 것은 아니고,
정신 차렸을 땐 이미 이 병원으로 이동 중이었습니다.
3일동안 ICU 비슷한 곳(하지만, 방문객이 방호조치 없이 드나듬)에 있다가 일반병실로 옮겨졌습니다.
일반 병실에 와서야 제 소지품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는데 사고 현장에서 모든 것이 다 회수되었더군요.
손에 들고 있던 20밧 지폐 마저도 피묻은 채 바지 주머지에 들어있었습니다.
일반 병실은 선풍기만 있지만, 많이 덥지는 않았습니다. (7월말)
방 크기에 맞춰 비슷한 인구밀도로 4인실부터 8인실까지 보였습니다.
꿰맨 상처를 매일 드레싱 해주지 않았습니다. 2~3일에 한번. 요청해봤는데 작은 상처라 괜찮답니다.
(약 5CM 짜리 2곳, 약 1CM짜리 2곳)
찢어지지 않고, 깊게 파인 정강이 상처는 응급실에서 발라준 빨간약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약 7CM. 아직까지 후시딘 바르고 방수밴드 붙이고 있습니다. 늙어서 늦게 낫는 것일 수도...)
다리를 절단하신 분의 경우는 매일 드레싱 해주시더군요.
퇴원하라면서도 팔꿈치에 꿰매진 실을 제거해주지 않아서 스테이션에 가서 요청해서 제거했습니다.
팔꿈치나 손가락 꿰맨 상처는 한국에서 꿰맸던 것보다는 너무 투박하고 흔적이 깊고 두껍습니다.
총 82,070밧이 청구되었고, 교통사고에 한해 태국정부에서 지급해주는 30,000밧을 제외하고 병원에 지불하고, 그 영수증을 보여주니 여행자보험 청구에 사용될 진단서 겸 입퇴원 확인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묘한 것은 ICU 비용이 32,000밧입니다. 정부 지원금액과 유사한 것이 우연일지 궁금합니다.
(ICU에서 진행한 시술 비용, 예를 들면 요도삽관 등은 별도였습니다.)
왜냐하면, 저를 제외하곤 ICU에 있던 분들은 의식이 모두 없었습니다. 심지어 사망하신 분도 한분 계셨구요.
퇴원 후 외래환자로 한번 병원을 오라고 해서 갔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서 입원했던 곳에 가서 물었는데 상당히 귀찮아하길래 그냥 숙소에 와서 옆구리에 있던 실밥(퇴원 당일 꿰맴)은 제가 제거했습니다.
1993년 한국 서울 잠실병원
교통사고, 산업재해 등 외상사고환자의 장기입원을 주로 하던 사립병원이었습니다.
교통사고 난 곳에서 가장 가까운 입원 가능한 병원이기도 했구요.
6인실이었고 1인당 공간은 치앙마이와 비슷하거나 조금 넓었습니다.
냉방시설은 있었지만 10월이라서 가동하지 않았습니다.
꿰맨 상처 뿐 아니라, 파인 상처들도 매일 드레싱해주었습니다.
비용은 보험사에서 알아서 처리해서 알지 못합니다.
당시엔 보험적용 안되던 특수한 링거용 주사바늘은 직접 사서 썼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 여행자보험은 반드시 들자.
- 가능하면 치료비 금액을 넉넉히 들자.
- 여행 와서는 성급하게 움직이지 말자.
- 입원한 경우, 통역이 있는 조금 비싼 병원으로 옮겨보자.
정도 입니다.
모두들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되시길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