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에게 돌을 던져주세요.
제가 현지 가이드라는걸 밝혀서 그런지 욕을 많이 먹습니다.
어떤 분은 쪽지까지 날려서 가이드를 욕하시네요....
머... 그냥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말 나온 김에 가이드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가이드란 직업을 왜 시작했을까,... 흠...
누구는 그런다....
돈도 못벌고 욕먹으면서 더러우면 그만 두시라고,....
할 짓 없어서 한국인 등쳐먹으면서, 사기 치면서 살아가냐고...ㅎㅎㅎ
가이드는 고정급이 없다. 즉 월급이 없다.
한 팀을 받아서 행사를 마치고 거기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벌어먹고 산다.
쉽게 말하면 개인사업자요, 어렵게 말하면 독립채산제다.
한국에 여행사가 보태주는 돈 하나 없고, 아무 관계 없는 회사요,
태국 회사(랜드사)가 주는 돈 하나 없다.
이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그 어느 누가 정해진 급여도 없는 직업을 갖겠다고
정든 고향 때려치고 외국에서 나와서 살겠는가?
현지 가이드 구함 (고정급 + 인센티브제, 월급여 300수준)
대충 이러한 광고 보고,
전화해서 문의하고, 이력서 내고,... 면접 보고,.. 이래서 시작한다.
그런데 막상 일을 해보니,...
처음 했던 말이랑 많이 다르다.
돈벌이는 커녕 내 돈 깨지는 경우가 더 많다.
초기에는 당연히 돈 벌기 힘들다.
광고만큼 돈벌이 되는 사람도 있지만, 오랜 경력자요 소수 인원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대략 3~6개월은 지나야지
여행사의 구조와 시스템이 눈에 보인다.
그래서 가이드 때려칠라하면,...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인가?
한국에 있는 집 팔고, 차 팔고, 핸드폰서부터
기타 신상에 관한거 정리하고 나온지라..
이제 다시 들어간다는건...
이미 여기서 몇 백만원 까먹고난지라,..
전세 빼서 온 사람은 한국 가서 월세로 살아야하고,
월세 빼서 온 사람은 갈 비행기표 값도 없는게 현실이며,
다 정리해논지라 다시 한국서 시작한다는게,
여기 태국서 다시 시작하는게 낫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가이드를 해서,.. 정말 정성껏 손님들 모시면...
옵션 강요 안 하고 쇼핑 안 해서,
회사는 적자일지언정...
그래도 팁이라도 주겠지,...
그 팁이라도 받으면 태국 생활이야 물가 싸니까 버티겠지....
하지만, 날이 갈수록,...
가이드로서의 진심어린 봉사와 서비스에 대해
감사의 표시나 댓가를 지불하는 사람보다는,
뒤돌아서 뒤통수 치고, 마음에 비수를 꽃는 손님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행사를 하면 할수록,... 마음에 상처만 쌓여간다.
나는 과감하게 물어볼 수 있다.
그 어느 가이드가,... 한국에서 정든 고향, 친지, 친구, 애인 버리고
객지에서 외롭게 생활하러 나오면서,....
한국인 사기치고 등쳐먹으며 돈벌겠다고 마음먹고 나오는지...
어떤 정신나간 대한의 청년이 시작부터 그렇게 시작하겠는가?
그리고,...
여행 마치고 돌아가는 손님이야... 불편하고 열받은 심정에 컴플레인 하지만,
그 컴플레인으로 인해서 현지 가이드는 벌금 100~200만원 물어내고,
한두달 일 못하면서 고생해야된다는 것을...
물어낼 벌금 없으면 그 회사 그만 접고 옮겨야 하고,..
아내와 아이들이 맘껏 먹지도 못하면서 서럽게 버텨야 한다는 것을...
당신은 연못의 개구리에게 돌을 던지지만,...... 이런 말이 생각난다...
사업의 주체가 누구이며, 소비자는 누구이고,
누가 돈을 쓰며, 누가 서비스하며, 누가 돈을 벌어야하는건지...
너무나 모호하고 불확실한 세계에
인질 아닌 인질로 붙잡혀 살아가는건 아닌지...